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618040025669#none


[단독]조현아 갑질 음성파일 "당신은 하루아침에 잘릴 수 있어"

최동수 기자 입력 2018.06.18. 04:00 


조 전부사장 남편 수행기사 A씨 인터뷰



“정신 똑바로 차려요. 당신은 하루아침에 잘릴 수 있는 사람이야. 내가 월급 주는 사람이야”


휴대전화 너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폭언이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낸 건 남편의 점심일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서였다. 휴대전화를 들고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하다’고 반복했지만 조 전 부사장의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15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조 전 부사장의 남편 수행기사로 1년여 동안 일한 A씨를 만났다. 수행기사를 관리하는 아웃소싱 업체에 소속돼 대한항공에 파견된 기사였다. A씨는 “지금도 조 전 부사장을 생각하면 괴롭다”며 “갑질 문화가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란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조 전 부사장의 갑질 음성파일이 녹음된 시기는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다. 조 전 부사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동생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의 폭언·욕설 등 갑질은 최근 여러차례 폭로가 됐지만 조 전 부사장의 갑질 폭로가 나온 건 4년 전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처음이다. ‘땅콩 회항’ 이후에도 폭언·욕설 등은 계속됐다고 한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다. 남편 박모씨는 지난 4월초 서울가정법원에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이혼 및 양육자 지정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A씨는 매일 아침 오전 7시 30분 서울시 용산구 동부이촌동으로 출근했다. 남편 수행기사가 주된 일이었지만 집안일을 하거나 주말에는 조 전 부사장의 기사 일도 같이 했다. 일을 그만둔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 전 사장의 얼굴과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A씨는 “수행기사와 자택에서 일하는 가정부 등 근무자들은 조 전 부사장의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종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며 “그런 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폭언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의 폭언은 아이들이 옆에 있을 때도 다르지 않았다. 하루는 조 전 부사장과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을 하는 중이었다. 조 전 부사장이 A씨에게 특정 동요를 반복재생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A씨가 운전을 하다가 잠시 되돌리기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새로운 음악이 재생되는 순간 뒷자리에서 조 부사장은 “그런 것 하나 못하냐. 뭐하는 거냐. 이따위로 할거냐. 차 세워”라며 소리를 질렀다.


A씨는 “아이들이 있건 남편이 있건 상관없이 소리를 쳤다”며 “본인 화가 나면 기분이 풀릴 때까지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이촌동 자택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정부에 대한 갑질과 폭언도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결국 A씨는 1년쯤 되던 날 불안증세가 심해져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스트레스성 두드러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집안의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지만 고민 끝에 사표를 냈다. 15년 이상 기사 일을 해왔지만, 1년여 만에 사표를 낸 건 처음이었다. A씨는 “조 전 부사장이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의 폭로와 음성파일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 밖에서 일어났고 개인적인 일”이라며 “녹취파일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밀수와 관세포탈, 필리핀 불법고용 혐의로 관세청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달 4일과 8일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양천구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석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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