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80905063007898#none


"최저! 참사!"..경제심리 위축시키는 네거티브 보도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2018.09.05. 06:30 수정 2018.09.05. 09:15 


[소프트 랜딩]경제지표 냉철한 분석 보다 '몇 개월 최저치' 수치만 부각시켜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30일 '2018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하며 9월 전망 BSI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4.3으로 전월 대비 1.2p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언론은 경제심리가 좋아졌다는 지표는 다루지 않고, 소비자심리지수(CSI)만을 꼭집어내서 17개월만에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며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경제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만을 부각시켰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99.2포인트를 기록한 소비자심리지수(CSI)를 역추적해 기준치 100을 하회했던 지난 2017년 초 탄핵 정국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소비 참사’라는 선정적인 논평까지 내놓았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표를 보는 입장에 따라 해석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8월에 기록한 99.2포인트도 보기에 따라서는 기준치인 100포인트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통계청이 내놓은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5%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다. 소비심리가 일부 위축된 부분이 있다 해도 통계수치로 본다면 '소비 참사'라는 말은 사실과 다른 과장된 표현인 셈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9월 BSI 전망치는 92.2포인트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기업심리가 지난달 보다 소폭이나마 개선됐으며, 9월말 추석 특수의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


하지만 한경연은 9월 BSI 전망치는 추석 특수를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이 아니며, 8월 실적치는 무려 40개월간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고 있다며 온통 부정적인 평가만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추석이 낀 시기의 BSI 전망치를 비교하며 가장 낮은 수치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았던 작년의 경우에도 BSI 전망치는 한번도 100을 상회한 적이 없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6개월간 100을 초과한 경우는 단 2번 뿐이었고, 2015년과 2016년엔 각각 1번 100을 초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이미 3월과 5월 2차례나 기준치인 100을 초과했다. 이렇게 본다면 올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과거에 비해 크게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지난달에 비해 BSI 실적치와 전망치 모두 반등했으니 소폭이나마 기업경기 개선의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음에도 오로지 역대 최저치라는 점만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체감지수인 탓에 100이라는 기준치를 넘는 것이 쉽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경기를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따라서 이를 바라보는 언론은 BSI를 신중히 해석해야 함에도, 기업경기가 10년래 최악이며 인건비 상승의 영향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 경제관련 기사를 보면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몇 개월만에 최저치', '금융위기 이후 얼마만에 최악' 등의 제목이 달린 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경제지표를 교묘하게 왜곡 보도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제는 흔히 말하는 대로 심리다. 현재의 한국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려 한다면 한없이 부정적이고, 또 긍정적으로 본다면 또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부정적 언론보도만이 연일 신문, 방송, 포털을 도배하고 있으니 소비자며 기업까지 경제심리가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정확한 데이터에 기초해 면밀하고 냉철하게 인과관계를 분석하기 앞서 네거티브 프레임에 갇혀 그저 몇 개월 혹은 몇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지만을 부각하는 데 바쁜 언론 보도 행태가 가뜩이나 불안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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