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14560.html?_fr=mt2

[단독] 의원 7명 중 2명만 서면조사…검찰, 청탁명단서 보좌진 실명 나와도 조사 안해
등록 :2017-10-15 17:51 수정 :2017-10-15 17:56

권성동·한선교 등 전현직 의원 7명 중 2명만 서면조사
청탁 명단에 한선교 의원 보좌진 나오지만 조사 안해
강원랜드 임원과 고교 동문인 김한표 의원도 조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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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15일 확보한 강원랜드 채용청탁 명단에는 권성동·염동열 의원 외에 한선교·김한표·김기선 의원(이상 자유한국당)과 이이재·이강후 전 의원(당옛 새누리당) 등 모두 7명의 당시 국회의원이 등장한다. 부정채용에 관여한 강원랜드 인사팀 직원이 응시자와 청탁자를 짝지어 꼼꼼하게 정리한 명단이어서 사실일 가능성이 높지만, 검찰은 이 가운데 염동열·이이재, 두 사람만 조사하고 말았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탁 명단에 등장하는 7명의 전현직 의원들은 강원랜드 부정 채용이 대규모로 이뤄지던 2012~13년 당시 모두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었다. 강원을 지역구로 하거나 감독 권한을 가진 국회 위원회에 소속돼 있었다.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과 김한표 의원(경남 거제)을 뺀 5명의 지역구가 강원이었고, 한 의원의 경우 당시 3선 의원으로 카지노 증설 허가권 등을 관장하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2012.7~2013.3)으로 활동했다. 김한표 의원은 당시 강원랜드를 관리·감독하는 국회 지경위(현 산자위)에서 일했다.

검찰이 염동열·이이재 의원만 조사한 것은 청탁 대상자가 많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염 의원의 경우 46명으로 가장 많고, 이 의원도 8명으로 적지 않다. 그러나 검찰은 청탁 대상자 11명으로, 의원들 중 그 규모가 두 번째인 권성동 의원은 조사하지 않았다. 수사 당시 그가 법무부와 검찰, 법원 등에 큰 영향력을 가진 국회 법사위원장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권성동·한선교·김한표 의원 등 현직은 의원실 보좌진만 서면조사했다. 그나마 염 의원과 이이재 전 의원도 요식행위로 간주되는 서면조사만 했다. 김기선 의원과 이강후 전 의원의 경우 조사도 하지 않았다.

특히 한선교 의원 사례를 보면 검찰이 얼마나 수사를 ‘대충’ 했는지 알 수 있다. 청탁 명단에는 한 의원 이름 옆에 진아무개 당시 비서관이 함께 등장한다. 진씨가 청탁 대상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말 한 의원실에 서면조사서를 보내면서 “당시 근무했던 직원이 답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진 비서관이 아닌 다른 김아무개 비서관이 답변서를 작성했다. 김 비서관은 “검찰이 ‘당시 일했던 사람이 답하면 된다’고 해서, 내가 작성해 보냈다”고 말했다. 진씨는 현재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보좌관으로 일한다. 진 보좌관은 “검찰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내가) 청탁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한표 의원도 청탁 정황이 상당히 구체적이지만, 검찰은 의원실 보좌진만 서면조사하는데 그쳤다. 김 의원 쪽이 당시 청탁한 응시자는 지역구인 경남 거제 출신으로, 인적성 시험 순위가 608위에 불과했지만 이를 뛰어넘어 합격했다. 지원자 이름 옆에는 김 의원 외에도 청탁자로 최동열 전 강원랜드 상무가 적혀 있다. 국회 등을 드나들며 강원랜드 대관 활동을 담당했던 그는 김 의원의 부산 동아고 후배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최 상무는 <한겨레>에 “김 의원실 보좌관으로부터 지원자 이름을 전달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의원실로부터 청탁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명단을 제공한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부실, 은폐 수사 의혹은 검찰 내·외부 윗선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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