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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법’ 4대강 사업, 중단하고 원상 회복해야
입력 : 2012-02-10 21:20:00ㅣ수정 : 2012-02-10 21:20:01

4대강 사업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은 4대강 사업의 일환인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대규모 국책사업을 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도록 한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의 설치가 재해예방 사업이라고 볼 수 없고, 준설 등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킬 정도로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점이 주목된다. 정부는 그동안 4대강에 보를 설치해 ‘물 그릇’을 키움으로써 홍수를 예방할 수 있고, 4대강 사업은 시급한 재해예방 사업인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정부 주장을 정면 반박함으로써 4대강 사업 추진 논리의 허구성을 드러냈다. 다만 법원은 보 설치와 준설이 대부분 완료돼 이를 원상 회복할 경우 국가재정의 효율성과 기술·환경침해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사업 취소 청구는 기각했다.

우리는 사법부가 4대강 사업의 위법성을 최초로 적시하고, 행정부의 잘못된 국책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법원이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을 취소할 수 없다며 ‘사정판결’을 내린 점은 유감스럽다.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완공 후에도 수질 관리와 홍수 예방 등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지류·지천 정비사업에 20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대한하천학회는 이와 별개로 4대강 사업 유지·관리 비용이 해마다 5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독일의 한스 베른하르트·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미국의 맷 콘돌프·랜돌프 헤스터 등 국제적 하천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을 “복원을 가장한 파괴사업”으로 규정하고 수질 악화, 홍수 피해, 역행침식 등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선 보 철거 등 원상 회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훼손될 공익보다 4대강 사업을 계속함으로써 훼손될 공익이 훨씬 크다는 것이 국내외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은 더 늦기 전에 취소하고 원점으로 돌리는 게 옳다. 법을 어긴 것이 분명한데도 혼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국책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불법·탈법적으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정부·여당에 대해선 법적·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1995년 검찰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기소유예 및 공소권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놨다. 그러나 성공한 쿠데타도 결국 처벌을 면하지 못했다. 4대강 사업 국민소송인단은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법원이 조속한 심리를 통해 전향적 판결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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