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4900.html?_fr=mt2


“노 재팬 아닌, 노 아베” 평화운동으로 발전하는 ‘한-일 경제전쟁’

등록 :2019-08-07 17:21 수정 :2019-08-07 17:30


한일 대학생들 ‘피스 챌린지 캠페인’ 제안

아시아 평화 운동으로 확산 조짐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앞에서 대학생들이 ‘피스 챌린지’(Peace Challenge) 캠페인을 제안하고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앞에서 대학생들이 ‘피스 챌린지’(Peace Challenge) 캠페인을 제안하고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피스, 노 아베!(PEACE, NO 아베!)’


7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앞. 10여명의 시민들이 하나씩 든 손팻말을 합치자 이같은 문장이 완성됐다. 손팻말을 든 사람들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대학생들이다. 두 나라의 대학생들은 이날 뜻을 합쳐 ‘피스 챌린지’(Peace Challenge) 캠페인을 제안했다. 손솔 민중당 인권위원장은 “일본 시민들도 아베 정권을 규탄하고 있고, 소녀상 전시 폐쇄에 관해서도 항의 행동이 국제사회로 넓어지고 있다”며 “한-일 시민들이 싸우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부추기고 동북아를 전쟁으로 몰아넣는 아베를 규탄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피스 챌린지’는 본인의 손글씨로 ‘피스 챌린지’라고 적어서 에스엔에스(SNS)에 올리고 아시아 평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실 것을 요청하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2월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 왔다는 일본인 아카리도 참여했다. 아카리는 “현재 일본 정부는 과거의 가해 사실을 숨기고 없는 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 전쟁 범죄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아베 정권을 규탄하려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아카리는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에서 불매운동이 혐오를 바탕으로 반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며 “이번 챌린지를 통해 (한국의 불매운동이) 혐오나 반일 운동이라는 인식을 깨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처로 한-일 간 ‘경제전쟁’이 이어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차츰 무조건적인 ‘노 재팬’(일본 반대)을 경계하고 ‘노 아베’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초반 과잉됐던 ‘극일’ 분위기가 차츰 가라앉으면서 자정 작용을 거친 시민들이 관 주도 ‘반일’ 마케팅에 제동을 걸면서 일본 시민들을 연대의 동반자로 삼고, 나아가 아시아 평화 운동으로 이어가자는 제안까지 하고 있다.


이날 ‘피스 챌린지’ 행사에서 만난 이태희 평화나비 활동가는 “지난겨울 베트남 평화기행을 다녀왔는데,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등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목격했다”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와 베트남 피해 생존자는 같은 걸 외치고 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아베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짓밟으면서 피해 생존자들의 마음에 난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외 예술인과 여성주의 운동가들이 직접 소녀상이 되는 퍼포먼스를 통해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주최 쪽의 ‘표현의 부자유, 그 후’ 기획전 중단 조처에 항의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위터에서는 “이런 것이 바로 연대”(@groun****), “정당성을 갖추면 이렇듯 제3자들의 자발적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다”(@Sylph****) 등의 반응이 나왔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영아 간사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불매운동을 반일감정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과 아베 정권과 일본 시민은 구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성숙한 판단이 (이번 사건에) 포함되어 있다”며 “애국주의, 반일감정을 이용해 극단적인 언행을 하는 정치인들에 견주면 시민들이 훨씬 현 시국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시민들의 자발적 운동인 불매운동을 국가가 개입해 시민들을 동원하는 형태로 만들려고 하자 시민들이 이에 저항했던 것”이라며 “시민들의 불매운동은 일본 기업을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진 김민제 기자 yjlee@hani.co.kr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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