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123203407208?s=tv_news


2천억 예산만 눈멀어..나눠 먹기 제물 된 외상센터

장슬기 입력 2020.01.23 20:34 수정 2020.01.23 21:06 


[뉴스데스크] ◀ 앵커 ▶


외상 센터를 사이에 둔 병원 내 갈등 때문에 분초를 다투는 위태로운 생명이 적절한 치료없이 사라지고 있는 건지 모릅니다.


병원은 애초부터 무엇을 위해 외상 센터를 하겠다고 한 건지 그리고 그렇게 생긴 외상센터는 지금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건지 장슬기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최선의 노력과 협조를 다 하겠다'


'중증외상환자 이송 및 진료 협조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2013년 당시 아주대병원장이었던 유희석 의료원장을 비롯한 보직자들의 추진 결의서입니다.


권역외상센터 사업이 본격화되자 이처럼 아주대병원을 비롯한 전국 수십 곳의 대형병원들이 달려들었습니다.


병원의 평판도 올리고, 막혀있는 병상 수도 우회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국종/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들이 병상이 묶여 있어요. 동결이에요. 얼마 전에 이 병원(아주대병원)도 50병상 늘리려고 신청했는데 안 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원래 계획은 6천억원을 투입한 전국 6곳의 대형센터.


전문 의료진, 고가의 의료기기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외상센터의 특성상 적은 수의 센터에 예산을 집중하고, 대신 닥터헬기 등 응급이송시스템을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환자들을 더 많이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원 사이의 경쟁과 지역마다 있어야 한다는 여론 등 '정치적 부담'이 작용하면서 예산도 2천억원으로 줄어들고, 외상센터는 17개로 쪼개졌습니다.


[이국종/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전체 예산 규모도 줄었는데 채를 쳐 가지고 17개로 쪼개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계속 하니까 (아주대를)자르대. 외상센터 (1차) 선정에서 아예."


기대했던 규모의 경제가 사라지면서 외상센터가 본원에 공간과 돈을 의존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고, 문제는 깊어졌습니다.


외상센터 건물을 다른 용도로 쓰다 들통난 병원들도 있고, 심지어 한 보건복지부 고위 간부는 닥터헬기 도입 정보 등을 알려주며 길병원에서 3억원대 뇌물을 받아 징역 8년을 받기도 했습니다.


첫단추부터 어긋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병원 내 갈등을 잘 봉합해보자는 건 미봉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윤/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개개의 정책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잘 작동해야 결국 환자가 살고 장애가 남지 않는 상태로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위급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 그리고 응급환자가 떠돌지 않고 곧바로 적절한 병원으로 갈 수 있는 이송체계.


원칙부터 다시 되돌아볼 때입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전효석 / 영상편집 :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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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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