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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포츠뉴스에 등장한 이명박 부부 입맞춤 장면은 민원

KBS 스포츠국 파업 참여 조합원들, 고대영 본부장 시절 정치부 민원 폭로… 당시 스포츠국장은 현 한국당 방송특보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12월 06일 수요일


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총파업 중인 KBS 스포츠국 파업 참여 언론인들이 지난 9년 동안 스포츠국에서 벌어졌던 보도 통제 실태를 폭로했다.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KBS 새노조)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KBS 스포츠국 제작진들은 MB 정권 시절을 “KBS 스포츠 뉴스가 민원과 청탁으로 몸살을 앓던 시기”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9월3일 KBS ‘뉴스9’에 보도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의 입맞춤 영상이다. 당시 뉴스 진행 PD였던 강재훈 PD는 “프로야구 뉴스가 스포츠뉴스로 보도됐는데 KBS 정치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에서 영부인과 키스하는 장면을 넣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 2011년 9월3일 KBS ‘뉴스9’에 보도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의 입맞춤 영상. 이날 LG와 롯데의 야구 경기 관람 차 잠실 운동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는 입맞춤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KBS

▲ 2011년 9월3일 KBS ‘뉴스9’에 보도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의 입맞춤 영상. 이날 LG와 롯데의 야구 경기 관람 차 잠실 운동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는 입맞춤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KBS


이날 LG와 롯데의 야구 경기 관람 차 잠실 운동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는 입맞춤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KBS는 “이명박 대통령은 만원 관중이 운집한 잠실 야구장을 찾았다”며 “관중들과 함께 이벤트에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MB 언론 특보 김인규 전 KBS 사장 체제 하에서 고대영 보도본부장(현 KBS 사장)이 KBS 정치부를 꽉 틀어쥐고 있던 시기였다. 

뿐만 아니라 KBS 스포츠국 제작진에 따르면, 민원과 청탁 선두에 있었던 인사는 박영문 전 KBS 스포츠국장이었다. 경북 상주 출신인 박 전 국장 시절 KBS 스포츠국에선 상주 관련 뉴스가 많아졌다는 것. 


이를 테면, 2010년 8월6일자 KBS ‘뉴스광장’에선 상주에서 개최된 전국 실업도로사이클대회가 소개됐다. 같은 해 8월11일자 KBS ‘뉴스9’에선 상주 국제승마장 준공 소식이 보도됐다. 


강재훈 PD는 “그때 대한태권도협회장이 당시 한나라당 최고대표위원이었던 홍준표씨였다”며 “‘홍준표 인터뷰를 넣어달라’는 내부 민원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한선교씨가 프로농구연맹 총재에 출마했는데 (윗선에선) 그것을 리포트로 다루라고 했다”고 밝혔다.  


강 PD는 “기자들의 반발이 있자 ‘한선교 위원이 문방위(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 박영문 전 KBS 스포츠국장.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노보

▲ 박영문 전 KBS 스포츠국장.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노보


실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011년 5월2일자 ‘뉴스9’에서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등장했다. 한선교 의원의 프로농구연맹 총재 경선과 선출 기사는 2011년 5월30일부터 연이어 보도됐다.

2010년과 2011년은 김인규 전 KBS 사장이 KBS 수신료 인상(2500원→3500원)에 전사적으로 사활을 걸던 시기였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9월 입수해 연속 보도한 김 전 사장 재임 시절(2009년 11월~2012년 11월)을 기록한 KBS 임원회의록을 보면 김 전 사장을 포함한 KBS 경영진들이 국회 여·야 의원들과 MB 정부 청와대 핵심 인사, 보수 언론 간부들을 접촉하며 로비한 정황이 나온다.  


이처럼 박영문 전 국장을 중심으로 한 KBS 스포츠국 ‘사유화’는 KBS 수신료 인상과 언론의 정치권력 유착이라는 맥락 속에서 더 가속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8월 박 전 국장을 자유한국당 ‘방송특보’로 임명했다. 


강 PD는 “방송을 사유화하는 현상은 지난 9년 동안 이어졌다”며 “스포츠국 일원이자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때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KBS 스포츠국은 현재 파업 참가율이 높은 부서 가운데 하나다. 스포츠국장을 제외한 새노조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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