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629210407335?s=tv_news


"이렇게 다 찾아낸다"..숨 가쁜 '방역 최전선'

박윤수, 김아영 입력 2020.06.29. 21:04 


[뉴스데스크] ◀ 앵커 ▶


뉴스데스크, 2부 시작합니다.


저희가 처음으로 함께 등장을 했는데 좀 더 호흡이 긴 뉴스를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 앵커 ▶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를 찾아내는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뉴스는 매일같이 전해드리고 있지만 정작 역학조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는 제대로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 앵커 ▶


네, 한 명의 접촉자를 한시라도 빨리 찾아내기 위한 숨 가쁜 추적 과정, 왜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평을 듣는지, 지금부터 현장 취재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 앵커 ▶


취재 기자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윤수 기자!


◀ 기자 ▶


네, 서울 서초구청 본관에 있는 25시 센터에 나와 있습니다.


◀ 앵커 ▶


늦은 시간인데도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 기자 ▶


네, 오늘 서초구를 경유한 102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직원들이 동선을 추적하고 있는 겁니다.


제 뒤로 중앙에 대형 스크린이 보이실 텐데요.


서초구 곳곳에 있는 3천500대의 CCTV가 현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서초구에서 나온 확진자와 서초구를 경유한 환자들의 동선이 모두 이곳에서 확인됐습니다.


어디를 방문했는지, 누구를 접촉했는지 확인하고, 추가 감염 가능성까지 따져보는 겁니다.


동선 추적은 CCTV에 찍힌 확진자의 모습을 뒤쫓아가며 진행되는데요.


그럼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보시겠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술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들어옵니다.


[역학조사관] "마스크를 쓰고 오셨네 애초에는. 그러면서 벗으면서 가서…"


술집에 있던 손님 10여 명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황.


[역학조사관] "전부 마스크 안 썼고. 간혹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들이 보이는데, 좀 신경이 쓰이긴 하죠."


이제부터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을 특정해내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술집에 손님들은 계속 들어오고.


[역학조사관] "마스크 안 한 남자, 여자 손님 입장." <3명… 야, 큰일이다 큰일.>


순식간에 밀접 접촉자가 나옵니다.


[역학조사관] "주류업체 직원, 마스크 내리고 확진자하고 대면."


낮 시간, 식당에 손님으로 앉아있는 확진자를 CCTV가 비추고 있습니다.


이때 확진자에게 다가온 종업원.


[역학조사관] "주문받는 분이 마스크를 안 쓰셨습니다."


고위험 접촉자로 분류됐습니다.


노래방과 주점의 밀폐된 공간에서 줄지어 나오는 확진자와 그 일행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역학조사관] "하나, 둘, 셋… 열 명이죠? 열하나… 끝난 거죠?"


새벽시간 헌팅포차.


다닥다닥 붙어있는 테이블마다 침방울이 튀도록 웃고 떠드는 사람들, 역시 마스크는 쓰지 않았습니다.


조사관들은 이곳에서 2시간 넘게 어울렸던 남녀 3명을 찾아냈는데 모두 코로나19에 확진됐습니다.


역학조사관들이 수백 개의 매장이 모인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에 들어갑니다.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귀걸이를 구매했다"는 확진자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주소로 가보니 옷 가게가 있을 뿐 귀걸이 매장은 보이지 않습니다.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시간대 손님들의 카드사용 이력에도 확진자의 결제 내역은 없습니다.


[최정훈/서초구청 역학조사관] "00(매장)로 가셨다고 본인이 얘기를 하셨는데 막상 와 보니까 해당 점포가 아닌 것 같고요."


정확한 매장을 찾아야만 확진자가 접촉한 사람들도 확인한 수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귀걸이 매장 찾기가 시작됩니다.


1시간 넘게 지하상가 곳곳을 찾아다니던 중 새로운 단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도엽/서초구청 역학조사관] "9호선을 환승하려고 하다가 안쪽에 있는 매장에서 귀걸이를 샀단 말씀이세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가 아니라 환승역 쪽 매장이었던 겁니다.


결국 매장을 다녀간 확진자를 특정하고, 지하철 역사 CCTV를 뒤져서 확진자가 계속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역학조사관] "처음에 지하철 내렸을 때랑, 오는 것만… (찍어 가겠습니다.)"


역학조사는 확진자의 기억에 의존한 진술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보신 것처럼 기억이 항상 정확한 건 아닙니다.


그래서 CCTV 영상과 카드결제내역, 통신기록 등이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그럼 역학조사관들이 확진자와 접촉자를 추적하는 방법과 모습을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


저는 지금 서울 강남역 근처 골목에 나와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도 술집과 노래방 클럽과 같은 유흥시설이 가장 집중된 곳이죠.


지금 제 오른쪽 위와 뒤편으로는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안으로 좀 더 걸어 들어가 보겠습니다.


맞은편 골목으로 와 봤더니 이곳 역시 CCTV가 양옆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지금 제가 이동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CCTV에 찍히고 있는데요.


영상은 한 달 동안 보관돼 상황실에서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확진자 추적의 기본은 바로 CCTV입니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여러명이 이곳을 다녀갔고, 그만큼 CCTV에도 많이 찍혔습니다.


조사관들은 동선 추적에 있어서 CCTV 분석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말하는데요.


실제 사례들을 보시겠습니다.


저녁 시간, 골목길을 따라 걷는 두 명의 여성.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들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잠시 후,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더니, 좁은 복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과 마주칩니다.


이때까지도 마스크를 잘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 1명이 갑자기 마스크를 벗더니 거울 쪽으로 걸어갑니다.


[역학조사관] "마스크를 안 하셨구나." <아니 지금 화장을 하고 계세요.>


이 순간 주변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찍혔다면 신원을 추적해 검사를 받게 해야 합니다.


다행히 주변 손님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확진자가 자신의 동선을 말하면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서울 남부터미널.


한 여성이 예매한 표를 출력하기 위해 무인매표기 화면에서 숫자를 누릅니다.


[역학조사관] "뒤로 잠깐 다시 봐주시겠어요?"


한참을 돌려보면서 맞춰보는 숫자, 바로 생년월일과 휴대전화 번홉니다.


"010-XXXX-XXXX, 이분(확진자) 맞습니다."


남부터미널에서 표를 출력했다는 확진자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곧바로 확진자 동선 추적이 시작되고, 예매 내역을 조회한 뒤 확진자와 같은 버스에 탑승했던 승객 15명의 신원을 찾아내 검사를 받으라고 통보합니다.


터미널 내부와 버스에는 일사불란하게 소독 작업이 이어집니다.


그럼 CCTV에 안 찍혔을 때는 어떻게 추적할까?


이때 신용카드 결제 정보가 등장합니다.


확진자가 CCTV 사각지대에 있어서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역학조사관] "이분으로 보이는데, 메밀국수 7천 원짜리 드신 것 같은데 확인은 안 됩니다."


식당 결제 내역에 적힌 카드번호로 확진자의 방문을 특정해 냅니다.


[역학조사관] "(카드번호) 0000-00-00. '이 분이 오신 게 맞다' 확인되고요."


확진자가 식당에 들어갔다 25분 만에 나오는 구청 CCTV 영상까지 찾아내 동선 확인을 완료했습니다.


서울시가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기간, 업소가 제공한 차량으로 노래방을 방문했던 확진자 일행.


확진자는 노래방 방문 사실을 숨겼지만 조사관들은 일행 중 한 명의 카드결제 내역을 추적해 거짓말을 밝혀냈습니다.


업소 주변 CCTV까지 뒤져서 추가 접촉자 3명과 택시기사를 찾아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카드결제 정보도 없을 경우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통한 위치 확인, 그조차 없을 경우 주변 업소를 일일이 탐문합니다.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공개되는 확진자의 동선, 그 몇 줄을 적기 위해 조사관들은 현장에서 이런 '극한 추적'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 같은 추적은 법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현행 법률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질병관리본부장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 환자 개인 정보와 위치정보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90%도 확진자 동선 공개가 '적절하다'고 보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이 비상 재난 상황인 만큼, 신속히 접촉자를 찾아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걸 막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 일상에 대한 극한 추적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순 없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경우 지난 5달 동안 그 어느 곳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조사로 4천여 명의 접촉자를 찾아냈지만, 역학조사관들부터가 "하루빨리 코로나를 이겨내 모두의 일상이 오롯이 회복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임동현/서초구 역학조사관]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모릅니다. 확진되고 나서 확인을 하게 되죠. 언제든지 내가 코로나에 걸릴 수 있고, 나로 인해서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을 모든 시민, 국민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 방종혁 김경락 김우람 윤병순 / 영상편집 : 문병배)


박윤수, 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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