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49034.html?_fr=mt2


북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북에 심으신 소나무 푸르싱싱해”

등록 :2018-06-14 11:52 수정 :2018-06-14 14:35


남북 장성급회담 14일 판문점 통일각 개최

11년 7달 만에 열린 회담 분위기 화기애애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 사진을 남쪽 대표단에게 보여주고 있다. 판문점/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 사진을 남쪽 대표단에게 보여주고 있다. 판문점/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제 8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14일 오전 예정대로 판문점 북쪽지역 통일각에서 시작됐다.


각가 5명으로 구성된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통일각 1층 회담장에서 서로 악수와 함께 인삿말을 나누며 11년 7개월 만에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의 재개를 자축했다. 남북 수석대표는 본격 회담에 앞서 이날 아침 내린 비와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등을 소재로 서로 덕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쪽 수석대표 안익산 육군중장은 남북 대표단이 회담장에 자리를 잡자 먼저 “오시느라 수고했다. 남측 대표단이 비를 맞으며 분리선을 넘어오겠구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남측 대표단이 넘어올 때 한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 남측 대표단이 좋은것을 가지고 오니까 하늘도 알아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에 남쪽 수석대표 김도균 육군소장은 “서울은 비가 많이 왔다. 그런데 판문점 지역에 오니까 비가 그쳐서 오늘 회담이 성과있게 진행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왼쪽)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백소아 기자

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왼쪽)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백소아 기자


남북 대표단은 이번 회담을 있게 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억도 화제에 올렸다. 안 중장은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께서 심으신 소나무가 잘 자라냐”고 물었다. 이에 김 소장은 “잘 자린다. 오늘 단비가 더 잘 자라게 해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안 중장은 “남측 지역에서 회담하면 그 나무에 물도 주고 복토도 하고 김도 메주고 사진도 찍고 할 계획했다. 이번에는 북쪽에서 하니까 그 소원 못이뤘는데, 수고스러운 대로 김 대표 일행이 돌아가시는 길에 소나무 돌아보고 우리 마음을 담아서 가꿔주면 고맙게 생각하겠다”고 부탁했다.


안 중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10·14 선언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성산에 있는 식물원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심으신 나무를 돌아보고 왔다. 사진도 찍어왔다”라며 사진을 꺼내들고 “2007년 10월2일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심으신 나무다. 얼마나 잘 자랐나”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 중이던 기자단을 향해 “기자 선생들 돌아가시면 노무현 대통령께서 심은 나무가 프르싱싱함과 함께 10·4 정신이 살아있고 6·15 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정신도 이어갔겠다는 북녘 인민들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뒤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며 말을 맺었다.


이에 김 소장은 “안 단장 말씀을 들으니 힘이 솟는다. 양 정상께서 군사당국의 이정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흔들림없이 판문점 정신을 이어받아 대화를 나눈다면 아마 그 남북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성과를 꼭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받았다. 그는 또 “김구 선생께서 인용하셨던 시 같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발자국 어지러이 하지 마라. 그 발자국이 후세에 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인데, 우리가 진지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하는 그런 분위기에서 회담을 이어가야지 다음에 이어지는 남북대화의 과정이 순조롭게 성과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부 대북정책관인 김도균 육군 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쪽 대표단 5명은 이날 아침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떠나 판문점에 도착했다. 김 정책관은 출발 전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와 국방장관회담 개최 일정 등을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남북 장성급 회담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2월 7차 회담 이후 11년 7달 만이다. 그는 “오랜만에 개최되는 장성급 회담인 만큼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를 견인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북쪽에서 준비한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심은 소나무 사진 . 백소아 기자

북쪽에서 준비한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심은 소나무 사진 . 백소아 기자


이번 회담에 참여하는 남쪽 대표단은 김 정책관을 포함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대령),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5명이다. 북쪽 대표단은 안익산 육군중장을 수석대표로 엄창남 육군대좌, 김동일 육군대좌, 오명철 해군대좌, 김광협 육군중좌 등 5명이다. 국방부는 애초 취재진이 북쪽 대표단의 명단을 요구하자 “북측이 공개하기 전까지는 줄 수 없다”며 거부하다가, 이날 회담이 시작된 지 35분이 지나서야 제공했다.


판문점/국방부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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