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109134608445


중동 석유 필요없다는 트럼프, 사실일까

강기준 기자 입력 2020.01.09. 13:46 수정 2020.01.09. 15:33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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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경제제재로 대응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더이상 중동산 석유가 필요치 않다는 발언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전세계 1위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라면서 "우리는 에너지 독립을 이뤄냈으며, 더이상 중동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셰일오일 혁명으로 세계 1위 산유국으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2011년 이래 미국은 원유 생산량이 2배 증가한 하루 1300만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모두 앞질렀다. 여기에 하루 3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한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은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까?


셰일은 '슈퍼맨'이 아니다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국제 원자재 전략가는 "셰일은 슈퍼맨이 아니며, 미국이 에너지독립국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의외로 많은 국가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캐나다가 하루 350만배럴로 가장 많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하루 42만배럴), 이라크(하루 25만배럴)로 나란히 3,4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기준 중동 걸프만 지역에서 하루 150만배럴을, 지난해에도 10월까지 90만6000배럴를 수입했다.


CNN은 미국이 생산량 1위임에도 원유를 수입하는 이유에 대해 셰일오일은 초경질유, 중동산은 중질유로 품질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초경질유는 원유 중 품질이 가장 좋고 중질유는 품질이 이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품질이 좋은만큼 초경질유는 가격이 비싸다. 여기에 운송비까지 고려하면 미국이 셰일오일을 전세계를 상대로 수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 정유공장들은 대부분 중질유를 휘발유나 경유, 항공연료로 정제하는 오래된 시스템이 대부분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이 같은 원유의 품질과 미국 정유공장간 차이 때문에 미국이 중동산 원유를 완전히 배제하고 자급자족을 하긴 힘들다는 얘기다.


또 미국이 비상상황시 초경질유만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는 미 정제공장의 줄폐업과 함께 국제 유가도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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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난 구원자는 미국 아닌 사우디


지난해 9월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생산시설이 공격을 받자 국제유가는 15% 가량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전세계 어느 한 곳에서 원유 생산에 구멍이 생기면 미국은 즉각 증산을 통해 이를 메우기가 어렵다.


CNN은 미국의 증산에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사우디는 즉각 증산이 가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총 생산 가능량보다 상당한 여유분을 남겨두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란 경제제재 단행 후 유가 충격을 막기 위해 사우디에 증산을 요청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크로프트 전략가는 CNN에 "만약 미국이 에너지독립국이라면 사우디에 증산 요청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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