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448618


천일염은 정말 좋은 소금일까?

CBS 시사자키 제작진 2015-07-24 06:00 


국민건강 위해 천일염 육성법 제고해야



-해수를 햇볕에 말린 천일염은 일제 강점기에 시작 

-우리 선조들은 해수를 끓여 불순물 줄인 자염 선호 

-신안염전은 1950년대 만든 근래 염전 

-염전 증발지의 염생식물 없애기 위해 농약 사용 

-위생문제로 1970년대 이후 공장에서 소금 생산  

-천년역사의 프랑스 게랑드 소금도 같은 고민 

-일본에는 아예 천일염 없고, 대만도 천일염 포기 

-천일염 육성법? 국민건강 위해 위생기준 정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7월 23일 (목)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 정관용> 요즘 음식과 각종 식재료에 대한 폭넓은 지식 그리고 깊이 있는 해설로 날로 인기가 높아지는 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여러분 잘 아시죠?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최근에 천일염과 관련된 취재를 하기 위해 대만까지 직접 다녀왔다고 그래요. 천일염 수년 전부터 기존 소금보다 건강에 더 좋다고 해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 천일염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거리들이 있다. 한마디로 천일염 정말 좋은 소금이냐? 아니란 얘기죠. 궁금하시죠?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황교익>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천일염이 바닷물을 햇볕에 말려서 얻은 소금 맞습니까?


◆ 황교익>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천일염 아닌 소금은 뭐라고 해요? 


◆ 황교익> 보통 천일염을 가지고 다시 녹이고 난 다음에 불순물을 제거를 하고 소금을 만드는,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것을 제재염이라고 얘기를 하고요. 바닷물을 끌어와서 여과장치를 거치고 난 다음에 끓여서 만드는 소금을 정제염이라고 그럽니다. 


◇ 정관용> 그런데 천일염이 기존 소금보다 건강에 더 좋다라고 할 때의 기존 소금은 나머지 정제염이나 제재염, 이런 것이겠군요? 


◆ 황교익> 그렇죠. 보통 천일염을 두고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이 미네랄이 많다라는 것을 보통 이야기를 하죠. 그런데 미네랄이 많다라는 그 말 자체가 비과학적입니다. 나트륨 자체가 미네랄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소금의 기본성분이 나트륨이고 그게 미네랄이고.


◆ 황교익> 네. 미네랄이죠. 그러니까 미네랄이 많다라는 그 표현 자체를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많다고 하는 것이 비과학적이라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 보통 천일염을 두고 미네랄이 많다고 하는 것은 마그네슘, 칼륨, 칼슘 같은 것을 두고 미네랄이라고 또 따로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그 성분이 천일염에 많다라는 것이 어느 정도 많은 지에 대한 인지가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보통 한 2% 내지 3% 정도 들어가 있어요. 소금 전체 양에서 2 내지 3%의 마그네슘, 칼륨, 칼슘을 두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난센스이죠.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정제염에는 이런 게 없어요, 아예? 


◆ 황교익> 일부 조금 있죠. 


◇ 정관용> 있지만 마그네슘, 칼륨, 칼슘은 천일염이 더 많은 것만은 사실이네요, 기존 소금보다.


◆ 황교익> 2% 내지 3% 정도 좀 들어가 있고 특히 많은 것은 마그네슘인데 그 마그네슘을 우리는 천일염을 먹으면서 불순물로도 또 취급을 해요. 보통 천일염을 생산하고 난 다음에 3년 정도 묵혀야만 맛있는 소금이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 묵히는 이유는 간수를 빼는 것인데 이때 축축한 물이 나오는 것을 간수라고 하죠. 이 간수의 주요성분이 마그네슘입니다.


◇ 정관용> 그걸 빼내야 더 좋은 소금이라고 한다는 거죠? 


◆ 황교익>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서 한편에서는 마그네슘이 많으니 더 좋다라고 말하고, 앞뒤가 안 맞네요?


◆ 황교익>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우리가 하고 있는 거죠. 마그네슘은 보통 쓴맛이 강하게 나니까 이 쓴맛도 짧은 쓴맛이 아니라 입에 대고 나면 한 10분 이상 계속해서 쓴맛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이 간수를 빼지 않으면 맛있는 소금이라고 할 수 없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얘기가 갑자기 전문적이게 됐는데 다시 좀 기초로 돌아가서 우리 옛날 선조들이 먹는 소금은 다 천일염 아니었을까요? 


◆ 황교익> 아닙니다. 


◇ 정관용> 아니에요? 


◆ 황교익> 천일염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오면서 보통 1907년 정도에 우리 땅에서 시작하는데 대한제국에서 소금을 쉽게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 궁리를 하다가 천일염 제조법을 가지고 왔죠. 기술자는 일본사람이 와서 이 일을 시작을 했고요. 그래서 지금...


◇ 정관용> 옛날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소금을 얻었어요? 


◆ 황교익> 바닷물을 끓였죠. 


◇ 정관용> 끓였어요, 그때도? 


◆ 황교익> 네, 그래서 그걸 보통 전오염이나 자염이라고 하는데 동해, 남해, 서해 가리지 않고 연료가 필요해요. 그래서 나무가 많은 지역 그리고... 


◇ 정관용> 불을 때야 되니까. 


◆ 황교익> 그렇죠. 바닷물을 끌고 와서 좀 농축시키는 과정이 필요해요. 보통 모래나 갯벌이 있는 지역에다가 바닷물을 부어서 그 모래나 갯벌에 소금을 농축시켜서 바닷물을 다시 붓고 함수, 진한 소금물을 얻은 다음에 그걸 가지고 끓이는 거죠. 그 소금을 자염, 전오염이라고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상식이 몇 가지가 깨져서 그러는데 염전이라고 하는 소설도 있고 염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많았고 그래서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바닷물을 가둬서 햇볕에 말려서 거기서 소금을 얻었나 보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아니라 이거죠?


◆ 황교익> 그렇습니다. 우리 땅은 천일염을 생산하기에 그렇게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까? 


◆ 황교익> 지금 장마기간이죠. 여름에 한 2개월 정도 비가 계속해서 내립니다. 이럴 때는 바닷물을 증발시킬 수 있는 그런 기후를 가지고 있지 못하죠. 그리고 겨울, 10월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햇볕이 굉장히 적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황교익> 그래서 3월까지는 또 5, 6개월 정도는 소금을 생산하지 못하죠. 소금을 생산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에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천일염을 생산하려고 그러면 단단한 개흙이 있어야 되는데 단단한 개흙이 길게 넓게 형성되어 있는 지역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경기도 일부 지역과 황해도 지역 이쪽에 개흙이 좀 단단하고요. 그래서 일제가 이 지역, 황해도와 경기도 지역에 천일염을 만든 게 그 시초입니다. 신안에 지금 그 천일염전이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 한 90% 이상이 신안 지역에 있는데. 


◇ 정관용> 전남 신안. 


◆ 황교익> 그렇죠. 그 지역의 천일염전은 1950년대 이후에 분단되고 난 다음에 위에서, 북쪽에서 내려오는 소금도 좀 귀해졌고. 


◇ 정관용> 황해도 쪽에서 오던 것. 


◆ 황교익> 그렇죠. 그리고 산업에서 소금이 많이 필요합니다. 공업용 소금이 많이 필요하죠. 그것의 필요에 의해서 그 지역에 염전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신안 지역의 염전은 195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근래의 염전입니다. 


◇ 정관용> 우선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천일염을 썼을 것이다? 아니다. 일제가 가져온 것이다?


◆ 황교익> 네. 



◇ 정관용> 그리고 50년대 이후에 신안에 염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 황교익> 그렇습니다. 그 이후에는 소금을 생산하기 위해서 전남 지역에서는 개흙이 무르니까 그 위에 옹판이라고 해서 옹기조각을 깔거나 타일을 깔거나 해서 소금을 생산하기는 좀 힘들어요. 그래서 보통 시커먼 흙이 많이 묻어 있는 그런 소금들이 생산을 하다가 1970년대, 80년대 그쯤에 들어와서 장판을 깝니다. 


◇ 정관용> 비닐장판? 


◆ 황교익> 그렇죠. 비닐장판을 깔아서 만든 소금을 생산을 합니다. 1970년대 들어와서 이 염전의 위생문제들이 대두가 됩니다. 일단 서해안 지역에 공업단지가 많이 들어서죠.


◇ 정관용> 그렇죠. 


◆ 황교익> 그래서 서해안에 대한 오염. 


◇ 정관용> 바닷물 자체가 더러워지고. 


◆ 황교익> 그렇습니다. 오염돼 있고요. 그리고 염전은 우리는 보는 지역이 소금이 결정되는 지역만 보는데 그 뒷면에는 그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의 바닷물을 증발시키기 위한 염전이 따로 존재를 합니다. 그걸 보통 증발지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증발지에 칠면초라든지 함초 같은 그런 염생식물들이 자랍니다. 


◇ 정관용> 소금물을 먹고 자라는 식물들이 또 있어요? 


◆ 황교익> 네, 그렇습니다. 그 염생식물들이 자라면 증발속도가 늦어지니까 그것을 다 베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베는 작업들, 로타리를 치는 작업들이 힘드니까 그걸 없애기 위해서 농약을 치고 했죠. 


◇ 정관용> 제초제 같은 것? 


◆ 황교익>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게 70년대 불쑥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천일염을 계속해서 식용해야 되는가 하는 갈등이 생기고요. 그때 당시에 벌써 정부에서는 천일염전을 없애야 되겠다 하는 결정들을 내리죠. 


◇ 정관용> 그래서 없어졌어요? 


◆ 황교익> 그 대안으로 보통 생각을 했던 게 일본에 가서 그러면 어떤 소금을 먹는지 확인들을 하고 만든 게 정제염이라는 설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제염 설비가 국가에서 주도를 한 면이 있어요. 


◇ 정관용> 그래서 70년대 이후에 천일염이 위생에 문제가 있다. 제초제가 섞여서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 이걸 없애자. 그래서 일본에서 다시 들여온 게 정제염, 


◆ 황교익>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때부터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하네요? 


◆ 황교익> 제재염과 정제염으로 시장이 조금씩 넓혀지기 시작을 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천일염은 사라져가고 그 염전에 대한 폐염전 정책을 쓰고 염전을 없애면 보상을 해 주고 그런 방식으로 염전을 없애나갔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천일염이 세계명품이 될 수 있다, 좋은 소금이다, 우리의 전통 소금이다, 자연에서 얻은 소금이다라는 이름을 가지고 육성정책으로 방향을 바꾸죠. 


◇ 정관용> 그러면 70년대 이후 이명박 정권 들어서기 전까지는 천일염 염전이 점점 줄어들었습니까? 


◆ 황교익> 계속 줄었죠. 


◇ 정관용> 거의 없어졌어요? 


◆ 황교익> 신안의 일부 지역들, 다른 설비를 할 수 없는 그냥 갯벌로 돌리는 그런 방식 아니면 활용도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냥 유지를 하고 있었죠. 


◇ 정관용> 그런데 일부 인터넷검색 같은 거 해 보면 미네랄이 풍부해서 건강에 좋다고 아까 말씀하셨고. 또 하나 예를 들면 세계적으로 명품으로 소문난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 낫다, 이런 얘기가 나와요. 그러면 게랑드 소금은 뭐고 우리 건 또 뭐고요? 


◆ 황교익> 게랑드 소금을 우리는 많이 비유를 해요. 프랑스의 게랑드 염전지역은 한 1000년 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에서도 그 천일염에 대한 위생문제가 있으니까 이걸 없애려고 했죠. 그런데 문화 인사들이 '이건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보존을 해야 한다' 그건 맞습니다. 1000년 정도이면 인류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것을 유지하면서 문화상품으로 만들어요. 위생관리며 이런 것을 철저하게 하고요. 그렇게 만드는데 프랑스 사회에서 게랑드 소금을 많이 먹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일부입니다. 


◇ 정관용> 생산량이 얼마 안 되나 보군요. 


◆ 황교익> 그렇죠. 관광상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황교익> 거기서는 보통 우리의 천일염 생산방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바닥에 장판 같은 거 깔려 있지 않고요. 소금이 위에서 꽃소금이라는 말로 흔히 쓰는데 바닷물을 가둬놓고 있으면 그 위에 소금 결정이 처음에는 뜨거든요. 


◇ 정관용> 피어나온다고 그러죠? 


◆ 황교익> 그렇죠. 꽃이 핀다고 얘기를 하죠. 그것을 일일이 다 걷습니다.


◇ 정관용> 거둬내서. 


◆ 황교익> 그것으로 보통 가장 비싼 게랑드 소금으로 팔죠. 굉장히 비쌉니다. 그리고 바닥에 깔리는 소금들은 좀 싸게 팔기도 합니다. 문화상품이지 그것을 일상 소금으로 그렇게 쓰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간단히 말해서 천일염을 생산단가를 좀 맞추어서 일반적인 소비로 하게끔 하려면 아무래도 위생문제, 이런 등등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 황교익>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게랑드 소금은 그런 문제를 없애고 대신에 비싸게 일종의 문화적 상품으로만 쓰이는 것이다? 


◆ 황교익>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천일염이 문화상품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겠죠.


◇ 정관용> 비싸게? 


◆ 황교익> 그러려고 하면 최소한의 위생기준은 갖춰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천일염들이 위생에 안전한가에 대한 걱정들이 있죠. 밑에 비닐장판이 깔려있다는 것으로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이 있죠. 비닐장판에 환경호르몬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환경이 굉장히 가혹합니다. 염판 위에 올라서면 한 10분도 못 서 있습니다. 


◇ 정관용> 뜨겁죠. 


◆ 황교익> 굉장히 뜨거운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장판들이 찌그러지고 깨지고 구멍이 난 데가 듬성듬성 보이고. 그러면 그 깨지고 뜯어진 비닐장판들은 어디로 갔는가 한번 생각해볼 수가 있겠죠.


◇ 정관용> 그냥 바다에 버리겠죠. 


◆ 황교익> 소금 긁을 때 같이 들어갈 수도 있겠죠. 


◇ 정관용> 아, 그래요? 


◆ 황교익> 그리고 바닷물을 가지고 오는 게 표층의 바닷물을 끌고 오거든요. 깊숙한 데서 깨끗한 바닷물을 끌고 오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 여러 가지 부유물들이 같이 들어가 있습니다. 보통 개흙이 그 안에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황교익> 그러면 그 천일염을 녹이면 그 바닥에 개흙들이 이렇게 깔립니다. 집에 가지고 있는 천일염 툭툭 털어서 바닥이 하얀 그릇에 담아서 한번 보십시오. 하룻밤 두고 보면 바닥에...


◇ 정관용> 흙이 깔려요? 


◆ 황교익> 개흙이 깔립니다. 그걸 우리나라 식품관련법에 천일염에 대한 기준에 사분이라든지 불용분에 대한 허용기준을 만들어놨습니다. 사분이나 불용분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그냥 개흙입니다. 


◇ 정관용> 모래 성분 이런 거죠? 


◆ 황교익> 그 개흙에 대해서 허용을 해놓는 게 다른 음식으로 쉽게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밀가루라든지 설탕에 그런 것을 허용합니까? 


◇ 정관용> 안 하죠. 


◆ 황교익> 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리고 세균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는 소금은 살균작용도 하니까 세균이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세균이 있습니다. 포도상구균이라든지 대장균이라든지 이런 게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소금, 식용소금에 대해서는 세균에 대한 기준이 있습니다. 일정한 세균 이상이 발견이 되면 식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죠.


◇ 정관용> 우리는 그 기준 없어요? 


◆ 황교익> 없습니다. 


◇ 정관용> 대만에는 최근 왜 갔다 오셨어요? 


◆ 황교익> 우리나라의 천일염 제조방식이 일본 기술자에게서 만들어졌지만 일본에는 없더라고요. 


◇ 정관용> 지금은 안 해요? 


◆ 황교익> 애초에 없었대요. 


◇ 정관용> 그럼요? 


◆ 황교익> 저도 일본에 있을 줄 알았죠.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걸 안 만들었어요.


◇ 정관용> 애초에? 


◆ 황교익> 그래서 이 방법은 어디에서 왔지? 그랬더니 대만에서 왔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요? 


◆ 황교익> 대만과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였죠. 그래서 대만, 일본에서 일본인들이 대만에 가서 그 제조방법을 보고 그대로 이식을 한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정작 일본에서는 이거 문제 있으니 안 했다? 


◆ 황교익> 제가 보기에는 일본에서도 충분히 천일염을 만들 수 있는 갯벌지역이 있었는데 안 했던 이유가 자연을 망치기 때문에 안 했지 않았을까. 우리는 청정갯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그거는 청정갯벌을 망치는 방법이거든요. 


◇ 정관용> 갯벌 흙 자체가 변해요? 


◆ 황교익> 일단 다져야 돼요. 


◇ 정관용> 그렇군요. 


◆ 황교익> 롤러로 다집니다. 테니스장에 보면 롤러 있죠? 그거 가지고 바닥을 다집니다. 그리고 그 위에 비닐장판을 깔죠. 그러면 갯벌이 죽습니다. 


◇ 정관용>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만은 아직도 하던가요?


◆ 황교익> 대만도 버렸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황교익> 대만은 굉장히 오래됐어요. 1824년에 처음으로 그런 천일염전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2001년에 전체 다 폐지합니다. 일부 한 3, 4곳 정도 남아 있는데 그거는 문화관광상품으로.


◇ 정관용> 프랑스랑 비슷하네요. 


◆ 황교익> 한 300년 정도 넘어간 역사를 지니고 있으니까 체험을 한다든지 만들어서 관광상품으로 파는 그 정도로 유지를 하고 있지 버렸습니다. 그리고 대만에 가서 제가 관련자들하고 인터뷰하면서 놀랐던 게 천일염을 옛날에도 그 자체로 식용을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정관용> 어떻게 했대요, 그러면? 


◆ 황교익> 최소한 씻었다. 깨끗한 바닷물을 가지고 한 번 씻고 난 다음에 식용으로 썼지 그 천일염 그 자체... 


◇ 정관용> 씻으면 녹을 텐데? 


◆ 황교익> 일정한 염도의 바닷물에서는 그렇게 잘 녹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황교익> 대만의 바다는 태평양 바로 앞이기 때문에 바닷물 참 깨끗하거든요.


◇ 정관용> 충격적인데요. 그러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천일염을 하는 나라는 어디어디예요? 프랑스, 문화상품으로 하는 데. 


◆ 황교익> 이탈리아에도 일부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는 데가. 


◇ 정관용> 거기도 문화상품 비슷하게? 


◆ 황교익> 그렇죠. 굉장히 고가의. 


◇ 정관용> 일반 사용용도의 천일염을 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어요?


◆ 황교익> 호주에 가면 있죠. 그리고 중국에도 일부 있고요. 그런데 제조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아주 건조한 지역,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지역에. 


◇ 정관용> 사막 가까운 이런 데. 


◆ 황교익> 그렇습니다. 그런 데 맑은 바닷물을 퍼다가 계속해서 뿌리죠.


◇ 정관용> 장판 안 깔고? 


◆ 황교익> 그렇습니다. 그러면 뭐 두툼하게 이루어진 소금청을 불도저로 확 밀어서 생산을 합니다. 전 세계에서 호주산 천일염을 가장 많이 쓸 겁니다. 그건 원염이라고 그러고요. 그 원염을 다시 녹여서, 각국에서 수입하고 난 다음에 식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녹여서 다시 재결정을 합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도 그걸 수입해요? 


◆ 황교익> 우리나라도 수입을 합니다. 


◇ 정관용> 그래서 정제소금을 만들어요? 


◆ 황교익> 간장 만드는 그런 회사라든지 이런 데서 천일염 마케팅이 워낙 유행이니까 천일염을 쓰면 좋은 것이다라고 소비자들이 생각을 하니까 포장지에 천일염이라고 쓰기 위해서 호주산 천일염을 사오죠. 왜 국내산 천일염을 안 쓰느냐? 이렇게 물어보면 너무 더럽다고 얘기를 해요.


◇ 정관용> 간장공장 사람들이? 


◆ 황교익> 그렇습니다. 그래서 호주산 천일염을 사 와서 그것도 그냥 쓰지 않고요. 녹이고 난 다음에 이물질 다 제거하고 씁니다. 


◇ 정관용> 그 업계 분들은 다 안다는 것 아니에요? 천일염 이거 더러워서 못 먹는다, 이렇게?


◆ 황교익> 다 압니다. 식품 가공하는 분들 다 압니다. 


◇ 정관용> 다 아는데 그걸 일종의 엄청난 영양상품인 것처럼 해서 시중에서 판단 말이에요?


◆ 황교익> 정부에서 천일염에 관련되는 천일염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정책을 마련을 했고 그 관련법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천일염에 대해서 홍보를 해 주고 있는 셈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냥 뒤따라가고 있는 거죠. 그러면 적어도 손해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 정관용> 아니, 정부는 천일염 육성법 같은 걸 만들면서 천일염의 위생기준, 이런 건 안 만들었어요? 


◆ 황교익> 제가 보기에는 날림으로 한 것 같아요. 


◇ 정관용> 아까 세균 이런 것에 대한 기준도 없다고 하셨잖아요?


◆ 황교익> 그렇죠. 적어도 일본이나 대만이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지역들에 가서 현장을 확인을 하고 거기서는 어떻게 위생기준을 두고 있는가에 대한 조사가 있었다고 그러면 이런 일은 하지 않았겠죠. 


◇ 정관용> 너무 놀라워서 제가 말을 못 이어가겠는데요. 온갖 상식들이 다 깨지고 있습니다.


◆ 황교익> 저도 많이 놀랐어요. 저도 옛날에 써놓은 천일염에 관련되는 글을 보면 한국의 천일염이 좋은 소금이다라고 저도 썼어요. 정부에서 이야기를 하니까 당연히 믿지 않겠어요?


◇ 정관용> 본인도 그렇게 쓰셨다? 


◆ 황교익> 그렇죠. 


◇ 정관용> 고해성사하시는 거네? 


◆ 황교익> 저는 그게 더 화가 나는 거죠. 


◇ 정관용> 나를 속였다? 


◆ 황교익> 그렇죠. 나까지 속일 정도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금방 속지 않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 황교익> 적어도 음식에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찾고 그거를 이해를 하고 넘기는 사람인데 저까지 속이다니 하는 그런 화가 좀 있죠. 


◇ 정관용> 저도 제가 황교익 씨를 무조건 믿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식품가공업에 있는 분들은 누구나 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오늘 이 방송 나가고 금방 아마 크로스 체킹, 확인이 될 겁니다. 지금 천일염 생산하시는 농가라고 불러야 돼요? 어민들? 


◆ 황교익> 보통 어가라고 하죠. 


◇ 정관용> 그분들은 몇 명 정도 됩니까? 


◆ 황교익> 한 2천 어가 정도 됩니다. 


◇ 정관용> 그분들한테는 직격타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 황교익> 2천 어가 대부분 영세하기는 해요. 그리고 소작이 많습니다. 보통 염전 주인은 따로 있고요. 


◇ 정관용> 남의 땅에서. 


◆ 황교익> 보통 50대 50으로 도지를 주면서 운영을 하는데 안타까운 건 있죠. 그런데 오천만 국민들의 위생을 생각한다고 하면 2천 어가는 보상을 하면서 체계적으로 없애나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마지막 질문인데 그 수없이 많은 식품가공업계의 많은 분들, 지금까지 다 알고 있는데 왜 아무도 얘기 안 했어요? 


◆ 황교익> 정부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딴죽을 걸면서 굳이 맞서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거죠.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화가 나 있어요. 소금은 매 끼니마다 먹는 가장 중요한 거잖아요.


◇ 정관용> 기본이죠, 기본. 


◆ 황교익> 최소한 위생 기준은 지키는 소금들을 먹게끔 그렇게 이야기를 해야 되겠죠.


◇ 정관용> 이거는 전문가들 또 관련 업계가 참 반성하고 나설 대목이 있다는 말씀이시고 정부가 결국은 제도를 다시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 얘기네요.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의 중요한 문제제기의 말씀 들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황교익>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시사자키 오늘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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