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버스’와 ‘나꼼수’가 완존 시르다?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2-02-12)


BBK 사건으로 홍성 교도소에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응원하기 위한 ‘봉주버스’가 11일 홍성 교도소에 도착했습니다.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미권스)’ 회원과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회원 등은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23대의 ‘봉주버스’를 타고 홍성 교도소 앞에서 정봉주 전 의원을 격려하고 그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홍성 교도소 앞에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 평론가 등 나꼼수 멤버들과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 안민석 의원, 최재성 의원, 이상민 의원이 함께 정봉주 전 의원을 응원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봉주버스’를 보면서 기존 언론과 현 정부는 나꼼수를 비롯한 ‘봉주버스’가 눈엣가시처럼 꼴 보기 싫은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뉴시스가 보도한 ‘봉주버스’ 기사. 출처 : 뉴시스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와 같은 뉴시스는 민영 통신사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직접 취재를 하지 않은 기사에 한해서 연합뉴스와 뉴시스와 같은 통신사로부터 기사를 받아 자사 언론사에 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제 ‘봉주버스’를 처음 보도한 기사에는, 도대체 몇 대의 버스에 얼마의 사람들이 ‘봉주버스’를 타고 홍성 교도소에 왔는지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 기사의 특성상 버스 규모와 지지자의 숫자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내용은 쏙 빠져 있습니다.

실제로 뉴시스의 기사를 받은 대부분의 언론사가 올린 기사에도 ‘봉주버스’의 규모와 지지자 숫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악의적인 보수우익 신문은 더 지독한 표현을 썼고 당연히 숫자와 규모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참석하지 않은 저도 처음에 ‘봉주버스’가 18대 정도 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45명 정원 버스 곱하기 18대를 하면 800명이 넘는 지지자가 모였다는 예측은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소식을 전하지 않았을까요?

뉴스타파가 지적한 KBS 보도 형태. 출처 :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KBS 뉴스는 정봉주 전 의원 구속 보도를 하면서 수많은 지지자들이 모여 있던 장면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현역 의원들과 함께 걸어가는 화면만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이런 보도를 일반 시민이 본다면 그저 한 명의 일개 전직 의원의 구속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데, 사실은 그를 응원하고 그의 구속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어제 뉴스는 어땠을까요?

SBS, KBS, MBC 3사 뉴스. 출처: 각 방송국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어제 SBS, MBC, KBS 3사 뉴스는 ‘봉주버스’에 대한 보도를 한 군데도 하지 않았습니다. ‘너나 봉주버스 좋아하지 이런 것이 뉴스감이냐?’라고 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주말은 뉴스거리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뉴스감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SBS와 KBS는 자사 홈페이지에 ‘봉주버스’ 관련 연합뉴스 전문을 그대로 올렸습니다. (연합뉴스 오후 기사에는 천여 명과 23대의 버스를 명시)

요사이 언론이 ‘나꼼수’와 일명 ‘정봉주법’을 보도하는 행태가 수상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조선과 동아의 ‘정봉주법’ 관련 기사. 출처 : 조선, 동아일보 화면 갈무리

일명 ‘정봉주법’이라고 불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조선은 ‘정봉주법’을 악의적으로 자신들 멋대로 해석하고는 대놓고 원색적으로 표현합니다. 즉 ‘정봉주법’이 통과되면 ‘허위사실 유포 극성부릴 것’이라고 아예 단정을 짓습니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로 정봉주 전 의원 관련하여 ‘초법’이라는 단어와 ‘무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우리는 이런 기사 형태를 어디서 많이 봤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조선과 동아는 폭도, 무법자, 간첩, 폭동 세력, 불순분자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때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방송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자 그대로 믿었고 광주에 북한 간첩들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착각했습니다.

언론이 왜 공영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언론은 언제나 정권의 도구였지 진실을 보도하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나꼼수 비키니 논란을 다루었던 SBS 시사토론. 출처 : SBS 화면 갈무리

많은 사람이 저에게 나꼼수 비키니 논란에 대한 글을 왜 안 쓰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은 각자 생각의 다름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서로 말하면 그뿐이지, 그것이 지금 우리가 현 정부를 유쾌하게 비판하는 나꼼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SBS에서는 나꼼수 비키니 논란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악의적으로 나꼼수를 비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날 출연한 패널을 보면 진성호 새누리당 국회의원, 안민석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최홍재 남북청년행동 대표,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나왔습니다.

“이번 주 《SBS시사토론》에서는 정치인, 전문가와 함께 나꼼수 ‘비키니’ 논란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토론해본다.”

SBS가 밝힌 이날의 토론 주제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전문가는 어디 있습니까? 최홍재 남북청년행동 대표가 어떤 전문가입니까? 최홍재는 ‘김정일 조문 결사반대’를 외쳤던 북한관련 단체 대표입니다. 아니 지금 나꼼수 비키니 논란에 왜 생뚱맞게 북한 타령하는 단체 대표가 왜 출연합니까?

하다못해 여성학 박사나 문화평론가 등이 나와 비키니 논란에 관한 여성들의 생각을 말하는 것도 없고 이런 말도 안 되는 패널을 갖다 놓고 나꼼수 비키니에 관한 토론을 했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토론이고 제대로 된 현 상황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누군가에게 나꼼수와 정봉주 전 의원은 진짜 얄밉고 없애버리고 싶은 존재일 것입니다. 그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 가카의 생각을 언론이 따라서 그대로 ‘나꼼수’와 ‘봉주버스’,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편파적인 보도를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들의 이런 모습 때문에 ‘나꼼수’의 방송이 대안언론으로 주목을 받고 많은 사람이 그들을 응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꾸 권력자의 충실한 머슴으로 살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언론이 진실만을 말하고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믿는 순진한 사람들이 더는 없기를 바랍니다.

“이런 대한민국의 찌라시 언론들과 그들을 조정하는 가카와 그 측근들이 ‘완존 시르다.’”

※ ‘완존 시르다’: 코미디 프로에서 개그맨이 하는 말로 정말 싫은 것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방법. 싫은 것은 싫다고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