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96800&cat=36&post_type=news


화성에서 무엇을 먹고 살까?

100만 인구 생존에 필요한 식량 생산 연구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2019.10.01 ⓒ ScienceTimes


앞으로 화성에 살게 될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게 될까? SF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 표류한 우주비행사가 감자를 재배해서 500일 이상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화성에 영구 정착하려면 더 효율적으로 식량을 생산해야 한다. 행성 과학자들이 만든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그러한 자급자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레와 조류를 비롯한 여러 효율적인 음식으로 100만 인구에 필요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화성 식단까지 고안해냈다.


지난 9월 25일 우주 과학 매체인 ‘아스트로노미닷컴(astronomy.com)’은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케빈 캐논(Kevin Cannon) 박사 연구팀이 화성 식민지의 인구 변화에 따른 식품 필요량을 모델링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는 약 100년 동안 지구에서 온 이민자들과 화성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합쳐서 인구가 100만 명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화성인을 위한 다이어트 식단. © eatlikeamartian.org


사람들은 화성에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


연구팀은 ‘화성인처럼 먹기(Eat Like A Martian)’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여기 제시된 식단은 화성에서 생산할 수 있는 식품을 소개한 것으로 식물성 식품, 식용 곤충 및 세포 농업이라는 세 가지 주요 식품 공급원 범주로 나뉜다.


캐논 박사는 화성 정착민들이 초기에는 지구로부터 많은 식량을 지원받아야 하지만, 차츰 현지에서 수확한 식물, 곤충, 세포배양 육류 등을 통해서 자급자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지구에서처럼 신선한 고기와 생선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독일 연구진은 화성과 비슷한 환경의 남극 기지에서 수경재배로 상추를 수확했다. © DLR


화성에서 식물 재배하기


화성에서는 식물을 야외에서 재배할 수 없다. 아마도 거대한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농장, 또는 지하 동굴을 사용해야만 한다. 수확 가능한 식물로는 전통적인 콩, 토마토와 감자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풍부하고 쉽게 자라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이 있지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GMO의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에 있는 대부분 식물은 수경재배 또는 유기물을 첨가한 화성 토양에서도 자랄 수 있다. LED 조명으로 실내에서 식물을 재배해야 하며, 이산화탄소량과 조명 수준을 높이면 수확량이 많이 늘어난다. 그러나 화성에서 자연적인 유기농 식품을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지만, 유기농 재배법은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대량 생산에 효과적이지 않다.


귀뚜라미는 미래의 화성 식용 곤충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 Wikipedia


화성인의 주식으로 유망한 곤충


곤충 양식은 화성에 매우 적합하다. 비교적 적은 양의 물과 사료를 사용하면서도 단위 면적당 많은 양의 칼로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곤충은 같은 무게의 식물이나 농장 가축과 비교해서 비슷한 영양소를 갖고 있지만, 생산성이 매우 높다.


오늘날 많은 식품 회사들이 다양한 곤충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 ‘집 귀뚜라미(Acheta domesticus)’는 식용 곤충의 유망한 예 중 하나이며, 밀가루처럼 가공된 귀뚜라미 분말을 이용한 여러 가지 조리법은 곤충 요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화성에서 곤충 양식의 주요 장점은 식물이나 훼손된 음식을 사료로 활용할 수 있고, 농장의 유지 보수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곤충을 담은 저장 용기를 수직으로 쌓아 놓을 수 있어서 자동화에 유리하다. 곤충 농업 및 자동화 로봇 기술이 지속적인 혁신을 이룬다면 식용 곤충이 화성인의 주식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인공육류. © cdigest


세포 농업 (Cellular Agriculture)


육류나 생선, 또는 우유와 달걀 같은 식품을 화성에서 생산하려면 큰 어려움이 따른다. 가축을 키우는데 많은 물과 사료, 넓은 면적의 농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는 육류 없이도 버틸 수 있겠지만, 지구에서 이주한 대부분 정착민은 과거의 식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지구에서도 가축으로 인한 환경 오염이나 메탄가스 발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육류, 유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콩이나 조류를 활용하거나,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를 가공하여 진짜 육류와 비슷한 단백질 식품을 생산하려고 한다.


세포 배양장치에서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키우면 화성에서도 친숙한 식품을 먹을 수 있다. 적절한 영양 용액을 사용하여 세포 수준에서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진짜는 아니지만, 그럴듯한 육류와 달걀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화성에서 맛있고 신선한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화성인 다이어트’는 전통적인 식습관에 비해 환경적, 윤리적 이점도 제공한다. 갇혀있는 가축의 고통이 없고, 토지와 물, 에너지 사용 및 탄소 배출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식량 생산 공간의 확보가 관건


캐논 박사는 “스페이스X와 같은 회사가 인류의 화성 정착 가능성을 높였다. 장기적으로 보면 화성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필요한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다”라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화성 정착촌은 처음에 많은 식품을 지구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적절한 식품을 선택해서 생산하면 일 세기 안에 완전히 화성에서 생산한 식단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주요 제한 요소는 식량 생산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구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경작지의 면적이 식량 생산 능력과 직결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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