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60186

너무 고급지게 만든 'MB 저격 4종세트'... MB 반응 궁금
[하성태의 사이드뷰] 'MB 블랙리스트'와 조응하는 해직 PD와 문화예술인들
하성태(woodyh) 17.09.20 16:47 최종업데이트 17.09.21 17:45 

 영화 <공범자들> 속 이명박 대통령.
▲영화 <공범자들> 속 이명박 대통령.ⓒ 뉴스타파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MB)은 당선인 시절이던 2008년 1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관람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를 관람하면서 그해 열린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효과를 염두에 뒀으리라.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배우 문소리는 최근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공개한 'MB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인 2009년엔 독립영화 <워낭소리>도 관람했다. MB는 관람 후 "자녀 9명을 농사지어 공부시키고 키운 게 우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겠는가"라는 소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MB 자신이 '개천에서 용이 난' 성공신화의 대표적인 케이스임을 강조하는 발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독립영화인들은 유인촌 장관이 장기 집권한 MB 정부의 문화부가 영화진흥위원회를 동원해 독립영화 진영을 초토화시켰다고 입을 모은다. 박근혜 정부는 MB 정부가 만든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고, 자신들의 국정철학과 세월호 국면에 맞춰 이를 확대재생산해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에 걸맞게, 82명의 'MB 블랙리스트' 명단 중 영화계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한 것은 꽤나 상징적이다. 2006년 민주노동당 지지 선언을 했던 영화인들이 대다수 포함됐다는 것이 개혁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국정원은 박찬욱·봉준호 등 유명 감독들은 물론 다수 독립영화인들에게도 '종북', '좌파'라는 낙인을 찍었다.  

최근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이른바 'MB 블랙리스트'를 발표하면서 MB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치적으론 물론이요 대중문화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MB가 주요하게 활약하는 영화와 노래 등이 동시대에 도착해 화제몰이 중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더욱이 최근 개봉 중인 영화 두 편은 MB가 스스로 자초하고 그 토대를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결과물들의 배경을 낳은 장본인이 바로 MB 자신이기 때문이다. 꼭 'MB 블랙리스트' 때문은 아니더라도, 희대의 캐릭터인 MB는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 속 주인공으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활약할 것 같은 예감이다. 

<공범자들> 

 영화 <공범자들> 포스터.
▲영화 <공범자들> 포스터.ⓒ 뉴스타파

영화 <공범자들>이 17일까지 25만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MBC와 KBS 노조의 총파업을 거치면서 <공범자들>은 '필람'의 영화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MBC와 KBS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어떻게 처절하게 망가졌는지, 또 그 안에서 언론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기록한 이 다큐멘터리의 최종 '빌런'(악당)이자 <공범자들>이란 영화 자체를 가능케 했던 이가 바로 MB다. 이 작품을 만든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바로 MBC 해직언론인이지 않은가. 

김재철 전 사장 취임 이후 MBC를 작금의 상황에 몰아넣은 '최종 보스'가 MB라는 사실이 심증에서 확증으로 굳어가는 시점이다.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공범자들>은 저간의 사정을 짚어가고, 해직 언론인들의 고초와 투쟁을 그리는 동시에 김재철·안광한·김장겸이라는 전현직 MBC 사장 라인을 '공범자들'로 지목하는 동시에 영화 말미 MB를 직접 출연시킨다. MB가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연으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일찍이 김재환 감독이 연출하고 2012년 개봉한 < MB의 추억>이 있었지만 말이다. 

<공범자들>은 결국 공영방송에서 다큐를 만들고 시청자를 만나야 했던 PD들이 MB 정부 이후 왜 영화관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야했는지에 대한 애처로운 모범답안에 다름 아니다. MB 정부 들어 많은 사회파 다큐들이 PD 출신 감독들에 의해 개봉했고, 박근혜 정부를 거쳐 이러한 경향은 훨씬 더 심화됐다. 

2012년 양대 방송의 총파업을 거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공고해졌다. MB 정부 이후 칼을 갈아왔던 PD들 카메라의 칼끝이 결국 MB로 향하게 됐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저수지 게임> 

 영화 <저수지 게임> 중에서.
▲영화 <저수지 게임> 중에서.ⓒ 프로젝트부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MB 비자금 추적기'인 <저수지 게임> 역시 <공범자들> 못지않은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저수지 게임>은 19일 현재까지 9만9771명을 동원해 1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주진우 기자의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와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이게 다 MB 덕분일 것이다. <공범자들>이 '공영방송 정상화'와 '언론 적폐 청산'이란 시대적인 공기와 공명한다면, <저수지 게임>은 오롯이 MB에 대한, MB를 위한 작품이기 때문이리라. 주진우 기자와 MB와의 악연(?)은 이미 유명하지 않은가. 더불어 최근 'BBK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 역시 MB의 자업자득이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MB 비자금의 실체를 쫓는 추격기인 동시에 예정된 실패담이기도 한 이 다큐멘터리(관련 기사 : "김어준·주진우 영화 찍다 죽을 뻔... 그래도 후회는 없다")에 관객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요인을 그저 과거 인기를 끈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 제작비 펀딩을 주도한 <김어준의 파파이스> 팬덤의 힘이라 평가하는 건 절반의 평가일 수 있다. 

작품의 완성도나 방향성은 차치하더라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한껏 움츠러들었던 사회파 다큐 혹은 사회비판적인 다큐에 대한 관심 차원에서 연결 짓는 것이 좀 더 유의미하지 않을까.   

이승환과 배칠수 

 <돈의 신> 가사.
▲<돈의 신> 가사.ⓒ 드림팩토리

"음악을 하면서 돈을 벌면 좋겠지만, 나 스스로가 돈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 그게 나를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든다. 요즘은 아티스트의 능력이나 예술성이 아닌 오로지 돈을 기준으로 모든 가치를 평가하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돈을 숭상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 편법이나 범법으로 돈을 챙기고, 낙수효과처럼 국민들이 보고 배운 것 같다. 건물주가 아이들의 꿈이 된, 천박한 세상이 됐다."

최근 영화주간지 <씨네21>과 인터뷰를 가진 이승환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반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왜 자신은 'MB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이승환 만큼 MB에게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 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그가 얼마 전 발표해 음원을 무료로 배포한 싱글 앨범 <돈의 신>과 그 뮤직비디오는 쓸데없는 '고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돈의 신>은 역시나 주진우 기자의 'MB 프로젝트' 일환이자 꾸준히 MB와 보수정권의 폭압에 음악과 연대로 저항해 온 이승환의 현재를 오롯이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를 포함해 MB가 주인공이요, 그 MB를 위한 작품, 즉 전직 대통령에게 헌정되는 유일무이한 동시대 아티스트의 곡이기에 역사에 길이 남을(농담이 아니다) 것이 확실시된다. 이승환과 함께 MB를 주인공으로 삼는 텍스트를 지금까지 선보이고 있는 이는 또 있다. 바로 방송인 배칠수다. 

"2014년 봄 라디오 개편 당시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배칠수가 진행하던 '대통퀴즈', '대충로론'이 없어졌다. 당시 담당 부장은 "현재의 시사콩트 형식이 청취자들에게 잘 먹히지 않아 경쟁력이 없다"며 "배칠수와 박찬혁 작가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실상 배칠수와 박찬혁 작가를 내치라고 압박한 것이다. 결국 그의 뜻대로 됐다. 배칠수와 박찬혁 작가는 나란히 MBC를 떠났고, 이 둘은 tbs에서 의기투합해 '백반토론'을 만들어 대박을 쳤다." 

13일 공개된 MBC '총파업 특보' 속 'MBC 블랙리스트 열전'에 소개된 배칠수의 'MBC 퇴출' 일화다. 성대모사의 일인자인 배칠수는 이렇게 tbs에서 다시금 그의 장기를 펼치고 있다. 그의 'MB 성대모사'는 단순히 웃기고 탄복할 만한 성대모사가 아닌 현안을 적확히 짚어내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청취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있다. 

특히 tbs라디오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속 '백반토론'에서 박근혜씨를 성대모사하는 방송인 전영미와 주고받는 '만담' 형식의 풍자는 역대 대통령 성대모사 중 최고봉 이라 할 만하다. 배칠수의 이러한 풍자 개그는 최근 JTBC <정치부회의>에 자주 소개되고 직접 출연까지 하며 그 진가를 TV로까지 확장시키는 중이다. 

다큐멘터리부터 음악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풍자개그까지, 이 모든 것이 MB 스스로가 낳은 희대의 창작들이다. 전직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문화예술인들의 '창작력'을 자극시키기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창작의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MB의 과거 행적이 그 만큼 대단(?)했기에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JTBC <정치부회의>에 소개된 <돈의 신>과 배칠수.
▲JTBC <정치부회의>에 소개된 <돈의 신>과 배칠수.ⓒ JTBC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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