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50454.html?_fr=mt2


혐오로 결집하는 한국 교회, 반북에서 반이슬람까지

등록 :2018-06-25 04:59 수정 :2018-06-25 10:41


반 동성애 교회들 이번엔 “난민 반대”

“교세약화 막으려 외부 적 만들어” 비판


10번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되는 23일 대구 중구 2·28 기념중앙공원 근처에 교회단체들이 만든 동성애를 반대하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김일우 기자

10번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되는 23일 대구 중구 2·28 기념중앙공원 근처에 교회단체들이 만든 동성애를 반대하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김일우 기자


경남지역에선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이슬람 저지 연합 기도 집회’가 열렸다. 교인들이 기도 집회를 알리기 위해 만든 작은 책자에는 경남 주요도시 무슬림 현황과 ‘이슬람 박멸을 위한 기도문’이 담겨 있다. 경남지역에서 이 기도집회를 주도해온 교회들은 23일 대구 동성애 문화축제에 반대하는 ‘레알 러브 버스’를 탄 교회들과 겹친다. 한국 보수 개신교 세력들은 최근 반 동성애, 반 난민으로 결집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동성애 동성혼 개헌 반대 국민연합’이라는 단체는 전국적으로 활동하며 전국 동성애 축제마다 사람들을 모아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의 동성애 반대 운동은 당초 큰 교회들을 중심으로 ‘동성애 합법화 반대 서명’ 정도로 진행돼 왔으나, 최근에는 외부 단체를 만들고 직접 행동에 나서는 교인들이 눈에 뜨인다. 충남인권조례지키기공동행동 위원장 우삼열 목사는 “학부모 연합, 군인 단체 등 퀴어 축제나 인권조례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단체들을 보면 일반 시민단체의 간판을 걸고 있지만, 대부분 내용이나 인맥상 보수 개신교 세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보수 개신교가 종교의 이름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교회 밖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성소수자 탄압, 난민 반대를 주제로 교회가 사람들을 모으는 것에 대해 교회 안에서도 “교세 약화나 교회 비리 등을 가리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비판이 계속되어 왔다. 성공회 자캐오 신부는 “예전엔 종북좌파 담론으로 보수 개신교의 문제점을 가리고 내부 단결을 끌어냈다. 최근 한국의 개신교에선 성소수자와 이슬람출신 이주노동자들을 가상의 적으로 삼고 있다. 적으로 삼는 대상이 달라졌을 뿐 자신들의 문제를 여전히 남에게 덮어씌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 교단이 일부 기독교 세력에 끌려다니는 현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실제 목사들 대부분은 사실관계를 잘 모른채 교회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가짜 뉴스를 보고 상당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목사가 성소수자를 안좋게 이야했다고 구속된다’거나 ‘성소수자 때문에 국민들의 의료비가 오른다’ 같은 것이 김 소장이 소개한 대표적인 가짜 뉴스 사례다. 그는 “과거 반북 몰이를 하던 정치권력과 결탁한 일부 교회 세력들이 지금은 급진 페미니스트, 동성애 인권, 난민 등에 대해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이 만들어낸 논리가 전체 교단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신교 안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교단 차원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월5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개신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 통합)에서 동성애자·지지자는 목사 고시 응시를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해엔 두번째로 교인이 많은 예장 합동에서 “동성애자나 동성애 옹호자는 7개 신학대학 입학을 불허한다”는 결정을 내려 위헌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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