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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창구장군묘

7월 28일 환인현 답사 (2)

김용만 2018년 6월 22일 오전 11:36 11


제가 최근 이리 저리 얽힌 일로 처리해야 할 것이 많아서,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제 부터 꾸준히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7월 28일~29일 환인현 답사


첫날 답사 일정의 핵심은 백암성입니다. 백암성 답사 도중 만약 남문일대 답사가 허락된다면, 답사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본계시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환인현에 도착하는 시간이 매우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환인현 도착 예상 시간은 5시 반~6시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도로 사정이 많이 좋아졌기에 고검지산성을 답사하려고 했으나, 여행사와 통화도 해보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고검지 산성은 답사는 시간상 무리라서, 환인현에 위치한 미창구장군묘를 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교통상황이나, 기타 이유로 해서 시간이 너무 늦어지면 유동적으로 답사 일정을 조정하겠습니다.


미창구장군묘(미창구고분) 위성지도


미창구장군묘는 환인지역에 있는 유일한 벽화무덤입니다. 외형은 대형 석실봉토분입니다. 1998년 고구려연구회 답사팀을 따라서 처음 미창구장군묘에 갔을 때는 길도 나빠서, 버스로 가지 못하고 농사용 트럭에 타고 무덤까지 갔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무덤은 밑변 둘레 150m, 높이 8m나 되는 대형 석실봉토분입니다. 현지에서는 미창구장군묘라고 부르지만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논란이 많습니다. 고구려 시조 추모왕, 197년에 죽은 산상왕의 형인 발기 등이 무덤 주인공으로 꼽히지만, 연대가 맞지 않습니다.


미창구 장군묘


무덤 내부는 이음길과 2개의 곁방, 널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널방에는 2개의 돌관대가 있어 부부가 함께 묻힌 무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천장은 사방 고임 구조이고, 널방 4벽 위쪽에 20군데에 걸쳐 못구멍이 뚫렸고, 동벽에 2개 구멍에 구리로 만든 못의 일부가 남아있습니다. 만장(輓章- 죽은 이를 슬퍼하기 위해 지은 글이나, 그림) 같은 것을 걸기 위한 용도로 여겨집니다. 무덤은 이미 도굴되어 시신은 물론 부장품도 남은 것이 없습니다. 다만 벽면에 벽화가 남아있습니다.


벽화의 주제는 연꽃으로, 네 벽과 들보, 천정부, 무덤방문에 이르기까지 연꽃으로 장식했습니다. 연꽃 아래 검은선으로 구부러진 왕자형 꽃받침이 있고, 널방 벽과 천정의 경계 지점인 들보에는 검은색으로 무엇인가를 그렸는데, 이를 용(龍)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곁방은 모두 왕자(王字)로만 벽 전체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벽화 내용은 대체로 5세기 후반에 유행하는 것이고, 무덤의 구조도 대개 5세기에 유행하던 것입니다. 따라서 미창구장군묘의 주인공은 5세기경 환인지역에서 살았던 고구려 힘센 귀족의 무덤 정도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기록에 남은 인물 가운데는 적합한 인물이 없습니다. 미창구 무덤의 내부 구조와 벽화는 오녀산성 박물관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미창구 장군묘 내부 (본계박물관 모형)


이 무덤 곁에는 용산이라고 부르는 산이 있습니다. 용산(龍山)은 고구려 시조 추모왕의 장사를 지낸 곳이라고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명왕편』에는 추모왕이 하늘에 올라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왕이 남긴 옥채찍을 대신 용산에 장사했다고 합니다. 반면 『광태토태왕릉비문』에는 추모왕이 왕이 홀본 동쪽에서 용의 머리에 올라타고, 하늘로 승천하였다고 합니다. 기록에 등장하는 용산으로 보기에는 방향으로 볼 때 적합하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거대한 고구려 귀족의 무덤이 있었던 곳을 방문해 보면, 환인지역이 과거 어떤 곳이었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미창구(米倉溝)는 지명에서 보듯 우리 조상들이 건너가서 쌀농사를 짓고 개척했던 곳입니다. 근대 이후 만주일대에서 가장 먼저 쌀농사가 시작된 곳은 혼강 유역인 통화시 상전자 지역이라고 합니다. 1870년대부터 쌀농사가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조선 사람들이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미창구 지역은 20세기 초 독립지사들이 활동하던 거점들 가운데 하나였고, 지금도 상당수 동포들이 벼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가급적 이곳을 답사하도록 하겠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환인시내에서 식사를 한 후, 압록강의 한 지류인 혼강(渾江-비류수) 변에 위치한 호텔에서 숙박을 합니다. 호텔 옆에는 상가가 많지 않지만, 꼬치구이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호텔 옆에 있습니다. 여름밤에 강변을 산책하는 것은 권해드릴만 합니다.


식사 문제 : 중국 답사를 할 때 혹시 우리나라 반찬을 가져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개인마다 식성이 다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현지 식사는 우리 입맛에 가급적 맞는 식당을 채택하기 때문에, 특별히 식사에 어려움은 없으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튜브에 넣은 고추장 정도를 가져오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한데, 저와 함께 답사하셨던 분들을 살펴보면 고추장, 김 등 반찬을 가져오시는 분은 열분 중에 2~3분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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