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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죽산보 주변 ‘겨울가뭄에 웬 물난리’
등록 : 2012.02.01 05:16수정 : 2012.02.01 15:33

4대강 사업 뒤 관리수위 맞추려 배수문 높여 
나주시에서 온 물 역류…과수원 등 침수 피해 
시, 펌프설치 요구에 시행사 “수문공사와 무관”

“과수원 밭고랑에는 아예 물이 잠겨 있어요. 물이 잠겼다가 빠지고, 빠졌다가 또 잠기고….”

전남 나주시 토계동에서 9900㎡(3000평)의 밭에 오갈피나무를 심어 놓았던 이서충(59)씨는 31일 “지난해 11월부터 배수장 물이 역류해 밭으로 흘러들어오고 빠지기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인근 배나무 밭(1811㎡) 주인 한상호(54)씨도 “겨울 가뭄인데도, 과수원 땅을 삽으로 파면 물이 고여 있다”며 “7명의 농경지 2만6446㎡(8000평)에서 이런 피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대기 온도가 높아지면 유실수들이 과다수분 섭취로 잎이 떨어져 고사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한숨지었다. 

4대강 공사 영산강 사업 구간에서 배수장 물이 역류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나주시는 이날 “토계동 1만3200㎡(4000평)의 과수원에서 침수 또는 침수 조짐을 보이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는 영산강 사업 4공구(영산포 앞 다리~나주대교 6.72㎞) 공사를 하면서 토계동 인근 송월배수장 수문이 높아진 것과 이번 피해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시행사는 지난해 11월 송월배수장에서 9㎞ 아래에 있는 죽산보의 관리수위(보에 물을 가둔 수위, 3.5m)에 맞추려고 배수장 수문을 기존 2m에서 3.5m로 높였다. 

박송기 시 재해대책팀장은 “죽산보 건설 이후 강물이 농경지로 역류하지 않도록 배수장 수문도 함께 높였다”며 “그런데 배수장 수문이 높아지면서 시내에서 흘러온 물이 강으로 빠지지 못하고 정체돼 배수장 인근 농경지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사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배수장에 소규모 배수펌프 시설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송월배수장 대형 펌프 4개 중 1개를 1분만 가동해도 전기요금이 월 800만원이나 돼 겨울철(11월~4월)엔 가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기요금이 더 적게 나오는 소규모 배수펌프를 설치해 달라고 시공사에 요구해 3월까지 설치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산청과 시행사 쪽은 이번 침수 피해와 배수장 수문 높이기 공사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4공구 감리사와 익산청 쪽은 “과수원 1곳에서 발생한 침수 피해는 배수장 수문을 높여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10여일 전 영산강 하수관거 설치 공사 중 흙을 운반하기 위해 배수장 수로를 복토해 진입로를 만들면서 30㎝ 정도 수위가 높아져 과수원에 침수 피해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월배수장에 소규모 배수장 펌프를 설치해주기로 한 것은 배수장에 배수펌프를 상시 가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예방 조처”라고 덧붙였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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