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864608.html


샌프란시스코가 ‘결연 파기’ 오사카에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등록 :2018-10-05 13:30 수정 :2018-10-05 15:47


오사카시, 위안부 기림비 철거 안 하자 자매결연 파기

샌프란시스코 시장 “기림비는 성노예화 고통의 상징”

“시장 한 명이 시민 간 유대 끊을 수도 없어” 일침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작품명으로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작가 스티븐 와이트 페이스북 갈무리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작품명으로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작가 스티븐 와이트 페이스북 갈무리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는 성노예화와 인신매매의 고통을 강요당해왔으며 지금도 강요당하는 모든 여성들의 상징이다.”


일본 오사카시가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설치에 반발해 자매결연을 파기하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시장이 4일(현지시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성명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은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 위안부 기림비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교훈과 사실을 일깨운다”고 밝혔다. 브리드 시장은 “시장 한 명이 60년 이상 계속돼온 두 도시 시민들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보기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오사카의 자매 도시 관계는 두 도시 시민들 사이의 유대를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두 위대한 도시를 잇는 유대를 앞으로 강화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


앞서 지난 2일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시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시내 세인트 메리 스퀘어 공원에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된 것에 항의하며 1957년부터 이어져온 양 도시의 자매결연을 파기한다고 통지했다. 요시무라 시장은 공개 서한에서 “(위안부 피해 실태는) 역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위안부 숫자, 옛 일본군의 관여 정도, 피해 규모 등이 불명확하다. 부정확하고 일방적인 주장을 역사적 사실로 (기림비에) 적어놨다”며 “이는 역사를 직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일본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 군대가 ‘위안부’로 불린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수십 만명 소녀와 여성을 성적으로 노예화해 고통을 줬다는 증언이 있다”는 글이 적혀있다. 오사카시는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다른 나라 군대도 문제가 있었다’며 ‘물타기’까지 시도했다. “전쟁 때 성 문제는 옛 일본군만의 문제는 아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과 영국군, 프랑스군, 옛 소련군 등에서도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 시민단체인 위안부정의연대는 기림비를 시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설치했다. 기림비는 한국, 중국, 필리핀 소녀가 서로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이를 한국 거주 위안부 피해자들 중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실명으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가 바라보는 형상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지난해 11월 기림비 기증을 받아들였고, 에드윈 리 전 시장이 이를 최종 승인했다. 오사카시는 그때부터 자매결연 파기 방침을 거론하며 맹반발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샌프란시스코 시장에게 기림비 기증을 받지 말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사카시는 지난해 12월 리 전 시장이 갑자기 별세하자 신임 시장을 상대로 철거 로비에 나섰다.


오사카시는 로비가 효과가 없자 결국 자매결연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샌프란시스코시의 성명에 대해 요시무라 오사카 시장은 5일 “행정적 관계는 끝나지만 민간 차원에서 교류는 계속해도 좋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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