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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포럼]최저임금이 오르면 확실히 성장률도 오른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입력 : 2018.06.14 18:09:01 수정 : 2018.06.14 22:34:09 


ㆍ독일 전 노동개혁위원장 페터 하르츠 인터뷰


이투데이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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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불평등 격차 줄이려면 세금·시스템 통한 ‘재분배’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 줘야, 보편적 기본소득에는 반대 

‘증세’로 복지 ‘감세’로 성장, 두 모델 결합이 가장 바람직 


2000년대 독일의 실업률을 대폭 낮춘 ‘하르츠 개혁’을 고안한 페터 하르츠 전 노동개혁위원장(76)은 14일 “최저임금 인상은 확실히 성장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오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경향포럼’ 참석에 앞서 가진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경쟁력을 왜곡시키지 않으려면 모든 사람이 최저임금을 존중하고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5년 독일의 실업자 수는 약 530만명에 달하며 실업률이 11.2%까지 치솟아 ‘유럽의 병자’로도 불렸다가 하르츠 개혁으로 급감해 올해 4월 3.4%까지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으로 내려왔다. 다만 국가는 위기를 벗어나 유럽 최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나 삶의 질이 나빠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저임금·임시직 같은 일자리가 급증하자 2015년부터 법정 최저임금제가 도입됐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독일 통일 후 ‘지니계수(불평등 지수)’가 약간 증가했으나 2005년 이후는 아니다”라며 “노동시장 개혁이 불평등으로 이어졌다는 숫자는 없다. 복지국가는 작동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폭스바겐 인사·노무담당 이사 출신인 하르츠 전 위원장은 “기업 이익의 공유로 직원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며 “이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을 줄이는 데 특히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 하르츠 개혁의 성과 말해달라. 


“독일 노동시장 개혁은 그 목표 측면에서 성공했다. 대량 실업 관리가 목표에 도달했다. 시간은 지체됐지만 실업자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평균 실업 기간도 줄었다.”


- 당시 경제 상황은 어땠나. 


“독일 경제가 정체돼 있었다. 비용이 통제를 벗어났다. 500만명 이상 실업자가 나타났다.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했다.” 


- 최근 하르츠 개혁은 ‘인기 없는 성공’이라며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던데, 왜 그런가.


“이는 과반수가 되지 못할 여당인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대중 인기영합적인 목소리다. ‘기본소득’을 제안한 (사민당의) 새 수정안은 곧 뒤집어질 것이다. 실업자의 3%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하르츠 개혁안 속의 실업자 제재에 대한 비판은 과대 평가됐다.”


- 하르츠 개혁으로 나라는 부강해졌으나 삶의 질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회사는 시장의 영향을 받아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미니잡(월 450유로 급여), 고정 기간제 및 시간제 일자리는 추가 고용을 가져왔다. 현재 사회보장 기여금으로 지원하는 4400만개 일자리가 있고, 약 900만개 미니잡이 있다. 나는 이것이 사람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개혁이 빈부차를 키워 불평등을 양산했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독일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말까지 불평등이 증가한 유일한 유럽연합 국가라고 한다.


“통일(1990년 10월) 이후 소득 분배 분포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약간 증가했다. 2005년 이후는 증가하지 않았다. 노동시장 개혁이 사회적 불균형과 시련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은 숫자로 확인이 안된다. (독일의) 복지국가는 작동하고 있다.” 


- 독일의 불평등도는 어떠한가. 


“독일 최고 부유층 10%가 전체 순가계 부의 60%를 소유하고 있다. 그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할 정책이 요구된다. 세금과 사회시스템의 재분배가 중요하다. 다만 노동시장에서의 동등한 기회, 높은 수준의 일자리 창출 및 교육·기술 투자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 여성의 고용 증가가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 핀란드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기본소득 실험이나 논의가 한창이다.


“내가 아는 한 이 실험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하다. 모든 우리의 가치 체계를 뒤집기 때문에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 기본소득’은 거부한다.” 


- 유럽은 ‘복지병’이 문제라지만, 한국은 복지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너무 적다.


“사회정책, 투자 및 세금 부담 간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한국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한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확실히 성장에 기여한다. 경쟁력을 왜곡시키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이 최저임금을 존중하고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2002년에 노동시장 개혁안(하르츠 개혁안)에 최저임금을 제안했다. 하지만 불과 2년 전 독일에 최저임금제가 도입됐다.”


- 부동산, 주식 같은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는 어느 정도가 효과적이라고 보는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사용되는 개인 부동산은 낮게 과세하거나 하지 않아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은 기업소득 과세 대상이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주식에 대한 과세는 의미가 있다. 이는 또한 종업원이 관리하는 자산의 ‘적절한’ 축적을 위해서도 합리적이다.” 


- 세금을 더 걷어서 복지·분배에 쓰는 모델과, 감세로 경제성장을 통한 이익배분 모델 중 어느 것이 더 불평등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것이라고 보는가. 


“두 모델의 결합이 가장 성공적일 것이다. 즉 과도한 부채로 이어지지 않게 합리적인 세금정책에 의해 재정이 지원되는 복지국가와 기업 성공에 대한 직원의 참여다. 기업 이익의 공유를 통해 직원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이익 공유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을 줄이는 데 특히 효과적인 지렛대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위협받고 결국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가 일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봐도 충분한 일자리가 있을 것이다. 소득 증대, 노인 보건, 기술 개발,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 재생에너지, 가족 내 무급노동 분야 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최대 3억7500만명이 일자리를 바꾸거나 새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이는 전체 노동자의 14%에 해당한다. 그래서 훈련이 중요하다.”


■페터 하르츠는 누구 


만성적인 고실업 해결노동시장 성공적 개혁 


독일의 전 노동개혁위원장으로 독일 노동개혁을 위한 ‘하르츠 개혁’의 입안자다. 1990년대 폭스바겐의 인사·노무 임원이던 하르츠는 경영악화로 대량해고가 불가피한 상황에 독일 금속노조와 구조조정 협상에 성공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르츠는 당시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임금을 삭감한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성공하는 등 노사화합과 근로자 고용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성적 고실업으로 어려움을 겪던 독일 슈뢰더 행정부는 2002년 노동개혁을 위해 하르츠를 위원장으로 하는 ‘하르츠 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위원회는 그해 8월 4단계로 구성된 노동시장 개혁방안을 내놨다. 


개혁방안은 노동시장 서비스와 노동정책의 능률 및 실효성 제고, 실업자들의 노동시장 재유입 유도, 노동시장 탈규제로 고용 수요 제고 등에 초점을 맞췄다. 노동계의 반대가 있었으나 입법화에 성공, 독일 노동시장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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