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666

‘압사’ 단어만 13번 등장한 신고 녹취록에 “이게 나라냐” 여론 부글부글

기자명 조현호 기자   입력 2022.11.01 19:41  

 

이태원 4시간전 112 “압사당할 것 같아요…소름끼쳐”

경찰 참사 직전 112 신고 전화 11건 녹취록 공개

“큰일 날 것 같다” “통제해줘야” “여기 압사당해요” 애타는 신고전화에도

경찰 출동한 건 4건 추정


▲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에서 발생한 핼러윈 대규모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에서 발생한 핼러윈 대규모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경찰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직전까지 접수된 모두 11건의 112신고전화가 접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을 보면 이미 참사 약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소름끼친다”는 신고전화가 있었고, 이밖에도 “큰 일 날 것 같다” “통제해줘야 할 거 같다”는 애타는 출동 요청이 쇄도했다. 마지막 신고 전화에는 ‘아~’ ‘아~’ 하는 비명소리까지 녹취록에 쓰여있었다.


녹취록 11건 단어 가운데 대화 과정에 ‘압사’라는 단어는 무려 13차례 등장하기도 한다.


녹취록은 모두 11건으로 최초 112에 접수된 신고(1번 녹취록)는 지난달 29일 18시34분으로, 신고자는 “사람이 내려 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 당할 거 같아요”라고 하자 경찰이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거 같다는 거죠?”고 되묻는다. 그러자 신고자는 “네 네 지금 너무 소름끼쳐요 그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 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거기서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이고 그 다음에 클럽에 줄 서있는 그 줄하고 섞여 있거든요 올라오는 인구를 막고 예 막으면 내려온다는”이라고 긴박하게 설명한다.


이 신고자는 “그 다음에 그 메인스트리트에서 나오는 인구하고 그 다음에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사람들이 다 나와서 그 골목으로 다 들어가요”라며 “지금 아무도 통제안해요 이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좀 뺀 다음에 그 다음에 안으로 저기 들어오게 해줘야죠. 나오지도 못하는데 지금 사람들이 막 쏟아져서 다니고 있거든요”라고 호소하고 있다.


두 번째 신고 녹취록(20시9분)을 보면 신고자는 “여기 사람들이 인원이 너무 많아서 정체가 되서 사람들 밀치고 난리가 나서 막 넘어지고 난리가 났고 다치고 하고 있거든요”라며 “그래서 이것 좀 단속 좀 어떻게 해 주셔야 될 거 같다”고 요청했다.


세 번째 신고 녹취록(20시23분)의 신고자는 “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날 것 같은데, 위험한데”라며 “쓰러지고 지금 이게 통제가 안돼요, 그니깐 여기 길이 삼거리에서 막혀가꼬, 지금 여기 지금 좀 큰일 날 것 같은데”라고 우려했다. 이 신고자는 심지어 자신이 촬영한 영상까지 제출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영상 찍어놓은 것도 있는데 보내드릴 방법 있을까요, 지금 보낼게요 지금, 문자로 112로 보내면 돼요”라고 말한다.


네 번째 신고 녹취록(20시53분)의 신고자의 녹취록 상태는 실제로 사람이 많이 통신상태가 좋지 않은 흔적도 나타나 있다. 이 신고자는 “아 지금 사람들이 많아가지고, 00(지직) 막 제가 00(지직)” “00(지직) 많아서 사람들이 압사 당하고 있어요 거의” “사람들 너무 많아서 그래요 00(지직) 좀 부탁드릴게요.”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이라고 위태로운 상황을 전달했다. 다섯 번째 신고 녹취록(21시)을 보면, 신고자는 “지금 여기 사람들 인파들 너무 많아서 지금 대형 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 다 밀려 가지고요 여기 와서 통제하셔야 할 거 같은데요”라며 “지금 묶여 가지고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라고 전달했다. 신고자는 “사람들이 지금 밀려요 지금 계속 저는 지금 구조 돼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길에서 다 떠밀리고 있거든요. 이러다가 진짜 사고날 것 같아요. 사람들 다 난리났거든요. … 여기 진짜 길 어떻게든 해주세요.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6번 신고 녹취록 21시2분)라는 신고, “만남의 광장이란 술집 쪽인데. 여기 지금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 있거든요 … 일방통행 할 수 있게 통제좀 부탁드릴게요”(7번 신고 녹취록 21시7분) 등의 긴박한 상황이 등장한다.


또한 참사 발생 시간에 가까워 질수록 더욱 심각한 상황이 나타난다. 8번 신고 녹취록(21시10분)의 신고자는 “네, 지금 여기 아 다 사람들이 압사당할 것 같아요” “아, 저기 저기, 아 저 뭐야, 뭐라고 하지, 할로윈 축제중인데 상태가 심각해요. 안쪽에 막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그러자 경찰이 ‘상호명, 상호명을 불러 달라’고 하자 신고자는 “상호명이 아니라 여기 거리 전체가 그렇다고 지금”이라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경찰관 출동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태원에 108 힙합클럽 앞인데요. 여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원 통제좀 나와서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되게 위험한 상황인 거 같거든요 … 여기 와서 오셔서 인원통제좀 해주셔야 될 것 같다”(9번 신고 녹취록 21시51분) “막 골목에서 내려오기가 막 밀고 압사당할거 같애, 통제좀 해주세요 예”(10번 녹취록 22시)라고 호소하는 녹취가 담겼다.


참사 직전 마지막 녹취록인 11번 신고 내용(22시11분)을 보면, 신고자가 “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 났어요” “예, 압사” “포아테이 카운테이, 여기 사람들 다”라고 말하다 경찰이 위치 추적을 하겠다고 하자 신고자 전화에서 “아~(비명소리) 아~(비명소리), 이태원 뒷길요 이태원 뒷길”이라고 말하는 상황이 녹음돼 있다.


이 같은 애타는 신고전화에도 경찰이 정작 출동한 것은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4건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6건은 출동여부가 불명확하지만 전화 상담으로 종결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1건은 불명확하다고 했다.


경찰 “11건 중 4건 현장 출동조치 추정, 실제 조치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승일 경찰청 112상황기획계장(경정)은 1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1건 가운데 모두 4건이 현장 출둥 종결 조치(녹취록 번호 1,2,5,6번)를 했고, 6건은 출동여부 불명확하나 전화로 상담 종결조치했으며(3,4,7,9,10,11) 1건은 불명확(8)했다. 이 같은 심각한 상황에도 경찰청 등 상부에 중요상황으로 보고한 것은 이튿날 0시2분이었다고 한 계장은 전했다.


김종필 경찰청 홍보협력계장 실제 이같이 조치했는지 보고 내용이 맞는지 사실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신고자 가운데 희생자도 포함돼 있느냐는 질의에 김 계장은 “확인중”이라고 답했다. 김 계장은 “오늘 윤희근 경찰청장이 확인했으니 독립적 특별기구 만들어 전반에 관해 점검하겠다고 했다”며 “이런 내용에 전체적으로 확인할 것”고 밝혔다.


영화감독 이송희일씨는 이 같은 녹취 내용을 듣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오늘 이상민, 오세훈이 줄줄이 사과를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라며 “오늘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 사고 이전에 이미 11번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무려 4시간 전부터 신고가 들어갔는데 아무 조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게 나라냐”라고 성토했다.


이밖에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저녁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 이후 가진 백브리핑에서 ‘미리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얘기하는 것은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며 “하루하루 지나면서 많은 사안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해밀턴 불법 증축 등도 실제로 영향 미쳤는지, 그동안 나흘전 회의 했는데 어떻게 사고가 난 것인지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내용을 언제 알게 됐느냐고 묻자 양 수석대변인은 “지금 풀리면서 알게 됐고, 그 전에 112 신고내용에 대한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1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1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2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2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3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3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4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4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5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5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6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6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7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7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8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8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9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09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10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10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11

▲ 이태원 참사 당일(10월29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 11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