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402203408022?s=tv_news


MBC 아나운서 '블랙리스트' 존재..'보호관찰소'로 격리

김지경 이지선 입력 2018.04.02 20:34 수정 2018.04.02 21:03 


[뉴스데스크] ◀ 앵커 ▶


과거 정권에서 문화예술계, 과학계, 사법부에도 존재한 것으로 드러났던 블랙리스트가 공영방송에서도 존재했고, 그것이 조직 차원에서 활용됐다는 정황이 소상히 드러났습니다.


그 공영방송은 말씀드리기 난감하지만, MBC였습니다.


국정원의 사실상 방송장악 문건이 공개된 이후 MBC에서 진행된 특별 내부 감사의 결과를 김지경, 이지선 두 기자가 시청자 여러분께 보고하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MBC 아나운서들이 검은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난 5년간 다수가 방송에서 배제돼왔는데, MBC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게 분명하다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신동진/아나운서] "김범도 아나운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MBC 스케이트장 관리입니까?"


MBC는 특별감사에서 아나운서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2013년 12월 최 모 아나운서가 당시 백종문 본부장에게 보낸 '아나운서 성향 분석'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면 노조활동 정도에 따라 아나운서들이 강성과 약 강성, 친 회사 성향의 세 분류로 구분했습니다.


이 문건은 인사에 그대로 반영돼, 강성과 약강성으로 분류된 아나운서 13명 가운데 9명이 다른 부서로 발령나거나 차별받다 회사를 떠났다고 MBC는 설명했습니다.


[이재은/아나운서] "두려웠습니다. 다음은 나일까 아니면 내 옆자리에 있는 선배님일까."


아나운서뿐만이 아니였습니다.


감사 과정에서 전 직종을 아우르는 또 다른 블랙리스트가 발견된 겁니다.


2014년 임원 회의 자료에 PD와 기자, 아나운서들이 포함된 78명의 방출대상자 리스트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61명이 이른바 유배지나 한직으로 쫓겨났다고 MBC는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폭로된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작성했다'는 당사자의 주장과 달리, 당시 보도국 인사권자를 중심으로 사전에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후 블랙리스트에 따라 인사에도 반영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MBC뉴스 김지경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4년 10월.


당시 안광한 사장은 임원회의를 거쳐 두 개의 부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와 '신사업개발센터'.


당시 MBC는 상암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직후라 사무실 공간이 넉넉했지만 두 부서는 본사에서 약 30분 거리에 떨어진 구로와 광화문에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이곳으로 전보된 사람은 모두 스무 명, '방출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기자와 피디, 아나운서들이었습니다.


인사 발령도 임원회의 지시에 따라 즉각 이뤄졌습니다.


2014년 10월31일 임원회의에서 김 모 아나운서, 한 모 피디 등을 언급하며 신설 부서로 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실제로 바로 그날 인사발령이 났습니다.


당시 경영진은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맞춰 신설한 중요 부서이며, 가장 적합한 이를 적재적소 원칙 하에 보냈다"고 했지만 실제 이들에게 주어진 업무는 없었습니다.


[임채원/PD (신설부서 전보)] "'(부서장이) 채원 씨를 제작부서로 보내려고 하는데 그러려면 경영진에게 선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아, 이게 노조 탈퇴를 의미하는구나…"


'방출 대상 리스트'에 오른 나머지 직원들도 업무에서 배제된 공간으로 밀려났습니다.


경인지사, 교육발령, 주조MD 등 자신의 직종과 관련 없는 곳으로 발령난 직원도 41명에 달했습니다.


MBC는 이번 감사 과정에서 당시 임원들이 이들 부서를 가리켜 '보호 관찰소'라고 불러온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안광한 전 사장은 방출 대상자들을 아예 해고하기 위한 방안까지 준비했습니다.


2014년 임원회의 기록을 보면 "인사고과에서 최하등급을 부여해 인력을 퇴출시키는 계획을 갖추고 소송을 감수하더라도 내년에는 반드시 인사고과로 3명은 퇴출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김지경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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