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583729


'쿨'한 이명박, 더 '쿨'한 윤석열

[영화 '삽질'을 보고]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강기석(kskang) 19.11.04 10:27 최종업데이트 19.11.04 14:57 


지난 1일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사업에 대한 영화 <삽질> VIP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의 영화 감상평이 SNS에 실려 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편집자말]


 지난 1일 '대한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VIP 시사회가 열렸다. 나는 이 자리에 최근 멘토링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함께 참석했다.

▲지난 1일 '대한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VIP 시사회가 열렸다. 나는 이 자리에 최근 멘토링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함께 참석했다.ⓒ 강기석


어제(11월 1일)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시사회에 참석했다. '삽질' 하면 떠오르는 그 사람, 맞다! 그 사람, 윤석열이 "쿨했다"고 칭찬한 사람 이명박. 그 이명박이 어떻게 대통령에게 맡겨진 국가시스템을 총동원해 전 국민을 상대로 22조여 원에 이르는 거대한 사기극을 벌였는지, 그 전모를 파헤치고자 만든 영화다.


올해 내가 멘토링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함께 관람했다. 나는 국민들에게 막대한 빚을 지워가면서 4대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든 사기극의 실태를 이미 꽤 많이 알고 있다. 그런 내가 영화를 보며 새삼 화가 난 것은 그 사기극에 동원된 장관 고위공직자, 학자, 언론인들이 이제 와서... 


"나는 모르오." 

"인터뷰하지 않겠소."

"(기자가) 사무실에 들어오면 고발하겠소."

"같은 (언론) 식구끼리 왜 그러오?" 


이런 식으로 한사코 책임을 회피하거나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미 얼굴이 알려질 만큼 알려진 이들이 새삼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공책으로 가리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기자를 피해 달음박질로 도망하는 모습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내 눈길을 끈 것은 당시 국정기획수석 곽승준(현 고려대 교수)이었다. 최열 전 환경재단 이사장이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이명박 후보가 측근 곽승준을 보내 4대강 사업에 대해 환경재단 차원의 협조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 증언을 확인하려고 찾아간 기자를 요리조리 피하는 그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고 밉살스럽기도 했다.


2013년 2월 끝내 그를 감옥에 처넣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한 최열 이사장을 '양심적인 사람'이라며 기특하게 생각했을까? 천만의 말씀! 이명박은 청와대를 접수하자마자 최열 이사장과 환경재단에 보복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영화에도 나오듯이 환경재단에 대해 싹쓸이식 압수수색을 했다. 최열 이사장에 대해서는 2008년 12월부터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했으면서도 기소를 강행해 2013년 2월 끝내 그를 감옥에 처넣었다.


그 보복에 앞장서 망나니 역할을 한 것은 당연히 검찰, 그때도 특수부였음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4대강 사기극을 위해 온 국가시스템을 동원한 정권이 검찰을 가만 놓아둘 리 만무했다.


이명박 정권의 출범은 BBK 의혹을 검찰이 덮은 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전에는 검찰 내 충성파들이 앞장서서 온갖 정권 비리에 대한 예방 수사를 마쳤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의 처음과 마지막을 검찰이 장식한 셈이다(여러 놈의 죄를 한 놈에게만 묻거나, 큰 죄를 작은 죄로 마사지하는 것이 예방 수사. 검찰 내 전문용어로 '지뢰제거작업'이라고도 한다).

 

 영화 <삽질>의 한 장면

▲영화 <삽질>의 한 장면ⓒ 엣나인필름


그 처음과 끝 사이에 이명박 정권에서 검찰이 '쿨'하게 처리한 다른 일들은 다음과 같다(순전히 개인적으로 책(한명숙의 <무죄>)을 내기 위해 두서없이 정리했던 목록이다).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그 가족들과 측근들에 대한 먼지떨이 수사, 허위 혐의사실 유포.

-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수사, 곽영욱 사건에 이은 한만호 별건 수사.

-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사후(?)뇌물죄 수사.

- 김상곤, 김승환, 장휘국 등 진보교육감에 대한 수사.

-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표적 수사.

-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배임 혐의 기획 수사.

- MBC < PD수첩 >에 대한 수사.

- 민간인 김종익씨 사찰사건에 대한 역(逆)표적수사.

-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참여자 및 촛불집회 참가자 수사.


어제 <삽질> 시사회장에는 이중 정연주, 곽노현, 최열씨 등이 눈에 띄었다.


검찰을 이렇게 부려먹고 '쿨하다'는 칭찬을 듣는다면 그건 이명박이 쿨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등 '검찰주의자들'이 쿨하게 이명박의 명령을 받든 것이다. 이명박이 저지른 그 숱한 범죄 중에서도 4대강 사기극에 대해 단 하나의 혐의도 추궁받지 않고 있는 것은, '쿨'한 검찰이 이명박 때보다 지금 오히려 더 위세를 떨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정연주 전 KBS사장, 최승호 MBC사장, 명진 스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기 감독, 김중배 전 MBC사장, 이외수 소설가가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 시사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감독 김병기)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삽질>은 오는 14일 개봉예정이다.ⓒ 권우성


<삽질> 작품정보

감독: 김병기, 한국|다큐멘터리|2018

2019.11.14 (개봉 예정)|94분|12세 관람가

20회 전주국제영화제(2019) 다큐멘터리상

16회 서울환경영화제(2019) 특별상영 초청

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9) 초청(DMZ- POV)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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