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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나 n번방에 있었다”고 자랑한 남성 신고했는데…경찰 왜 못잡았나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입력 : 2020.04.27 15:41 수정 : 2020.04.27 16:55


김모씨(26)가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 중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김모씨(26)가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 중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경찰이 지난 3월 자신을 “n번방 회원”이라고 밝힌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도 검거하지 못한 채 사건을 현장 종결한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경찰은 신고자로부터 남성의 인상 착의와 식당 카드 결제 사실 등을 전달 받았지만, 카드 내역 조회나 폐쇄회로(CC)TV 확인을 하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진술을 듣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해당 남성을) 발견하지 못해 현장 종결 처리 됐다”며 “강제 수사 영역인 카드 내역 조회에 착수해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오후 10시18분 112에 문자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인 직장인 김모씨(26)는 이날 친구와 찾은 서대문구 홍제역 근처의 한 술집에서 “나 n번방에 있었다”고 말하는 남성을 목격했다.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신고 몇 분 뒤 자리를 떠났고, 홍제파출소 소속 경찰들이 10시27분 술집에 도착했다. 김씨는 경찰에게 “(저들이) 연신내로 2차를 간다고 했다”며 해당 남성의 친구 중 한 사람이 카드로 결제를 했다고 전했다. 남성이 입은 옷 등 인상착의도 설명했다. 술집에 있던 다른 손님들도 “우리도 (남성이 n번방 회원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씨의 친구가 이날 경찰에 신고하면서 보낸 문자 메시지. 김씨 제공

김씨의 친구가 이날 경찰에 신고하면서 보낸 문자 메시지. 김씨 제공


그러나 홍제파출소는 남성을 검거하지 못한 채 사건을 현장 종결했다. 홍제동을 관할하는 서대문경찰서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제대로 처리가 안 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27일 디지털 성범죄 수사팀에 의뢰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했다. 홍제파출소 관계자는 “교대 근무로 돌아가 (당시 상황)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김씨는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경찰에게 몇시 몇분에 (남성이) 나갔는지 구체적으로 말했고 카드를 긁었으니 확인해보라고도 했다. 그 시간대에 카드 긁은 사람이 (그 무리 말고는) 없었다”며 “처벌 받지 않더라도 발뺌을 하더라도 (찾아서) 물어는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증거를 남기기 위해 이 남성 무리의 대화 내용을 촬영했다. 1분39초 길이의 영상에는 해당 남성이 “아무도 몰라”라고 하자 친구들이 “괜찮아”라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담겼다. “쟤네(피해자) 다 동의해서 찍은 것”이라는 남성의 발언과 동석자인 또다른 남성이 “주변에 한 명은 있을 줄 알았는데 쟤(남성)일줄 알았다”고 말하며 웃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영상은 김씨의 유튜브 채널에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27일 현재 12만회 넘게 조회됐다.


김모씨가 유튜브에‘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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