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tapa.org/article/6U46P


4대강 조사평가 발표, ‘마사지’했나?

신동윤 2014년 12월 24일 5시 57분 수요일 



4대강조사평가위원회(이하 조사위)가 4대강 사업의 시설물 안전 및 사업효과 등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시작 1년 4개월 만이다. 조사위는 “부분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총평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조사위가 국토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 조사된 내용을 살펴보면 풀리지 의문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파이핑 가능성은 있지만, 안정성의 문제는 없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4대강에 설치된 보 6곳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한 것을 두고 파이핑 현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었다. 파이핑 현상은 흙 속에 물이 침투해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조사위는 4대강에 설치된 보 16개 중 9개를 조사했다. 조사위는 이번 조사에서 “창녕 함안보에서 파이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달성보, 합천창녕보, 백제보에서 파이핑현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광열 위원은 “파이핑 우려가 있다는 얘기는 보 본체가 아니”기 때문에 “보 안정성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측은 조사위의 이런 발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조사위에서 낸 자료 초안의 사진을 보면 파이핑이라고 나와 있다면서 정부 부처의 간섭을 받아 조사위가 자료를 ‘마사지’한 것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그러자 조사위 측은 “우리 자체적으로 했다”고 박 교수의 ‘마사지’의혹을 일축했다.


4대강 사업의 핵심. 16개의 대형보가 설치된 근거 없어.


파이핑 현상에 관한 논란 이외에도 조사 결과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을만한 답변이 또 있었다. 취재진이 “16개의 대형 보들이 만들어지게 된 근거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돌아온 조사위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김범철 조사위 공동위원장은 “왜 보의 위치를 거기에 선정했는지 명확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이 발표됐을 때부터 보의 위치는 대운하 사업의 갑문 위치와 비슷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실상 대운하 계획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게 깔려있었다. 그런데도 조사위는 조사기간 동안 4대강 사업의 핵심인 16개의 대형보가 설치된 근거자료조차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 설치로 수질 악화


수질은 보 설치로 물 흐름이 느려져 악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김범철 조사위 공동위원장은 “보와 준설에 의해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판단한다”며 “녹조현상이 심해진 것도 적은 강수량과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보와 수질은 관계가 없다고 사업 이후부터 줄기차게 주장한 국토부의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사용하는 물은 10%에 불과


이명박 정부에서 강조했던 4대강 사업효과 중 하나는 가뭄을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13억 톤의 물을 확보해 가뭄을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배덕효 조사위 공동위원장은 조사 결과 “11억7천만 톤을 확보했지만 직접 활용 가능한 건 1억3천만 톤 정도”라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들였지만 정작 사용하는 물은 4대강 사업 계획 수립 당초 목표의 10%에 불과한 것이다.


4대강 생태 부문, 총체적 부실


조사위는 생태 부문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생태공원과 생태하천을 평가한 결과 생태계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됐다는 것이다.


주기재 위원은 “생태계 생물분야를 한정해서 말씀드리면 총체적 부실”이라고 평가했다.


하천정비 예산, 4대강 사업 이후 오히려 늘었다.


조사평가위가 가장 높게 평가한 것은 홍수예방 부문이다. 4대강 주변지역의 홍수위험이 낮아졌다는 결과 때문인데 이 평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경제성 분석이 고려되지 않은 채 이뤄진 조사이기 때문이다. 배덕효 조사위 공동위원장은 “경제성 분석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불확실성이 많아서 그건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국민과의 대화에서 4대강 사업을 하면 예산절감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뉴스타파 취재결과 거짓말임이 밝혀졌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하천정비 예산은 4대강 사업 이후 늘어났다. 4대강 사업 전인 2008년, 3,100억 원 수준이던 국가하천 정비 예산은 2013년에는 6,100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5년 편성된 예산은 5,900억 원이다. 사업 전보다 예산이 약 2배 증액 된 것이다.


이번 4대강조사평가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정치적 부분을 배제하고 작성했다고 하지만 발표시점부터 인터뷰 통제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자는 수사 대상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국정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부족한 조사위의 결론을 검토하고 추가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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