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보수언론 부메랑 맞아야 정신 차릴까
[분석&전망] 미디어렙 법안은 조중동 방송을 위한 법안
12.01.07 21:11 ㅣ최종 업데이트 12.01.07 21:11  최진봉 (choi0126)

▲ 지난 5일 밤 속개된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전재희 위원장이 'KBS 수신료 인상안 및 공영성 강화를 위한 소위' 구성안을 기습 통과시키자, 민주통합당 김재윤 간사가 "이렇게 날치기 처리해도 되느냐"며 한나라당 허원제 간사에게 강력항의하고 있다. 국회 문방위는 이날 '1공영 다(多)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 체제를 골자로 한 미디어렙 관련 법안도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 남소연
 
한나라당이 조중동 방송 편파지원의 결정판인 미디어렙 법안을 단독으로 날치기 처리했다. 겉으로는 한나라당의 단독 날치기 처리로 보이지만 한나라당이 제시한 미디어렙 법안을 대부분 합의해 주고 사실상 단독처리를 묵인한 민주통합당 또한 미디어렙 법안 처리의 공범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미디어렙 법안이 통과되던 지난 5일 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전체회의에서는 'KBS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하기 위한 소위원회 구성안도 함께 의결되어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에도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이번 미디어렙 법안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민주통합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답답했다. 지난 2009년 신문의 방송사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의 날치기 처리를 시작으로 보수 신문사에게 방송사를 허가해 준 보수정권이 조중동 방송의 채널배정에서도 지상파와 인접한 채널번호를 부여하는 특혜를 주더니, 이제는 광고영업도 미디어렙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려는 것이다.
 
이처럼 눈에 뻔히 보이는 온갖 특혜를 통해 조중동 방송을 살리려는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제대로 대응하지도, 막아내지도 못했다. 결국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원하는대로 다 이루어진 셈이다. 특히, 이번 미디어렙 법안에 민주통합당이 덜컥 합의를 해 준 것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조중동 방송 특혜지원에 동조한 행태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다.
 
민주통합당,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과연 그럴까
 
  
민주통합당은 이번 미디어렙 법안을 한나라당과 합의한 이유로 문화방송(MBC)의 독자적인 미디어렙 설치를 막고 문화방송을 공영 미디어렙의 틀에 묶어 놓아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특수방송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핑계를 내세우고 있다. 과연 문화방송을 공영 미디어렙에 묶어두는 것만으로 지역방송과 특수방송의 생존권이 보장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이번에 국회 문방위에서 통과시킨 미디어렙 법안에 따르면, 조중동 방송은 광고 영업의 미디어렙 위탁을 사업자 승인으로부터 3년 동안 유예하도록 되어 있다. 즉, 조중동 방송은 앞으로 2년 4개월 동안 합법적으로 광고 직거래를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더 나아가 3년의 유예기간이 끝난 후에도 조중동 방송이 각자 40%의 지분을 출자한 자체 민영 미디어렙을 설립해 직접 광고 판매 영업도 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이번 미디어렙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조중동 방송은 앞으로 계속 자신들이 직접 광고 판매 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미디어랩 법안은 민영방송인 SBS도 40%의 지분을 출자한 민영 미디어렙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방송 광고시장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이 지상파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 조중동 방송이 보수 신문사라는 권력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약탈적 광고영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청률이 지상파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조중동 방송사들이 광고주들에게 광고단가를 지상파의 70% 수준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률에 의해 광고단가가 정해지는 광고시장의 구조를 허무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중동 방송의 이러한 악탈적이고 비상식적인 광고 판매 영업이 가능한 이유는 보수신문이라는 권력와 미디어렙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만약 미디어렙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조중동 방송이 미디어렙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되면 이러한 광고시장 문란행위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미디어렙 법안 통과 되면... 정권 교체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 커
 
▲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 29일(목)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민주통합당의 미디어렙법 야합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유민지

여기에 SBS까지 자체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 판매를 시작하게 되면 규모가 제한된 광고시장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처절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문제는 이 처절한 경쟁에서 공영 미디어렙에 묶여 광고 판매를 위탁할 수밖에 없는 문화방송에 비해 자유 영업을 통해 광고단가와 광고 포맷을 다양화한 광고 판매 전략을 수립해 광고주들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중동 방송과 SBS가 광고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결국 공영 미디어렙에 묶여있는 문화방송과 지역방송, 그리고 특수방송들의 방송 광고시장 점유율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방송 광고 자유 판매가 허용되면 더 많은 광고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조중동 방송과 SBS의 시청률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되고 이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의 난립을 불러와 방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 또한 낳게 될 것이다.
 
조중동 방송이 이번 미디어렙 법안 통과를 통해 광고 판매 특혜를 가지게 되면 그동안 제한적인 광고시장의 규모 때문에 한두 개의 종편만 남고 다른 종편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은 빗나가게 될 것이다. 보수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야합해 통과시킨 미디어렙 법안이 조중동 방송을 살리는 셈이다. 그리고 민주통합당의 여당과의 이번 야합은 장차 보수언론의 공격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을 옥죄고 결국 정권 교체에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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