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105070038805


장제원 의원 아들 장용준 음주운전은 '3초 사건'?

김혜주 입력 2020.01.05. 07:00 



'3초(超) 사건'


검찰이 재판에 넘길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석 달을 넘긴 사건을 뜻합니다. 석 달이 초과했다고 해서 '3초'입니다. 수사당국에서 쓰는 일종의 은어입니다.


형사소송법을 보면 검사가 고소·고발 사건 등을 접수한 날에서 석 달 안에 수사를 마치고 재판에 넘길지 말지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장제원 의원의 아들 장용준 씨(가수)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했다는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넘어간 지도 벌써 넉 달째입니다. 장 씨 사건도 그러니까 이른바 '3초 사건'이 된 셈입니다.


대부분의 교통사고 사건은 한 달, 길어야 두 달 이내에 기소돼 재판으로 넘어갑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검찰 수사가 이토록 길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장용준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을 당시 CCTV 영상

장용준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을 당시 CCTV 영상


술 취한 채 새벽 질주…사고 뒤 '운전자 바꿔치기'


지난해 9월 7일 새벽 2시쯤 장 씨는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습니다. 사고 당시 장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 장 씨는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나중에 본인도 시인했습니다.


경찰은 장 씨를 음주운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불구속 기소 의견을 달았습니다.


사고 당시 장 씨가 운전하던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여성은 음주운전 방조와 범인도피 방조 혐의, 장 씨 대신 운전했다고 주장한 남성은 범인도피 혐의로 각각 송치됐습니다.


지난해 9월 ‘안전사회 시민연대’가 장 씨에 대해 경찰의 봐주기 수사가 있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지난해 9월 ‘안전사회 시민연대’가 장 씨에 대해 경찰의 봐주기 수사가 있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수사에서 송치까지 20일…기소까지는 '아직'


경찰이 장 씨의 음주운전 사건 수사를 시작하고 검찰에 송치하기까지는 20일이 걸렸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벌써 넉 달째 수사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음주운전 사건 수사에 한 달, 넉넉잡아 두 달이 걸립니다. 더군다나 장 씨가 이미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고 피해자와도 합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또 다른 대목도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사고 당시 경찰이 현장에 있던 장 씨는 조사하지 않고, 뒤늦게 나타나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주장하는 남성만 조사해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이 부분을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장용준 씨, 대신 운전했다고 주장한 남성, 차량 동승자, 그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까지 함께 고발한 겁니다. 그런데 검찰은 고발장이 들어온 지 석 달이 지나서야 처음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별다른 연락이 없었던 서울서부지검은 시민단체가 "그래도 고발인 조사를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냐"며 재차 요구한 뒤에야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목이 쏠린 사건…검찰이 부담 느낄 수도"


국민들의 이목이 쏠린 사건에 검찰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법리를 적용할지, 장 씨를 법정에 세울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겁니다.


여론이 집중되지 않았다면,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했고 피해자와 합의까지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통사고처럼 금세 결론이 났을 거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검찰은 수사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벌써 넉 달째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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