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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총장 '눈과 귀'...총장 지시 없인 못움직여

기자명 윤진희 기자   입력 2021.09.02 08:56  


윤석열 검찰, 총선 코앞 '정치 공작'

①[단독] 윤석열 검찰, 총선 코앞 유시민 최강욱 황희석 등 국민의힘에 고발 사주
②[단독] 윤석열 검찰, ‘윤석열 김건희·한동훈’ 명예훼손 피해 고발 야당에게 시켰다
③[단독] 윤석열 검찰, ‘검찰·김건희 비판' 보도 기자들도 야당에 고발 사주
④[단독] 고발장 작성해 증거자료도 야당에 넘겨…실명 판결문까지
⑤[분석과 해설] 범 여권 인사 야당 고발 사주는 명백한 정치공작...윤석열 '검찰권 사유화'
⑥[배경 설명] 검찰총장 무력화 시도에 윤석열 야당 고발 사주로 대응
⑦[부연]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총장 '눈과 귀'...총장 지시 없인 못움직여
​​​​​​​⑧[반론] 윤석열 '전화 차단', 김웅 "전달만 한 것 같다", 손준성 "황당한 말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스1)


대검의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청 사무기구 규정에 따른 편제상으로는 대검 차장을 보좌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운용은 검찰총장의 내밀한 지시를 이행하는 자리다. 수사정보정책관의 역할은 수사정보 수집과 분석 등이지만 범죄 또는 수사 정보 수집을 명분으로 사실상 국회 등 정치권, 언론계, 노동계 등의 동향까지 광범위한 정보활동을 하면서 중요 사항들을 매일 검찰총장에게 직보해왔다. 삼성으로 치면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 검찰의 수사정보정책관이다.


그래서 수사정보정책관은 대개 검찰총장의 최측근이 포진돼 검찰총장의 눈과 귀가 되기도 하고 소위 '장자방' 역할도 한다. 검찰 조직 내 검찰총장과 관련한 동향 정보 등을 수시로 보고하며, 일상 업무에선 검찰총장과 거의 한 몸처럼 붙어있다고 보면 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장의 복심 또는 ‘오른팔’ 등으로 불렸던 이유다.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020년 총선 직전 국민의힘에 유시민씨 등 여권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했을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은 휘하에 1담당관(부장검사)과 2담당관(부장검사)을 두고 있었다. 1담당관은 부정부패사건, 경제질서저해사건, 대공‧선거‧노동‧외사 등 공공수사사건, 언론과 정보통신 등에 공개된 범죄 관련 정보, 그리고 기타 중요 수사 정보와 자료들의 분석 검증 평가 등을 하고, 2담당관은 이들 정보의 수집과 관리를 맡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돼 있다.


수사정보정책관의 전신인 범죄정보기획관 시절엔 1담당관과 2담당관을 영역별로 나누어 정보 수집과 관리 분석 평가 등이 한꺼번에 이뤄졌는데,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8년 2월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바뀌면서 1담당관 정보 분석 평가, 2담당관 정보 수집 등으로 국가정보원처럼 기능과 역할이 재조정됐다. 사실상 검찰의 정보 기능을 더 전문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하는 정보는 대외적으로는 범죄 또는 수사 관련 정보라고 하지만, 범죄 성립 이전의 수사 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정보 수집 활동이기 때문에 사실상 정계 재계 관계 언론계 등의 동향 정보 등이 일상적으로 수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 청구했을 때 징계 청구의 주요 사유 가운데 하나가 주요사건 재판부 판사 관련 정보 수집과 분석 문건 작성이었다. 당시 추 장관은 이를 판사 불법 사찰로 규정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재판부 분석과 세평 등을 취합하고 작성해 보고한 책임자가 바로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다.


추 장관의 징계청구 이후 윤 총장이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취소소송을 내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데, 윤 총장측은 “재판부의 세평이나 경력 등을 파악했을 뿐 사찰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에서 불법 사찰이냐 아니냐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겠지만, 분명한 점은 수사정보 정책관실이 주요 사건의 판사 관련 동향 정보를 수집했다는 점이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범죄 또는 수사 정보와 무관한 각계 동향 정보들도 수집하고 분석해왔음을 방증하는 정황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범죄정보기획관을 지냈던 법조인 A씨는 “통상 수사나 공소유지를 위해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하더라도 공소 유지를 맡는 해당 수사팀에서 만드는 것이지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만들진 않는다”고 말했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추미애 장관 시절인 지난해 8월 대검의 직접 수사 지휘 조직을 축소할 당시 기능은 그대로 둔 채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축소됐다. 정책관은 차장검사급이 맡고 담당관은 통상 부장검사급이 맡는 자리인데, 당시 차장검사인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은 조직이 축소된 뒤에도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직책을 바꿨다가 올해 3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옷을 벗은 뒤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좌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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