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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블랙리스트’ 봉준호의 아카데미 석권이 뜻깊은 이유

<기생충> 수상에 논평 낸 자한당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 지원 하겠다?”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승인 2020.02.10  17:38:55 수정 2020.02.10  17:57:10


▲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감독상, 국제영화상을 들고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5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 논평조차 내지 않았던 자유한국당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은 물론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4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내자 “한국 영화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논평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10일 자한당은 박용찬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전 세계에 한국 영화,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린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문화는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국민적 양식이며 산업”이라며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사회 전체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영화이고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한당이 여당이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 당시 봉준호 감독은 이른바 ‘좌파 영화인’으로 분류됐었다.


정권 초기 이명박 정부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대중적인 파급력이 높은 영화를 집중 단속하려 했고, 봉 감독은 감시와 배제의 타깃이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는 지원을 끊거나 검열 등의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반미 및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키며 국민 의식을 좌경화(2006 괴물)”한다거나 “공무원‧경찰을 부패한 비리집단으로 묘사해 국민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주입(2003 살인의 추억)”하고,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저항 운동을 부추긴다(2013 설국열차)”는 게 이유였다.


이 때문에 이명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석권 소식은 영화계를 중심으로 한 문화 전반은 물론, 경제와 정치 영역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 지난 2014년 8월,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동조 단식에 참여한 영화인들. 왼쪽부터 박찬욱‧ 봉준호‧임순례 감독 ⓒ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영화인준비모임


MB정권의 ‘문화권력 균형화전략 문건’을 단독 입수해 폭로한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SNS를 통해 “봉준호의 쾌거는 그를 종북좌파, 심지어 반미주의자라며 이름 붙여 불온시하고 <괴물> 같은 그의 전작들에 주홍색 뺑끼칠을 해대던 자들의 시대가 이제는 확실히 거(去)했음을 알리는 동맹국 미국발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봉준호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으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때도 “다이빙벨 상영중단 요청은 부산시장의 실수”라며 상업영화 감독으로서는 유일하게 입바른 말을 감행했던 감독이다.


이상호 기자는 이를 언급하며 “그의 예술과 양심적 행동을 철지난 이념의 잣대로 구분해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자들이 지금도 ‘정권심판’ 운운하며 4.15 선거에서 회생을 노리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고는 “봉준호의 문제의식과 필모그래피에 경의를 표한 아카데미와 세계 영화인, 그리고 우리들 스스로에게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난 과거는 과거의 똥물 속으로 흘려보내자”고 강조하며, 여기에 “그게 봉준호와 같은 땅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라는 말로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거듭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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