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81269


인헌고가 '반일파시즘'교육? 대다수 학생들 의견은 달랐다

[단독] 교육지원청 학생설문 결과... 학생수호연합 주장에 다수가 비동의

19.10.24 22:39 l 최종 업데이트 19.10.24 23:44 l 윤근혁(bulgom)


 인헌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지원청이 벌인 설문용 용지.

▲  인헌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지원청이 벌인 설문용 용지. ⓒ 윤근혁

 

일부 보수언론과 일부 학생, 우익단체가 서울 인헌고의 '나라사랑' 마라톤대회를 놓고 반일파시즘교육이라고 연일 비난하고 나섰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강제로 반일구호가 적힌 띠를 만들도록 하고, 강제로 반일구호를 외치게 했다는 것.


하지만 정작 이 학교 학생들 대부분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교육청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반일교육'이 정치편향교육? "교육과정에 '애국교육' 나와 있어"


24일 <오마이뉴스>는 서울시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이 학교 1~3학년 전체 학생 5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실확인 설문조사' 결과를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하루 전인 23일 벌인 이 설문의 용지엔 "언론 등에 보도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라고 적혀 있다. 지난 17일 진행된 이 학교 마라톤대회 등에 대해 친일파시즘교육, 정치편향교육이라는 공세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듣기 위한 것이다.


이 설문 결과 '반일구호 강요' 주장이 나온 마라톤대회에 대해 '반일파시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학생은 매우 소수였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 대회가 '교육활동' 또는 '애국활동'이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학교활동의 지침이 되는 '국가교육과정(도덕)'은 "한국인으로서 갖추고 있어야 하는 인성의 기본 요소를 핵심가치로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서 "정의로운 국가의 조건을 이해하고 애국심을 길러서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을 성취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다.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교내 마라톤대회에서 쓰인 띠는 학급별로 한일관계를 반영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면서 "이것은 애국심을 기르도록 한 도덕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이지,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정치행위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설문지 문항 중에는 교사들의 수업 중 편향 발언을 묻는 항목도 있었다. 교육지원청에서 설문지를 확인한 결과 일부 교사가 '일베'와 '가짜뉴스'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는 답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도 거짓말하는데 나를 왜 거짓말한다고 하느냐"고 반항하는 학생과 수업 중에 따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교사의 말이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해당 학생과 해당 학급 학생들에게 정식 사과했고, 해당 학생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학생수호연합 아이 말이 과장된 것"

  

 굳게 닫힌 서울 인헌고 정문.

▲  굳게 닫힌 서울 인헌고 정문. ⓒ 윤근혁

 

24일 오전 찾아간 인헌고에서는 교실 안에까지 학교밖에서 외치는 구호 소리가 크게 들렸다. 우익단체 회원과 우익 유튜버 60여 명이 정문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벌이는 소리였다. 하루 전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학생이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은 정치적 노리개가 아니다"라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를 응원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지난 23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학생수호연합 학생들은 "학교 차원에서 반일사상을 주입하려 했다"면서 "현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칠 때마다 몇몇 교사가 학생들을 '극우'로 치부하며 편향된 정치관을 주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학생수호연합 기자회견을 전후로 우익단체들이 몰려오자 이 학교 학생들의 여론이 급반전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한 학생들을 비판하기 시작했다"는 게 학교 쪽의 전언이다. 한 교원은 "오늘 학생들 대상 설문조사를 했다면 '정치편향교육의 문제가 있다'는 내용은 정말 소수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운동장에서 11명의 학생을 무작위로 만났는데 학생수호연합에 동의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운동장 벤치에 앉아 있는 한 학생은 "우리학교 선생님한테 편향된 수업을 들은 친구가 제 주변엔 한 명도 없다"면서 "그(학생수호연합) 아이 말이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령대 앞에서 만난 또 다른 학생은 "교문 앞을 지나가는데 단체에서 온 분이 나를 보며 '빨갱이X'이라고 놀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울교육청 "20명 특별장학? 사실 아니다"


서울시교육청도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서울시교육청 중견관리는 "인헌고에 대해 '교육청 직원 20명을 투입해 특별장학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면서 "설문조사를 위해 16명의 인력이 파견된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리는 "교육지원청이 문제를 제기한 학생에 대해 지난 22일 면담조사를 갖긴 했지만 특별장학을 벌이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인헌고 학생 대의원들은 대의원대회를 열고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조만간 열기로 했다"고 한다. 하루 전인 23일 이 학교 학생회장단은 성명을 내어 "부디 인헌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면서 "더 이상 정당이나 언론 또는 외부단체에서 학교에 대해 간섭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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