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260600015

[단독]‘수리온’ 계약상 문제에도 무리한 사업 승인 드러나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입력 : 2017.09.26 06:00:01 

[단독]‘수리온’ 계약상 문제에도 무리한 사업 승인 드러나

방위사업청 산하 방위사업감독관실이 지난해 방사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간 1조7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사진) 양산 계약을 문제가 예상됨에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산비리 예방’을 위해 검사까지 파견해 신설한 방위사업감독관실이 제 기능을 못해 방산비리가 심화되는 단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공개한 방위사업감독관실의 ‘수리온 3차 양산 계약 승인 검토 결과 보고서’를 보면 감독관실은 지난해 12월 “적법한 절차 및 관련 규정에 의거해 계약 업무를 수행했다”며 계약을 승인했다. 감독관은 방사청이 시행하는 방위사업 계약의 법률적 문제 등을 검토해 계약을 최종 승인한다. 감독관실은 2015년 방산비리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신설됐으며 현직 부장검사가 파견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감독관실은 앞선 ‘수리온 2차 양산’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 ‘체계결빙성능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전력 공백 방지와 국가 예산의 효율적 집행” 등의 이유로 계약을 승인했다. 지난 7월 감사원은 수리온 사업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방사청이 체계결빙성능 결함 보완을 위한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력화 재개를 결정했다”며 장명진 전 방사청장(65)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감독관실은 향후 KAI와 법적 분쟁이 발생할 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계약을 승인하기도 했다. 감독관실은 보고서에 “(양산 예정인 수리온의) 체계결빙 후속조치 비용은 KAI가 부담하는 것으로 협의했으나, 이미 전력화된 항공기의 체계결빙 개선 비용(대당 2억3000만원) 문제는 협의가 결렬돼 향후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고 적시했다. 

감독관실은 또 약 1억6000만달러 규모의 수리온 엔진 ‘절충교역’(KAI가 엔진 제조·납품사인 미국 GE로부터 기술이전 등을 받는 것)도 “연내 체결이 불가능하다”며 본계약과 분리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계약을 분리 추진하면 기술이전이 무산될 우려가 있어 감독관실의 판단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당시 감독관실은 연내에 계약 체결이 필요하다는 방사청의 정책적 판단 아래 계약을 승인한 것”이라며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과 관련해 향후 지적될 수 있는 내용을 보고서에 적시했다”고 해명했다. 정성호 의원은 “대규모 방위사업의 문제를 따져야 할 감독관실이 계약의 문제점을 적시하면서도 계약을 승인한 것은 직무유기”라며 “방산비리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관리·감독 시스템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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