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에 사과하라”…이상호, ‘전두환 일갈’에 폭풍찬사
“지속적으로 찾아가 사과받을 것”…네티즌 “이런게 기자정신”
최영식 기자 | newsface21@gmail.com 
12.01.06 11:57 | 최종 수정시간 12.01.06 11:57      
 
ⓒ 손바닥TV 방송화면 캡쳐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고문의 영결식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아가 “사과하라”고 일갈한 <손바닥 TV> 이상호 기자에 대한 네티즌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자는 경호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전 전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이 소리를 질렀고 앞으로도 사과를 받을 때까지 찾아가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약속했다. 

트위터 상에서는 “가슴이 짠 합니다”, “아직도 대한민국 언론에 희망은 있다”, “언론인이라면 저래야 하는 거다! 보고 있나? 언론인들!”, “멋지다”, “이상호 기자 홧팅!”, “정말 개념 돋는분입니다”, “행동하는 양심”, “기독교 신문기자 중 이근안 목사 집에 찾아간 사람 있을까”, “이런게 진정한 기자정신”, “왜이리 가슴이 아플까요”등의 반응들이 이어졌다. 

김 고문이 고문 후유증으로 타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한 마디 사과도 없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견도 이어졌다. “저런 사람한테 경호를 나랏돈으로 해야 하는게 아이러니”, “살인마를 아직도 경호하는 나라”, “내란반란수괴 전두환” 등의 글들이 그것이었다.

한 네티즌은 “‘나는 용서했다.’ 생전에 김근태 선생께서 말씀하셨죠. 하지만 반인륜범죄는 친고죄가 아닙니다. 피해자의 용서와 상관없이 학살자는 처단되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라며 “진짜 세상이 공평하다는 이야기는 다른 나라 이야기 같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85년과 2012년의 간극이 연희동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호 기자의 ‘연희동 방문’은 5일 방송된 <손바닥 TV>의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 방송 보러가기 ) 이 기자는 지난 3일 김근태 고문의 영결식이 끝난 후 ‘손바닥 뉴스’의 지승호 작가와 함께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았다.

ⓒ 손바닥TV 방송화면 캡쳐

이 기자는 연희동으로 가는 차 안에서 “(김 고문은) 결국 전두환 독재에 항거하시다가 전두환 군홧발에 밟혀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늘 영결식을 치룬 마당에 독재자 전두환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아내는게 이시대 언론의 의무가 아닐까”라며 “그래서 저희는 연희동으로 간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초입부터 경찰들은 이 기자에게 “무슨일로 오셨냐”고 물었다. 이에 이 기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MBC 이상호 기자다. 인터뷰하러 왔다”며“자주 오니까 아실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들은 계속 이 기자를 따라붙었다.

ⓒ 손바닥TV 방송화면 캡쳐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전 전 대통령 자택앞에 도착한 이 기자는 “계세요”하고 물은 뒤 “전두환 씨, 김근태 고문 사망과 관련해서 사과받으러 왔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뭐 하시는 거냐”며 계속 이 기자를 제지했다. 

그러나 이 기자는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재차 “독재자 전두환 씨, 김근태 고문 사망과 관련해서 사과하실 의사가 없느냐”고 큰 소리로 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불렀다. 급기야 경찰들은 이 기자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그를 자택 근처에서 끌어냈다. 이 와중에도 이 기자는 계속 “독재자 전두환 씨”라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이 기자는 인근 경찰관서로 연행됐다. 

ⓒ 손바닥TV 방송화면 캡쳐

풀려난 이 기자는 지 작가에게 “김근태 고문이 결국 전두환 독재에 항거하다 고문에 의해서 돌아가신 것 아니냐”며 “아무리 독재자지만 오늘같은 날 최소한의 사과라도 해야 아닌가”라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 고문의 생전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이 화면에 나타났고 이 기자는 급기야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이어 이 기자는 “중요한 것은 독재자 전두환 씨가 자연사 할 때까지 그냥 기다릴 수는 없다. 역사에 답변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김근태 고문이 85년에 고문을 당해서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셨는데 85년과 2012년의 간극이 연희동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저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잊혀질만 하면 틈 나는 대로 연희동으로 사과받으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기자는 지난 2001년 4월 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경호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는 전 전 대통령을 향해 “훈장을 반환할 생각이 없느냐”고 당당하게 질문을 던진 바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고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된 국정원의 개입 의혹이 제기돼 많은 언론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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