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505212105439?s=tv_news


도끼만행사건 후로 달라져..두 남자의 판문점 이야기

박수진 기자 입력 2018.05.05 21:21 


<앵커>


요즘 판문점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죠. 공동경비구역인 판문점은 남북 관계의 온냉기류에 따라서 그 풍경도 크게 달랐습니다.


판문점을 지켰던 두 남자의 이야기를 소셜미디어 비디오머그에 담았습니다.


<기자>


잘 찍혔어요?


판문점, 이곳에 우리가 있었습니다.


우리 때는 그랬는데 북한병사들이 와서… 조선 똥강아지들은 집도 잘 지키는데 양놈 똥강아지라고 그러고.


1. 판문점에서 북한병사들과 말싸움 뜨던 시절.ssul


[장용이/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66~68년) : 1966년 11월부터 1968년 5월까지 (JSA에서) 근무했는데 유난히 우리한테 접촉을 자꾸만 하려고 하는 군인들이 있어 북한 병사. 어? 장병장 오래간만에 들어왔네 이런 이여길 하는 경우가 있어서 야 섬뜩했어요. 어떻게 내 이름을 알까.]


[장용이/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66~68년) : 장마가 졌다던가 그렇게 되면 장마에 피해 없었냐 이렇게 이야기 하다가 그 다음에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을 땐 그 사람들의 욕의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하고. 우리는 욕에 무슨 쌍시옷 들어가는데 '두개골을 파열 낼 놈들' 그런 식으로 이야기 하고.]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남북한 병사가 함께 카메라를 바라보는 이 사진.


알고 보면 영화가 아닌 현실이었다?


2. 북한병사들과 인생샷 남기던 시절.ssul


[장용이/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66~68년) : 카메라가 귀한 시절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찍어주든가 어깨동무 그런 건 없고 표정만 지어주지. 담배 같은 경우는 가끔 이제 던지듯이 주는 적도 있고.]


3. 남북한병사들 맞담배 피우던 시절.ssul


[장용이/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66~68년) : 툭 던져. 그럼 북한병사가 우리한테 그러면 우리도 그렇게 하고. 야 너 한국담배 피워봤냐? 뭐 그러면 안 피워봤다고 하면 호기심에 던져주는데. (북한담배는 어떠셨어요?) 북한담배 쓰고 다 시원찮지 뭐 포장도 유치하고.]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판문점은 남과 북의 어느 쪽의 영토가 아닌 말 그대로 '공동경비구역'이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남북한 병사들이 섞여서 경계를 섰다.


그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진….


1976년 8월 18일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려는 미군 장교에게 도끼와 칼을 들고 나타난 20~30명의 북한군.


미군 장교 2 명이 피살된 도끼만행사건.


이후 판문점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영화<공동경비구역JSA>中 : 야야야, 그림자 넘어왔어 조심하라우"


[이석규/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99~01년) : 도끼만행사건 이후로는 남과 북이 콘크리트 블록을 세우고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서 근무를 섰기 때문에.]


5cm 높이의 시멘트 턱 하나를 두고 대치하게 된 남과 북.


[이석규/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99~01년) : 건물과 건물사이 양모서리에 근무했었죠. 저희는 이렇게. (상황이 발생하면) 이렇게 해버려서 이렇게 들어가죠.]


북한군을 기선제압하기 위한 카리스마는 필수.


[이석규/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99~01년) : 서로 대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을 또박또박 큰 소리로 군기 있는 모습? 그런 모습들이나 제식동작 그런 걸 많이 하죠. (선글라스는) 북한군에게 저희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끔 하기 위함이 제일 크고요. 추억은 하나 있는데… 한번은 다른 병사가 저를 찍어주면 같이 앵글에 들어오는 그런 사진은 있죠.]


[장용이/공동경비구역 JSA 근무 (66년~68년) : 언젠가 통일이 되면 너희들하고 우리하고 같이 판문점에 근무했다는 이름으로 추억의 전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림 같은 생각을 해보기는 해봤어요.]


(기획 : 이주형, 프로듀서 : 진송민, 글·구성 : 김나현, 영상취재 : 정상보·이용한, 헬리캠 : 김흥기, 편집 : 박혜준·배효영, 디자인 : 옥지수, 연출 : 박수진)    


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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