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992899


[단독]"내부고발시 가족 몰살" 군림했던 해경간부

울산CBS 이상록 기자 2018-06-29 07:10 


울산해경 구조대 간부, 동료 상대로 수년 동안 전횡

폭언·폭행·갑질·살해 협박에도 경징계인 '감봉' 처분

"봐주기 징계" 조직 내부서 비난 들끓어


울산해양경찰서. (사진=자료사진)


울산해양경찰서 간부가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 갑질은 물론, 살해 협박까지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에 걸친 그의 전횡을 뒤늦게 파악한 해경은 최근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해경이 내린 처분은 '감봉 2개월'의 경징계. 


곪을 대로 곪은 문제를 도려내기보다는 무마하기에 급급한 해경을 두고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 "내부고발하면 가족까지 몰살시키겠다" 


지난해 10월 울산해양경찰서 구조대의 아침 회의.


10여명의 구조대원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A 경위는 살벌한 말을 쏟아냈다.


그는 특정 구조대원을 지적하며 "내부고발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폭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너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몰살시키겠다"고 협박했다.


회의장 분위기는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그에게 밉보이면 지독한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대원들은 A 경위의 충격적인 발언을 듣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만난 복수의 해양경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A 경위의 악행을 쏟아냈다.


그의 전횡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A 경위는 주로 첫 발령을 받은 신임 순경 등 비교적 계급이 낮은 대원을 타깃으로 삼았다.


자신의 심기를 건드린 대원에게는 육두문자 섞인 욕설을 시도 때도 없이 내뱉었다.


늦은 밤 술을 먹고 구조대 사무실에 들어올 때면 폭행도 일삼았다.


신임 순경 등에게 100만원 가량의 회식비를 내도록 강요하는 등 갑질도 서슴지 않았다.


인사권자는 아니지만 대원들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A 경위는 마음에 들지 않는 대원을 원치 않는 근무지로 발령 내는 등 구조대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수개월에 걸친 폭언을 견디다 못한 일부 대원은 해경을 떠나기도 했다.


한 해경 관계자는 "선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갖은 욕설을 들을 때면 모욕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며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 혼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경은 "구조대 조직 분위기가 워낙 폭압적이었다"며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료가 폭언·폭행 등의 괴롭힘을 당해도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 울산해경만 몰랐던 갑질 경찰관의 전횡 


A 경위는 해경 내부에서 제법 유명하다. 


다른 지역의 직원들도 그의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 


확인 결과 경북과 충남,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의 해경이 A 경위의 전횡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경북의 한 해경은 "나는 구조 직별이 아닌데도 A 경위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며 "울산해경 구조대원들이 몹시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A 경위와 관련한 소문이 전국에 퍼졌지만 울산해경은 수년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울산해경이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동안 A 경위의 악행은 수위를 더해갔다.


해경 관계자는 "A 경위가 처음 울산구조대로 왔을 당시인 2014년 초에는 이 정도로 심한 폭언과 폭행을 하지 않았다"며 "갖은 악행에도 제재를 받지 않는데다, 상급자의 신임을 얻게 되자 점차 난폭해졌다"고 말했다. 


◇ 갖은 악행에도 깃털징계…조직 내부 '부글부글' 


A 경위의 전횡이 극에 달하자 해경은 이달 초 울산 구조대를 대상으로 내부 감찰을 벌였다.


약 3주간의 본청 조사가 마무리되자 울산해경은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그런데 징계 결과가 알려지자 직원들 사이에서 뒷말이 쏟아져 나왔다.


울산해경이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2개월'의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경감 승진 후보자인 A 경위는 중징계를 피함에 따라 진급이 다소 미뤄졌지만 내년에 다시 승진 자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조직 내부에서는 쇄신과 혁신을 강조해왔던 해경이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해경 관계자는 "본청에서도 감찰을 통해 A 경위의 모든 전횡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솜방망이 징계가 나왔다"며 "폭언과 폭행도 모자라 살해 협박까지 한 경찰관이 승진 대상자라는 것이 말이 되냐"고 말했다. 


이어 "A 경위는 평소 상급자의 비위를 잘 맞췄기 때문에 신임을 받고 있었다"며 "경징계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 지역의 한 해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혁신과 쇄신을 끊임없이 외쳐왔지만 헛구호에 불과했다"며 "조직 내 문제를 해소하기보다는 무마하기에 급급한 해경 조직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산해경은 "A 경위가 지금까지의 행동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조직에 많이 헌신했던 점을 감안해달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A 경위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