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546


세월호 기사에 어김없이 달린 ‘문재인-유병언 가짜뉴스’

기독교복음침례회, 최근 댓글 10만여 개 모니터링 결과… 6일 대검 ‘세월호 특수단’ 설치 발표 뒤 허위 댓글 급증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승인 2019.11.11 17:13


11일 검찰이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을 공식 출범시킨 가운데 세월호참사 관련 기사에 문재인 대통령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둘러싼 허위 댓글이 조직적으로 달린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는 지난 1~11일까지 댓글 10만여 개 모니터링 결과 두 사람이 언급되는 댓글 개수가 최근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이 기독교복음침례회로부터 받은 11월1~11일까지 세월호 키워드가 포함된 네이버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 통계에 따르면 1일 2587건, 5일 1857건에 불과하던 댓글 수는 6일 2만7151건, 7일 2만6172건으로 급증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6일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관련 기사량이 증가하면서 댓글도 증가한 셈이다. 


이 기간 세월호 관련 기사 댓글에 ‘문재인’이 언급된 횟수는 5일 50건에서 6일 1275건, 7일 1126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병언’이 언급된 횟수도 5일 9건에서 6일 545건으로 급증했다. 6일 ‘문재인’에 이어 빈번하게 등장한 키워드는 ‘지겹다’로, 864건이었다. 1일부터 11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수집한 댓글 10만5197개 중 ‘유병언’은 1438번, ‘문재인’은 5059번 언급됐다. ‘박근혜’는 2277번 언급됐다.  


앞서 세월호 관련 기사에는 “문재앙이 청해진 유병언의 채무 관재인이었던 팩트도 모르는 한심한 개돼지 홍어들아”, “유병언 파산관재인이 문재앙인데 뭘 어떻게 수사해?”, “유병언 파산관재인 재앙이도 감방 가자”, “조사 흐지부지된 게 왜인줄 아냐? 문재앙이 청해진해운 쪽에서 일하면서 뒷돈 엄청 챙기고 유병언이 집까지 가로챘거든”, “문재인의 양산집은 유병언이 살던 집” 따위의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댓글은 크게 ‘문재인 대통령의 양산 주택 전 소유주가 유병언 전 세모회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병언 전 회장의 파산관재인이다’라는 두 가지 주장이 뼈대다. 모두 허위사실로 판명 난 ‘가짜뉴스’다.  


▲ 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왼쪽 사진)과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 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왼쪽 사진)과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팩트체크 전문매체 ‘뉴스톱’은 “문 대통령의 양산 자택 주소의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유병언이라는 이름은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주택은 화가인 정아무개씨가 웅산아트센터로 운영하던 것을 문 대통령이 청와대비서실장을 마친 뒤 2009년 1월 야인시절이던 당시 구입했으며 다른 사람이 소유한 사실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 집의 소유주는 지금까지 단 2명, 정씨와 문 대통령뿐이다.  


문 대통령은 20여 년 전 세모그룹에 45억원을 대출해줬다 파산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이었다. 법정관리 회생 여부와 빚 탕감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참여정부가 아닌, 전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10월 세모그룹 회생절차와 관련해 제기됐던 정관계 로비 검찰 수사 결과에서 정상적인 채권단의 승인과 법원의 허가를 거쳐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 났다. 


앞서 ‘파산관재인’ 주장은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주장으로 확산됐다. 그는 3월13일 기자협회·SBS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세월호 1155억원을 노무현 정부 때 탕감하면서 (유병언 세모그룹이) 살아났다”고 주장했으며 “(빚 탕감 과정에서) 청와대 승낙을 안 받았겠냐”라고 주장했으나 이후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파악하지 못했던 사안으로 확인됐다. 


이태종 기독교복음침례회 대변인은 11일 통화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 경험에 비춰보면 정치적으로 허위사실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선거철이 되거나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이런 식의 댓글이 어김없이 급증한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기사만 나오면 ‘지겹다’는 식의 댓글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다. 다른 기사에 비해 세월호 관련 기사에는 댓글이 빨리, 많이 달린다”고도 했다. 


이 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향후 세월호참사 관련 기사량이 늘수록 ‘문재인’과 ‘유병언’을 연결 짓는 허위주장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세월호 진상조사를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네이버에 노출된 기사 중 ‘세월호’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를 모두 수집한 뒤 기사에 달린 댓글까지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수년간 이어오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유병언’ 관련 허위 댓글을 확인하면 포털에 게시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이번 통계는 특정 기간 중 달린 댓글 가운데 10만 개를 무작위로 수집해 언급된 키워드 빈도로 활용하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태종 대변인은 “2014년 오보가 많이 나와 기사 1만6000건에 대해 정정·반론보도를 받았지만 국민 다수가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언론도 오보를 재생산하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피해가 퍼져나가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수개월 전에도 TV조선 보도가 사실과 다른 것을 확인하고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014년 4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지상파·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일간지·인터넷신문 등 310여 곳 언론사에서 쏟아낸 8만5000여 건의 구원파 관련 보도를 전수 조사해 이 중 1만6000여 건에 대해 유례없는 정정 및 반론 보도청구에 나섰으며, 대부분 승소했다. 이후 ‘세월호 참사 이후 구원파 관련 언론 보도 백서’를 펴냈다. 백서 이후에도 모니터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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