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worldkorean.net/news/articleView.html?idxno=32867 
* 원문에 있는 단체사진은 생략했습니다.


[탐방기] 중국 요녕성 개주시 동양 최대 지석묘, 연통산산성을 찾아

홍찬수 영구한인회 부회장 승인 2018.10.27 05:52 


영구한국인(상)회(회장 신현돈)가 연중으로 진행하는 청소년 교민 역사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먼 길을 떠나는 날이면 늘 그랬듯이 새벽부터 밤잠을 설치며 하늘을 쳐다보며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다행히 답사를 떠나는 날 날씨는 더없이 맑고 푸르렀다. 하늘은 높고 길가의 가로수는 수줍은 듯 노랗고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를 반기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첫 번째로 찾아가는 곳은 선사유적지로 연대가 추정 기원전 3,500년 전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지석묘(고인돌)이다. 선사시대 고인돌은 지배자 혹은 권력자의 무덤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이번 역사탐방을 준비하면서 선사시대 공부를 하다 보니 한반도에서 발견된 고인돌이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고인돌의 40%가 한반도에 있다고 한다. 전남 화순 고창 강화도의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고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반도 전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크고 작은 고인돌의 수만 30,000여 기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고인들이 군락을 이루는 것을 보면 고인돌은 반드시 지배자의 무덤으로만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요녕성 개주시 석붕산에 위치한 지석묘를 찾아갔다. 작은 시골마을 사과 농장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 지석묘는 KBS, EBS 역사 다큐프로그램에 나오는 지석묘로 동양에서 발견된 지석묘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지석묘는 탁자식으로 규모가 크고 3면에 화강암 벽을 동 남쪽 방향으로 세우고 커다란 상판을 덮어 놓았다. 지석묘 천정에는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새 모양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으며 상판을 받치고 있는 받침돌 벽에 물을 부으니 알 수 없는 내용의 글씨가 신비스럽게 나타났다.


중국인들은 이곳 지석묘 안에 도교를 상징하는 불상과 과일 등을 준비한 제수 상을 차려놓고 앞쪽에 커다란 향로에 향은 피우고 참배를 한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지석묘에 관하여 여러 가지로 추정을 하는데 묘지용으로 또는 제천의식을 하는 제사장소 혹은 종교행사를 하는 장소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고인돌은 인류역사상 오래되고 위대한 유물로서 이것에 담긴 의미는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일 것이다.


지석묘를 보면서 단군왕검과 고조선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았다. 단군왕검께서 제단을 쌓았다는 강화도의 참성단과 이곳 지석묘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고조선의 강역을 보면 이곳 만주지역은 고조선의 영역이었고 출토된 유물도 한반도에서 발굴되는 것과 시기적으로 다를 수 있지만 같은 종류의 유물들이다.


지난 2017년 역사탐방을 갔을 때 요녕성 료양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신석기 청동기유물을 보고 왔다. 그 후 서울 중앙박물관에 가서 선사유물관에 전시되었던 유물들은 보았다. 비파형 청동검과 청동거울 토기 등의 유물들은 거의 같아 보였다.


이번 답사에 참가한 주말한글학교 학부모님들이 중국에서 공부를 한 조선족 교포들이 있어 단군과 고조선 역사에 관련하여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단지 지석묘에 관한 시대적 배경과 출토된 유물정도 설명을 하고 다음 답사지인 고구려 산성 유적지인 연통산성으로 향했다. 연통산성에는 선양총영사관에서 함께 답사하기 위하여 최은정 영사님과 안수현 연구원께서 새벽에 심양을 출발하여 산성입구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연통산성은 중국 요녕성 개주시 서둔진에 위치한 연통산에 위치해있다. 연통산성은 해발 250m지점에 축성되어 있으며 굴뚝처럼 우뚝 솟은 높은 바위산을 등지고 산성을 축성했다. 산성답사는 산 아래 태화사(절)부터 시작이다. 산 아래에서 보이는 산성은 붉게 물든 가을 단풍사이로 아름답고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막상 산성을 찾아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쳐서 움직이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 거리는 짧지만 급격한 경사로 산성에 오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통산성은 외성과 내성으로 이중구조의 산성이다. 연통산성에는 2개의 석문이 있는데 특히 남쪽 내성에 축성된 석문이 있는데 이곳을 통과해야 반드시 산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작은 돌로 축대를 쌓아 그 위에 커다란 3개의 돌을 올려놓아 상판을 덮었는데 1500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하게 남아 었었다.


이 석문을 통과하면 목적지인 산성 터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힘들게 올라왔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하다. 붉은 옷으로 단장한 단풍 사이로 보이는 발해만을 바라보며 1400년 전 벌어진 고당전쟁을 상상해 보았다. 645년 당태종 이세민은 50만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요하의 늪을 건너 고구려로 쳐들어왔다. 당시 3대전투(신성, 안시성, 건안성)로 꼽히는 건안성 전투의 현장이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발해만으로 흐르는 대청하를 끼고 건안산성, 학양사산성, 연통산성, 성자구산성, 분영산성, 적산산성 등 대형 산성들이 이 곳에 위치해있다. 그중 연통산성은 발해만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곳이다. 연통산성은 이름과 같이 굴뚝이란 용어이다 따라서 전투 목적이외에도 해안 경계를 하며 주변산성에 적의 침입을 알리는 곳, 즉 봉화를 피웠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이곳에는 바위에 홈을 파놓은 주축돌이 있어 건물을 지었던 흔적과 기와 조각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연통산성의 백미는 서쪽에 축성된 또 하나의 석문이다. 이 석문은 서쪽에 올라오는 길목에 위치해있는데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석문을 받치고 있는 축대는 곡을 살려 둥글게 축성을 했는데 어떻게 이처럼 튼튼하고 예술적으로 축대를 쌓았을까?


당시에도 설계도는 있었을 것이다. 끝없는 낭떠러지 위에 돌을 일정하게 절석하여 한단 한단 쌓은 것이 1500여 년이 흐른 현재에도 보존상태가 5~6m 높이로 남아있었다. 이 곳에서 커다란 기와 조각을 발견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함께 하신 최은정 영사님께 역사탐방 기념으로 드렸다.


힘들게 산성에 오르니 다들 치치고 힘은 들었지만 표정만은 다들 행복해 보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각자 메고 온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서 먹는 재미는 역사탐방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 일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주말한글학교 학생들의 사생대회가 시작되었고 산성에서는 지구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백암산성 답사에서 시작된 통일기원 산성 음악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 음악회는 우리 한인회 회원과 주말한글학교 학생들이 시를 발표하고 노래를 부르며 분단된 대한민국의 통일을 기원하고 역사탐방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에서 준비를 하였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시작한 음악회라서 준비가 부족했지만 이번 산성에서 실시한 음악회에서 단체로 ‘홀로아리랑’을 부를 때 코끝이 찡하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도 했다. 이번 역사탐방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지역에 한국인 학생들과 교민들과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며 선조들의 발자취를 통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뜻에서 출발한 역사탐방이 이제는 다문화가정의 학생들과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참석을 하여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나름 보람된 행사이고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답사를 마무리하며 벌써부터 2019년 답사는 어디로 가야하나 생각을 하면서 하산을 했다 개인적으로 몇 번 왔던 길이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길이 가파르다고 생각되었다. 함께 하신 분들이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가는 모습 때문일까? 아니면 요동평원 평지에서만 생활을 하여 조그마한 언덕만 만나도 숨이 차서일까?


힘들게 내려와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영사관 차량이 아직 빠져나오지 않았는데 누군가 커다란 바윗돌을 덤프 차량에 싣고 와서 도로에 내려놓아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아직 산에서 내려오지 않은 차량이 여러 대 남아 있었는데 확인도 안하고 돌을 내려놓고 가버린 것이다 . 답답한 마음에 일행들을 소매를 걷어붙이고 돌을 치우기 시작했다. 마치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했던 것처럼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으로 영구한국인회는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뤄냈다.


역사탐방을 마무리하며 우리가 역사를 볼 때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역사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태어나서 중국식으로 역사를 배웠다면 중국식의 관점으로 보았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재일동포들은 일본의 입장으로 한국역사를 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해본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있어 3국은 항상 보이지 않는 역사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동북3성 만주에 분포되어 있는 우리의 역사를 찾아서 영구한국인(상)회는 오늘도 한 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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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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