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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세력이 관리했고 김건희도 거래했다

주가조작에 사용된 김건희씨 계좌는 현재 모두 6개다. 이 중 4개는 작전세력이 관리했다. 나머지 2개는 김씨가 직접 거래한 ‘비정상적 매수 유도에 의한 대량매집 계좌’로 확인됐다.

기자명 문상현 기자  입력 2022.03.06 07:44 수정 2022.03.06 09:23 756호


2021년 12월26일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김건희씨. ⓒ국회사진취재단


주가조작은 투자자 일반에게 피해를 주는 중범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관심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김건희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른바 ‘선수’로 불리는 작전세력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사건에서 돈을 대는 ‘전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20년 4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지난해 12월, 1년8개월여의 수사 끝에 권 회장과 ‘선수’ 이 아무개씨(이하 ‘선수’ 이씨) 등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구속기소). 김건희씨는 아직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 측은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김건희씨는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며, 전주로서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게 윤 후보 측 주장이다. 윤 후보 측은 지난해 10월20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 주식계좌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당시 윤 후보 측은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내용을 모르고 2010년 1월14일 ‘선수’ 이씨에게 신한증권 주식계좌를 맡겼다. 손실만 봐서 같은 해 5월 관계를 끊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신한금투 주식계좌 외에도 주가조작에 사용된 김건희씨 명의의 계좌 5개가 추가로 확인됐다. ‘선수’ 이씨와 관계를 끊었다던 2010년 5월 이후에도 김건희씨 명의의 계좌에서 거래가 이뤄진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모두 윤 후보 측의 해명과 다른 정황들이다.


복잡한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이해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말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회장 및 ‘선수’들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인 시점, 방식 등과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내역을 구체적으로 비교·검증해야 의혹의 진실성 여부를 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포그래픽 참조).


2019년 2월12일 박항서 감독 후원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는 독일 완성차 브랜드인 BMW와 MINI의 공식 딜러 회사다. 2002년 권오수 회장이 설립했다. 2009년 1월30일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권 회장이 문화콘텐츠 업체 코스닥 상장사 ‘다르앤코’의 지배지분(경영권)을 사들여 도이치모터스로 이름을 바꿔 ‘우회상장’했다. 이로써 권 회장은 주식시장을 통해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


권 회장은 우회상장 과정에서 투자금 50억여 원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40억원을 도이치아우토로부터 빌렸다. 도이치아우토 역시 권오수 회장의 회사다. 도이치모터스 설립 전부터 경영해왔다. 도이치모터스는 도이치아우토로부터 빌린 40억원을 현금으로 갚지 않았다. 대신 도이치모터스의 주식(124만 주)을 새로 발행해 도이치아우토에 넘겼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2차 작전


도이치모터스 동대문전시장. 도이치모터스는 BMW와 MINI의 공식 딜러 회사다. ⓒ시사IN 이명익


권 회장은 도이치아우토가 보유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아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인들에게 투자 원금과 수익 보장을 장담하며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고꾸라졌다. 2009년 1월30일 90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당시 가격제한폭이었던 15% 급락한 7650원을 기록하고 거래를 마쳤다. 하락세는 매일 이어졌다. 2009년 12월11일에는 1825원까지 폭락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띄워야 했다.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상환 압박을 받았다. 2010년 1월부터는 회사 수익 개선을 위해 중고차 AS 사업, 중고차 및 부품 온라인 판매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계획했지만 여기서는 돈이 필요했다. 해외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려 시도했으나, 내려앉은 주가 탓에 실패했다. 대신 선택한 대안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한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었다.


권 회장은 또한 자신이 보유한 도이치모터스 지분(31.35%, 약 270만 주)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고 38억원을 대출받았었다. 그러나 빌린 돈을 상환하지 않고 계속 연장하고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금융기관들이 담보 주식을 매각해 원리금을 되돌려 받아갈 우려가 있었다. 이 경우,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될 수 있었다. 그 밖에 권 회장은 차명계좌로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했다. 주가가 올라야 시세차익을 낼 수 있었다.


이때 권 회장이 만난 사람이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 주가조작 ‘선수’로 일컬어지던 이 아무개씨다. 권 회장은 2009년 11월 이씨를 만나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1만원 이상 상승할 경우 주식 50만 주를 무상으로 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선수’인 그에게 주가조작의 ‘재료’ 3가지를 건넸다. ‘대규모 주식’ ‘현금’ ‘복수의 계좌’다. 권 회장은 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100만 주와 현금 5억5000만원을 제공했다. 현금 수십억 원이 들어간 권 회장의 지인, 투자자들의 계좌도 함께 건넸다.


이씨는 이후 알고 지내던 다른 ‘선수’ 및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무상 제공을 약속하고 주가조작을 의뢰했다. 자신을 ‘주포(주가조작의 총괄기획자를 뜻하는 은어)’로 하는 작전세력을 만든 것이다. 지난해 진행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검찰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이 8명, 약식기소 처분한 관계자들이 5명에 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작전은 1차, 2차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1차 작전은 권 회장과 이씨가 만난 2009년 1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전개되었다. 2차 작전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다. 2차 작전의 ‘주포’는 1차 작전 동안 이씨와 함께 주가조작에 참여했던 다른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선수’ 이씨가 약속한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자 직접 권오수 회장을 찾아가 주포 역할을 승계받았다.


작전세력은 2010년 1월 초부터 2011년 4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주가를 띄웠다. 2009년 12월23일 2250원이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2011년 4월 7830원까지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이후 약 5개월간 떨어지다가 같은 해 9월27일 바닥(4230원)을 친 다음 12월22일엔 다시 6350원까지 올랐다. 다음해 비슷한 시기(2012년 12월7일)까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선수’들은 자신들의 지인 또는 시세 조종을 위해 확보해둔 타인 명의의 주식계좌를 활용했다. 사전에 물량, 가격 등을 정해두고 서로 주식을 사고팔았고(가장·통정 매매), 주가를 띄우기 위해 일부러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고가매수). 도이치모터스가 시장에서 인기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체결 가능성이 희박한 가격을 제시하거나(허수매수), 장 마감 직전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렸다(종가 관여). 쏟아지는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매수 주문을 넣어 일반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물량소진).


검찰 공소장은 주가조작 건수를 유형에 따라 나누고 있다. 2010년 1월12일부터 2012년 9월12일까지 작전세력이 진행한 가장·통정 매매는 522회(138만9840주)였다. 2009년 12월23일부터 2012년 12월5일 사이엔 2955회의 고가매수(388만8567주), 2963회의 물량 소진(1190만6157주), 933회의 허수매수(187만5866주), 431회의 시종가 관여(163만6172주)가 이루어졌다. 모두 7282회다. 검찰은 작전세력이 조작한 거래금액은 총 646억원이며 이 수법으로 발생한 부당이익은 약 82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세력의 행적이 담긴 검찰의 공소장에선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흔적이 발견된다. 공소장이 공개되기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김씨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도 드러나 있다. 〈시사IN〉은 △윤 후보 측이 공개한 2010년 1월14일부터 2월2일까지 김건희씨 명의의 신한금투 주식계좌 거래 내역 △신한금투를 통해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내역 △권오수 회장과 ‘선수’들에 대한 검찰 공소장 등을 입수해 분석했다. 신한금투 계좌는 2010년 1월 김건희씨가 ‘선수’ 이씨에게 맡긴 계좌다. 개인정보가 가려진 검찰 공소장 자료 속에서 김씨 계좌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다.


검찰이 공소장에 첨부한 범죄일람표①. 첫 번째 줄 계좌주 ‘도○○’이 김건희씨다.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 계좌도 2개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신한금투 주식계좌를 보면, 김건희씨 명의의 계좌는 2010년 1월12~13일, 1월25~29일 등 모두 7거래일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했다. 〈시사IN〉이 입수한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내역(신한금투를 통해 거래)에 따르면, 7거래일간 신한금투를 통해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1500여 건이다. 이 내역과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자료 속 거래가격, 거래량 등을 대조해 김건희씨 계좌를 특정했다. 김건희씨 계좌로 거래된 횟수는 1200건이었다. 신한금투를 통한 전체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치다.



김건희씨 명의의 신한금투 계좌에선 크게 세 가지 패턴이 나타난다. 우선 2010년 1월25~27일, 1월29일 총 4거래일간은 장 마감을 앞둔 시간에 거래가 집중됐다. 김씨의 계좌는 이 기간 최소 4만~최대 14만 주를 거래했는데, 모두 오후 3시를 30분, 40분 앞둔 시간에 집중되었다. 2010년 1월28일에는 정오와 장 마감을 앞둔 시간, 두 차례에 걸쳐 거래가 이뤄졌다. 정오 이전과 이후의 15분 동안 10만 주를 팔았는데, 오후 2시쯤엔 6만2000주를 다시 사들인다. 정오에 판 가격은 2550원. 다시 매입한 가격은 2695원이었다. 김씨의 계좌는 2시간 사이 주식을 싸게 팔고 비싸게 다시 샀다.


나머지 2010년 1월12일, 13일은 거래 횟수와 거래량이 많았다. 12일은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255차례에 걸쳐 15만 주를 샀다. 13일은 오전 10시부터 장 마감까지 220차례에 걸쳐 10만 주를 매입했다. 김씨의 신한금투 계좌를 검토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량, 거래 방식, 시점 등을 보면 평범한 거래처럼 보이진 않는다(‘평범하지 않은 거래’). 장 마감을 앞둔 시간에 이뤄진 거래는 종가 관리, 나머지 기간은 가장·통정 매매 정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평범하지 않은 거래’의 정체는 검찰 공소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범죄일람표 3건을 첨부했다. 공소장 전체 121쪽 가운데 103쪽에 달하는 범죄일람표① ② ③에는 권오수 회장과 주가조작 세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세조종성 거래를 했는지 등이 표로 정리돼 있다.


범죄일람표①에는 ‘가장·통정 매매’ 내역이, 범죄일람표②에는 ‘고가매수, 물량 소진,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 내역이 정리되어 있다. 범죄일람표③에는 주가조작에 사용된 계좌들의 주식매수 내역이 담겼다. ‘주가조작 세력이 관리한 계좌’와 ‘투자자가 직접 거래한 계좌’로 구분되어 있다. 검찰은 ‘투자자가 직접 거래한 계좌’에 대해서도, ‘비정상적 매수 유도에 의한 대량매집 계좌’라고 판단했다. 권 회장과 작전세력이 미공개 정보를 제공하며 투자를 권유했는데, 이를 해당 투자자가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가장·통정 매매’ 내역이 정리된 범죄일람표①의 첫 번째 줄엔 ‘도○○’으로 표기된 계좌주가 등장한다. ‘도○○’의 거래 내역을 보면, 그는 2010년 1월12일 10시41분 27초에 1000주의 매수주문을 냈다. 〈시사IN〉 확인 결과, 이 주문 내역은 김건희씨 명의의 신한금투 계좌 거래 내역과 일치했다. ‘도○○’이 김씨인 것이다. 김건희씨 계좌가 매수주문을 낸 직후 다른 사람의 계좌가 1000주를 매도하는 주문을 냈다. 곧바로 거래가 체결됐다.


검찰은 범죄일람표①에 이 매수주문(김건희씨 명의 계좌)과 매도주문(다른 사람의 계좌)을 모두 ‘선수’ 이씨(범죄일람표에서 ‘바○○’으로 표기)가 낸 것으로 적시했다. 이씨 혼자 두 개의 계좌를 관리하며 주식을 거래했다는 뜻이다. 범죄일람표② ‘고가매수, 물량 소진,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 내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김씨 계좌가 확인된다.



공소장을 근거로 특정한 김건희씨 거래 내역과 최근 언론보도 그리고 국민의힘이 공개한 입장 등을 종합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사용된 김건희씨 계좌는 현재 모두 6개다.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한 종목을 거래하기 위해 앞서 공개된 신한금투 계좌 외에 5개 주식계좌를 더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윤 후보 측은 다른 5건 주식계좌에 대해서는 검찰 공소장이 공개될 때까지 밝히지 않았다.


김건희씨의 6개 주식계좌 가운데 신한금투 계좌를 포함한 4개 계좌는 작전세력이 관리했다. 신한금투 계좌는 1차 작전 초기부터 ‘선수’ 이씨가 맡았다. 나머지 계좌 중에는 2차 작전의 ‘주포’가 사용한 계좌도 있었다. 범죄일람표③에서 주가조작에 사용된 계좌를 정리하면, 김씨와 같은 ‘계좌주’는 총 91명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1차 작전 주포와 2차 작전 주포 모두에게 주식계좌를 맡긴 계좌주는 김건희씨가 유일했다.


김건희씨 명의의 6개 주식계좌 가운데 나머지 2개 계좌는 김씨가 직접 거래한 계좌, 즉 ‘비정상적 매수 유도에 의한 대량매집 계좌’로 확인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이 ‘비정상적 권유’를 권오수 회장이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권 회장과 주가조작 세력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총 522차례 가장·통정 매매를 했다고 적시했다. 여기서 김건희씨 계좌는 총 106회 등장한다. 고가매수, 물량 소진,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는 총 7282회 이뤄졌다. 김씨 계좌는 178회 나온다.


범죄일람표에서는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의 주식계좌 2개도 확인된다. 최씨가 권오수 회장의 ‘비정상적 권유’를 받고 직접 운용한 계좌 1개, 권오수 회장에게 제공한 계좌 1개다. 최씨 계좌 2개는 범죄일람표에서 총 37회 확인된다. 거래 내역에서는 김건희씨 계좌와 최은순씨 계좌가 서로 주식을 주고받은 거래도 발견됐다. 검찰은 이 거래를 통정매매로 분류했다.


공소장 공개 이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2월24일 입장문을 내고 “범죄일람표①에서 김건희씨 계좌를 통정매매로 분류한 것은 엉터리다. 김씨 관련 통정매매는 전체가 오류다”라고 주장했다. 범죄일람표①에 나온 2010년 10월28일부터 2011년 1월5일까지 거래된 김건희씨 계좌는 미래에셋대우 계좌로, 모두 김씨가 미래에셋대우 지점 직원에게 직접 전화로 주문했다는 게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러나 범죄일람표①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 명의의 미래에셋 계좌가 모두 6거래일(2010년 11월3~4일, 9일, 23~24일, 12월13일) 동안 전화가 아니라 주식거래 프로그램 HTS(Home Trading System)로 35차례 사고팔렸다고 정리했다.


2월23일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건희씨 주가조작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씨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


2020년 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후, 김건희씨와 권오수 회장이 경제적으로 가깝게 지낸 정황은 꾸준히 흘러나왔다. 실제 도이치모터스와 관계된 회사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씨는 권 회장에게 돈이 필요한 시점에 여러 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공소장에 권 회장이 ‘주변 사람’ ‘투자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았다고 적시했다. 도이치모터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주변 사람’ ‘투자자’ 중 한 사람이 바로 김건희씨였다. 공소장에 적힌 권오수 회장이 2009년 도이치모터스를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하는 과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모두 김건희씨의 돈이 투입됐다(〈시사IN〉 제724호 ‘김건희의 수상한 주식 거래 향한 검찰의 정조준’ 기사 참조).


김건희씨는 권 회장과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하면서 시세보다 싼 가격에 대량 매입했다.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씨가 가담했다는 의혹에 힘이 실려 왔던 이유다. 김씨는 윤석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2017년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김씨는 2020년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기준(공직자 재산공개)으로,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식 매각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사실도 최근에 드러났다. 김건희씨가 수강한 2011년 서울대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AFP)의 원우수첩의 김씨 경력란을 보면, ‘코바나콘텐츠 공연기획 및 콘텐츠 사업 대표이사’와 더불어 ‘도이치모터스(BMW코리아 공식 딜러사) 제품 및 디자인전략팀 이사’라고 기재되어 있다. 김씨의 해당 과정 수료 기간은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였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주가를 띄웠다’고 판단한 그 시기다.


검찰은 김건희씨에 대한 조사를 대선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검찰 공소장에서 확인되는 계좌들이 주가조작에 동원될 것을 김건희씨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증권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주가조작에선 다수의 계좌가 필요하다. 선수들이 ‘일임 투자’ 명목으로 빌려가서 시세조종에 쓰는 경우가 흔하다. 김건희씨가 단순 투자로 알고 계좌를 빌려줬는지, 권오수 회장 및 작전세력과 공모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범죄일람표에서 계좌가 나온 사실만으로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단정할 수 없다. 검찰도 계좌주 90여 명 전부를 기소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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