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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 총괄하에…국정원, ‘MB 블랙리스트’ 폭로자 사법처리 압박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입력 : 2017.09.25 06:00:01 수정 : 2017.09.25 06:02:01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방송인 김미화(53)·김제동씨(43) 등 이른바 ‘좌파 방송인’들이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하차하며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국가정보원이 이를 은폐하고 의혹 제기자를 엄벌하는 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가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실태 파악부터 수사, 폭로 제압까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은 2010년 7월 ‘KBS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미화씨 동향을 사찰하고, KBS가 김씨를 고소한 사건의 수사진행 상황 등을 파악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문건에는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여론의 눈치를 살피느라 소극적으로 처리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런 내용은 두 달 뒤인 그해 9월 ‘좌파 방송인 사법처리 확행(確行·반드시 하기)으로 편파방송 근절’이라는 제목의 ‘일일보고’로 청와대에 올라갔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이보다 한 달 전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64)이 국정원에 ‘좌파 성향 연예인들의 활동 실태 및 고려사항’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가 국정원에 정부 비판적 연예인들을 견제토록 지시하고, 국정원으로부터 수사기관을 동원한 블랙리스트 진실 폭로 제압 방안과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등 블랙리스트 전반을 총괄한 것이다. 

김미화씨는 2010년 7월6일 아침 자신의 트위터에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기 때문에 출연이 안된답니다”라며 “KBS에 근무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 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달라”는 글을 남겼다. 김씨는 “이 무렵 국정원 직원이 두 번 찾아와 ‘VIP가 당신을 못마땅해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 들어 가수 윤도현씨(45)와 방송인 김제동씨 등이 KBS에서 퇴출되고, 김인규 당시 KBS 사장(67)이 주재한 임원회의에서 김미화씨의 <다큐멘터리 3일> 내레이터 출연을 문제 삼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블랙리스트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었다.

김미화씨가 트위터에 글을 올린 날 오후 KBS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김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김씨를 수차례 소환조사하고, 김씨의 통화기록을 뒤져 블랙리스트 제보자를 찾아내는 등 과잉수사 논란을 빚었다. KBS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김씨 주장에 동조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54)와 시사평론가 유창선씨(57)에게도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KBS는 그해 11월에야 고소를 취하하면서 “애초 김미화씨 개인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증명받기 위해 고소를 제기한 것이었으며 이제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인된 이상 공영방송으로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명박 정권이 끝난 2013년에야 KBS에 복귀할 수 있었다. 김씨는 지난 19일 블랙리스트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완전 개인 사찰이었다. 행동 하나하나에, 완전 목숨줄과 밥줄을 끊어놓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PD·기자·작가 등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피해자 소환 조사에 나선다. 25일 오후 3시 정재홍 작가, 26일 오전 10시 최승호 PD가 각각 검찰에 출석한다. 이들은 <PD수첩>을 제작하던 2012년 MBC에서 해고됐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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