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5/kd20050512150443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무용총 천장 그림

<11> 영혼이 가게 되는 하늘 세계 그려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05-12 15:06


고구려 고분 벽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무덤 천장에 하늘 세계가 표현돼 있는 것입니다. 또 벽화가 그려진 고구려 무덤들의 널방과 앞방 천장은 대체로 높이가 높고, 위로 올라갈수록 그 너비가 좁아집니다.


그리고 천장 맨 위에는 덮개 돌이 올려집니다. 방의 4 벽에는 주로 무덤 주인공이 살았을 적의 일상 생활을 보여 주는 그림이 그려지고, 천장에는 영혼이 가게 되는 세계에 대한 여러 모습을 상상해서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쪽 천장에는 불꽃 무늬, 남쪽에는 닭


춤무덤(무용총)의 동벽ㆍ서벽의 천장 모습. 고구려인이 생각한 하늘 세계에는 신기한 새와 동물ㆍ신선ㆍ연꽃 등이 가득했다.


씨름무덤에는 천장에 해와 달ㆍ북두칠성을 비롯한 별자리가 가득합니다. 이와 달리 춤무덤에는 하늘 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은 탓인지 다양한 그림들이 8 각 형태로 널방 천장에 그려져 있습니다.


먼저 동벽 천장 그림을 보면, 널방 4 벽과의 경계를 이루는 대들보 위에 삼각형의 불꽃 무늬가 있습니다. 이 무늬는 중앙 아시아에서도 흔한 것이어서, 당시 고구려와 이 곳의 문물 교류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합니다.


그리고 불꽃 무늬 위에는 여러 형태의 연꽃 문양이 보입니다.


세 번째 단에는 동쪽의 수호신인 청룡이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또 연꽃을 건너 남쪽에는 나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각각 평상에 앉았습니다.


한 사람은 귀족인 듯 비단 옷을 입고 화려하게 꾸며진 평상 위에서 호탕하게 웃고, 또 한 사람은 허름한 옷차림으로 무엇인가를 쓰고 있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 무덤 주인공의 죽은 후의 모습이라면, 그가 죽어서 노래하거나 시를 읊조리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그 위쪽 단에는 봉황을 품은 해가 그려져 있습니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항상 해가 동쪽에 위치합니다.


남벽 천장의 그림을 보면 세 번째 단에 긴 꼬리 닭 2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본래 여기에는 남쪽 수호신인 주작이 그려질 자리입니다. 아마도 고구려 사람들은 닭을 주작과 비슷하게 여겼던 모양입니다. 그 위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신선ㆍ하늘을 나는 천마(기린)ㆍ학을 타고 새 2 마리를 채찍질하며 어디론가 날아가는 신선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서벽 천장에는 달, 북쪽에는 수박희 하는 모습


서벽 천장에는 세 번째 단에 백호가 그려져 있습니다. 동쪽 천장 그림의 청룡과 비교될 만합니다. 그리고 동벽과 마찬가지로 연꽃을 건너 2 명의 여자가 나무를 사이에 두고 거문고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또 네 번째 단에도 동쪽 천장의 해와 대비되는 달을 그렸습니다. 달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항상 서쪽에 그려집니다.


한편, 달 옆에는 사람 얼굴의 신비한 새, 하늘을 나는 천마(기린) 등 동쪽 천장과 대비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답니다. 천장의 하늘 세계도 이처럼 그냥 그린 것이 아닌, 분명한 법칙에 따라 그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장의 남쪽에 주작 대신 닭을 그린 것처럼, 북쪽에는 현무 대신 수박희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 놓았습니다. 수박희는 전래의 겨루기 무술로 고려 시대에는 군인이 반드시 익혀야 하는 무예였답니다.


이 수박희는 안악 3호분에서도 나오지요. 수박희를 하는 사람들의 옷이 씨름꾼처럼 팬티 모양이라서 고구려에서도 이와 같은 속옷을 입었음을 알게 해 준답니다.


고구려 사람들이 생각한 하늘 세계에는 이처럼 신기한 새와 동물, 즐겁게 살아가는 신선들, 연꽃이 가득하고 또 해와 달과 별이 있는 곳입니다.


이처럼 고구려 고분 벽화는 당시 사람들의 정신 세계까지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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