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19248


김정은 친서는 왜 김여정 '비난담화' 직후 전달됐나

[해설] 김여정 담화와 별개로 남북간 정상의 신뢰 재확인

20.03.05 18:50 l 최종 업데이트 20.03.05 19:37 l 구영식(ysku)


뿔테 안경 낀 김정은... 이틀 연속 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틀째 진행된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를 직접 주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이틀째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뿔테 안경을 끼고 단상에 오른 모습.

▲ 뿔테 안경 낀 김정은... 이틀 연속 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를 직접 주재했을 당시 모습. ⓒ 연합뉴스=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전날(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 극복 응원' 친서를 보낸 사실이 5일 알려졌다(관련기사 : "남녘 동포들의 건강을 빈다" 김정은, '코로나 극복 응원' 친서). 그런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시점이 아주 묘하다. 친서를 보내기 전날(3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북한 정권의 실세로 통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늦은 저녁 김여정 부부장은 "저능한 사고" "주제넘는 실없는 처사" "적반하장의 극치" "강도적이고 억지부리기" "완벽하게 바보스러울 수가" 등 청와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자신의 첫 대남담화를 발표했다(관련기사 : 청와대, 김여정 부부장의 '원색비난 담화'에도 묵묵부답).


이를 두고 김여정 부부장의 역할이 실제 직위(우리의 차관급인 '부부장')보다 격상됐거나 강화됐고, 김 부부장이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메신저로서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이례적인 청와대 비난 담화에는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진력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북한 정권의 2인자인 김여정 부부장이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은 부적절하다는 국민여론도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 위원장의 '코로나 극복 응원' 친서가 문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의 청와대 비난 담화에 남북관계를 끝장내겠다는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저희들의 판단은 따로 있다"

 

호치민 묘소의 김여정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 호치민 묘소의 김여정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은 지난해 3월 2일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5일 "어제도 (김여정 부부장의 담회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묻는 질문이 많았는데 청와대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라며 "(청와대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서는 항상 전체적인 상황과 맥락 속에서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니까 어떤 언론에서 분석하는 것과 저희들이 분석하는 것은 분명히 다를 수 있다"라며 "지금 저희는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계속 유지해오고 있고, 유지되는 소통 채널 속에서 어떤 발표문이나 어떤 상황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금 서로의 판단이 다를 수는 있는데, 저희가 북한이나 다른 나라와 외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언론에서 (김여정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제기하는 것과 동일하게, 궤를 같이해서, 맥을 같이해서 보지는 않는다"라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거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것은 언론의 해석이고, 북한전문가들은 전문가마다 다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라며 특히 "(실제) 돌아가는 상황은 그것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저희들의 판단은 따로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설명은 청와대가 김여정 부부장의 청와대 비난 담화에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과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에 더 주목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청와대 비난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마나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라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건강까지 걱정한 김 위원장...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 보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은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특히 김여정 부부장의 청와대 비난 담화와는 별개로 이번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는 친서 내용에서도 확인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라고 문 대통령의 건강까지 걱정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라고 응원 메시지도 보냈다.


이를 두고 윤두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청와대의 고위관계자가 "지금 남북이 계속 평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일환으로 친서 교환도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말한 점도 주목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뤄진 친서 교환이 최소한 남북대화의 물꼬를 다시 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친서(4일)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명분으로 남북보건협력 가능성을 언급했을 수 있고, 문 대통령이 감사 친서(5일)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이 3.1절 101주년 기념사에서 제안한 남북보건협력이 남북대화의 계기가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도 "친서에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말하기 어렵지만 문 대통령이 제안한 보건협력 등은 별도의 채널에서 따로 협의할 수 있다"라며 향후 남북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결국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는 '남북대화의 문을 닫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지 않고, 남북 정상간의 신뢰가 확고한 만큼 남북보건협력 등 남북협력의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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