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4300600005&code=940100


[단독]안전보다 의전…조양호 뜨면 ‘착륙 게이트’가 바뀐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입력 : 2018.04.30 06:00:00 수정 : 2018.04.30 06:02:01 


ㆍ조 회장, 외항기 이용 때도 해외지점 직원 동원…관제타워에 수차례 전화해 게이트 변경 확인

ㆍ가방은 보안 검색 없이 직원 전용 통로로 옮겨

ㆍ전문가 “특수 상황 아닌데 게이트 변경이라니…”

ㆍ경찰, ‘물벼락 갑질’ 조현민 1일 피의자 소환


온 가족이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외항기를 이용할 때 해외지점 직원들을 동원해 항공기 착륙 게이트를 변경하거나 보안 검색 편의를 요구하는 등 과잉의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온 가족이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외항기를 이용할 때 해외지점 직원들을 동원해 항공기 착륙 게이트를 변경하거나 보안 검색 편의를 요구하는 등 과잉의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이 외항기 이용 시에도 해외지점 직원들을 동원해 과잉의전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의전 편의를 위해 항공기 착륙 게이트가 변경되기도 했으며, 보안검색이 생략되는 등 미 교통안전청(TSA)이 조 회장의 편의를 봐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근무한 전직 지상직 직원 ㄱ씨는 2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16년 3월쯤 조 회장이 탄 미국 델타항공 국내선이 미국 뉴욕시 JFK공항을 출발해 내가 일하던 미국 내 다른 공항에 도착했다”며 당시를 증언했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의 협력사다.


ㄱ씨에 따르면 조 회장이 탄 미국 국내선은 당초 국내선 게이트에 도착해야 하지만 그날은 국제선 게이트에 도착했다. ㄱ씨는 “대한항공 직원들은 미국 공항에서 국제선 게이트 쪽에서만 근무하기 때문에 의전을 제공하기 위해선 조 회장이 탄 항공기가 국제선 게이트 쪽으로 들어와야만 했다”며 “당일 공항 관제타워에 4~5차례 전화해 게이트가 변경된 게 맞느냐는 확인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게이트 변경은 델타항공과 공항 측의 협조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국제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 게이트를 구분해 운영한다. 수하물 운반 과정과 보안검색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철저히 구분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ㄱ씨는 “당시 도착 게이트가 변경돼 다른 승객들은 차량을 타고 국내선 게이트 쪽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조 회장의 수하물을 직접 직원 통로로 옮기기도 했다. ㄱ씨는 “델타항공 직원 2명과 함께 항공기에서 바로 수하물을 내렸다”며 “조 회장의 여행가방은 비닐백 서너 겹에 싸인 채 가장 먼저 내릴 수 있도록 수하물 칸 문 바로 앞에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별도의 보안검색 없이 직원 전용 통로를 통해 수하물을 옮겼으며, 조 회장이 공항 밖 차에 탑승하기 전에 차량 트렁크에 실어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 공항보안을 담당하는 미 교통안전청이 의전에 협조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ㄱ씨는 “조 회장은 출입국 시 보안검색을 받지 않았고, 교통안전청 공항 총괄 매니저가 에스코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국회의원도 몇 번 의전했지만 미 교통안전청 보안검색도 그냥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고 했다. 


ㄱ씨는 이 모든 것이 본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주 전쯤 본사로부터 ‘(조 회장) 미국 방문 일정 협조 요청’ e메일이 왔고, 그 안에 미 교통안전청 협조나 게이트 배정과 같은 요청사항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은 또 있다. 전직 대한항공 기장 ㄴ씨는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조 회장 일가가 신속히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그들이 탄 항공기가 공항 통관 출입구와 가까운 게이트에 배정되도록 힘쓰는 것도 직원들 업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사 오너 일가가 탔다고 착륙 게이트를 변경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송병흠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사전에 협조가 되면 게이트 변경이 불법은 아니지만 안전과 관련된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게이트 변경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제기되는 의혹 모두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다음달 1일 ‘물벼락 갑질’ 논란을 빚은 조 회장의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향한 조사는 경찰뿐 아니라 관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까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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