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123213825160?s=tv_news


[팩트체크] "중국인 입국금지로 감염병 막자" 현실성 있나?

이가혁 기자 입력 2020.01.23 21:38 

중국을 넘어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공포 커지며 나오는 주장

"중국인 입국금지로 감염병 막자" 현실성 있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온라인에는 "중국인들의 입국을 다 막아서 감염병 유입을 막아야 한다, 북한도 하는데 왜 우리는 안하냐" 이런 극단적인 반응들이 나왔습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하고 바로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바로 물어볼게요, 이게 현실성이 있는 방안입니까?


[기자]


현실성이 없습니다.


우선 국제 규범에도 맞지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196개 나라가 따르고 있는 국제보건규칙(IHR 2005)을 보시죠.


'감염은 통제하되 불필요하게 국가 간 이동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명시돼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의 가능한 조치는 '의심환자나 감염자, 개인에 대한 입국거부' 또는 '감염지역으로 비감염자가 입국하는 걸 막는 것' 정도입니다.


발병국 국민 전체를 다 막으라는 게 아닌 겁니다.


각국이 '개별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있을 때'로 제한됩니다.


국경 폐쇄 같은 조치를 써야 하는 근거를 명확히 댈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사례는 없습니다.


[앵커]


국경 폐쇄 조치에 대해서 국제 사회나 학계가 납득할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이거죠?


[기자]


지난해 7월, 사례를 보겠습니다.


WHO가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쉽게 말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런 최악의 위험 상황에서도 WHO는 모든 회원국에 뭐라고 말했냐면, "국경 폐쇄, 여행 및 무역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 이런 방안들은 '두려움'으로 인해서 도입되는 거지, 과학적 근거가 없다"라고 명시했습니다.


한마디로, 병 확산을 막는 기분만 들 뿐이지, 실제로 정말 효과가 있다고 장담은 못 한다는 겁니다.


대신에 심각한 부작용이 따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심각한 부작용이라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공식적인 입국 길을 막으면요, 밀입국 같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에 심지어 밀입국한 사람이 감염자라면, 전혀 추적 감시가 안 되고 방역망에 결국에는 구멍이 뚫린다는 건데요.


지금처럼 입국 지점에서 검역 잘하고, 해당자를 격리 치료하는 게 최선입니다.


이건 국제적으로 정립된 의견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국경 폐쇄를 해서 왜 우리는 안 하냐? 이런 얘기들이 더 퍼졌는데, 이런 말들이 나왔는데 이게 사실은 드문 사례라는 거죠?


[기자]


네 상당히 드뭅니다.


네, 2014년 에볼라 사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당시 북한을 포함해서 일부 국가가 국경을 막기는 막았습니다.


대부분 국경을 막는 극단적 조치, 이런 것은 스스로 감염병을 관리할 체계를 우리 정부가 봐도 못 갖췄다고 판단을 하는 그런 국가인 수준이 많고요.


그리고 또 그래서 국제적으로 그래서 공조를 못 따르겠다, 판단을 한 것이죠.


그런데 이른바 선진국이면서 이례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해 욕먹은 사례가 있습니다.


호주와 캐나다인데요.


에볼라 발병지역 국민을 막기 위해서 비자발급을 중단했습니다.


그래서 WHO를 비롯해, 언론 심지어는 호주나 캐나다 자국 학계에서도 "과학적 근거도 없이 국제규정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이런 전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는 국제적인 정보 공유, 그리고 각국의 자체적인 검역, 특히 검역 선진국의 역할이 중요한데 호주나 캐나다가 이런 선택을 한 겁니다.


정리하면, "발병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건, '감염병 예방 효과'도 없고, 오히려 방역 체계가 뚫릴 위험이 있으며, 규범에도 맞지가 않습니다.


또 외교·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오히려 손해가 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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