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850998


깔따구와 물고기 사체 즐비... '죽음의 현장' 된 낙동강

성주대교에서 본포취수장까지 돌아보니... 생각보다 더 참담한 현장 상황

22.07.17 19:55 l 최종 업데이트 22.07.17 19:55 l 정수근(grreview30)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이노정 앞 낙동강에 녹조가 심하다. 녹조 곤죽이다. 그 위를 죽은 잉어가 한 마리 놓여 있다.

▲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이노정 앞 낙동강에 녹조가 심하다. 녹조 곤죽이다. 그 위를 죽은 잉어가 한 마리 놓여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 녹조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6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녹색의 녹조 띠는 낙동강 전역을 뒤덮고 있다. 낙동강이 아니라 녹조강으로 불러야 할 지경이다. 거대한 녹조의 배양소가 된 낙동강이다.

 

문제는 이 물을 1300만 영남인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거다. 남조류가, 다른 말로 남색 세균인 남세균이 1밀리리터당 1만 개체를 훌쩍 넘는 그야말로 폭발적 증식을 하고 있다. 이것이 거의 한 달간 지속되고 있다.

 

녹조와 4급수 지표생물 붉은 깔따구

 

거기에 경남 창원의 수돗물에서는 4급수 지표생물인 붉은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 4급수 지표생물이 낙동강 원수도 아닌 수돗물에서 나왔다는 것은 창원시민들에게 충격이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강력한 움직임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촉발되고 있는 이유다.

 

붉은 깔따구는 창원뿐 아니라 대구 매곡취수장 앞 낙동강에서도 다량 발견되고 있다. 대구 수돗물도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녹조와 깔따구가 2022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5일 그 현장을 다시 찾았다. 성주대교를 거쳐 성주군 선남면을 통과해 강정고령보 상류로 향했다. 성주군 선남면 쪽에서 흘러나오는 신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 이곳도 녹조 우심지역 중 하나다.

 

낙동강뿐만 아니라 녹조가 지천인 성주 신천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현장이다. 수면에서 자라고 있는 수초인 마름은 그 위를 녹조가 뒤덮어서 잎이 남색이다. 녹색을 넘어 남색의 남세균이 뒤덮고 있는 것이다. 녹색의 녹조가 시간이 지나면 남색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녹색과 노랑색이 뒤섞인 이상한 풍경이다. 낙동강 신천 합수부에서 녹조가 폈고 그 위를 성주 선남면 참외 하우스에서 흘러나온 저급 참외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 녹색과 노랑색이 뒤섞인 이상한 풍경이다. 낙동강 신천 합수부에서 녹조가 폈고 그 위를 성주 선남면 참외 하우스에서 흘러나온 저급 참외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강정고령보 때문에 강변에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왕버들 군락지들이 수장당한 채 고사목이 되어 방치돼 있다.

▲ 강정고령보 때문에 강변에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왕버들 군락지들이 수장당한 채 고사목이 되어 방치돼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런데 이상한 장면이 목격된다. 녹색 위에 노란색 물체다. 참외다. 선남면의 참외 하우스단지에서 투기된 저급 참외들이다. 양심 불량인 누군가가 유기물 덩어리를 낙동강으로 투기한 것으로 보인다. 

 

녹색과 샛노란색이 만나 이상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 너머엔 고사한 버드나무 군락지다. 강정고령보 담수로 강변에 멀쩡히 잘 살아있던 왕버들 군락지는 그대로 수장된 채 죽어 고사목 군락으로 남았다. 4대강사업에 대한 씁쓸한 분노를 자아내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고사한 나무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붉은 깔따구가 나온 매곡취수장 건너 낙동강으로 향했다. 녹조가 강 전체로 퍼졌다. 녹조 알갱이들이 몽글몽글 올라오는 게 눈으로 확인된다. 삽을 들고 강 안으로 들어갔다. 한 삽 가득 바닥의 펄을 펐다.

 

 매곡취수장 건너 낙동강에서 채집된 붉은 깔따구 유충이다. 4급수 지표생물이다. 매곡취수장으로 4급수 낙동강물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매곡취수장 건너 낙동강에서 채집된 붉은 깔따구 유충이다. 4급수 지표생물이다. 매곡취수장으로 4급수 낙동강물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날도 역시 붉은 깔따구가 나왔다. 몇 삽 안 떴는데 붉은빛 가득한 깔따구 접시가 완성됐다. 이쯤 되면 깔따구가 낙동강 주변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봐야 한다. 지금 낙동강 강바닥은 거의 대부분 펄로 코팅이 되어 있고, 그 펄은 깔따구 유충이 살기엔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온다는 것은 원수에 그만큼 많은 깔따구 유충이나 그 알이 존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1300만 영남인이 먹는 물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이유다. 깔따구 유충과도 작별하고 화원유원지로 향했다.

 

녹조와 물고기의 죽음

 

이곳은 말 그대로 유원지다. 별다른 관광지가 없는 화원읍과 달성군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으로, 이 지역 대표적 명소다. 특히 여름날 그늘이 있는 사문진다리 밑은 그야말로 피서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인다. 접이식 의자를 가져와서 강바람을 맞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녹색 강물을 배경으로 죽어있는 거대한 강준치 한 마리. 무엇 때문에 죽었을까?

▲ 녹색 강물을 배경으로 죽어있는 거대한 강준치 한 마리. 무엇 때문에 죽었을까? ⓒ 대구환경욵동연합 정수근

   

이들을 뒤로하고 강가로 향했다. 강 전체가 녹색으로 뒤덮였다. 이곳도 녹조강이다. 그런데 그 앞에 거대한 물고기 한 마리가 놓였다. 자세히 보니 강준치다. 1미터가 넘는 거대한 녀석이 녹조가 창궐한 강변에서 죽어 있다.

 

녹조의 독이 사인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조금 더 올라가니 이번에는 거의 다 죽어가는 강준치 한 마리도 목격됐다. 이처럼 녹조는 강의 주인인 물고기들에게도 힘겨운 사투의 시간을 벌이게 하고 있다. 

 

강준치 두 마리의 명복을 빌고 또 다른 녹조 우심지역인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정자인 이노정 앞으로 향했다. 이곳도 어김없이 녹조가 창궐했다. 녹색 페인트를 뿌려놓은 듯한 녹조 곤죽 상태다. 그 위에 역시 죽은 잉어 한 마리가 놓였다.

 

 녹색 페인트 같은 녹조 곤죽 위로 죽은 잉어 한 마리가 놓였다. 녹조와 죽음. 상징과도 같은 사진이다.

▲ 녹색 페인트 같은 녹조 곤죽 위로 죽은 잉어 한 마리가 놓였다. 녹조와 죽음. 상징과도 같은 사진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 곤죽 위 죽은 잉어 한 마리. 이 사진이 시사하는 바는 큰 것 같다. 거의 구정물 같은 물에서도 잘 사는 잉어가 녹조 곤죽에서는 결코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해준다. 낙동강의 많은 물고기들이 죽은 잉어처럼 명멸해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녹조라떼' 배양소 된 낙동강... 낙동강 보 수문을 열어야

 

와인잔에 녹조를 한 컵 떴다. '녹조라떼'다. 10년 전 와인잔에 든 바로 이 사진이 그해를 히트쳤다. 녹조라떼는 단어와 함께. 녹조라떼는 그 이후 온 언론과 인구에 회자되더니 이제는 녹조 현상을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10년 바로 그 사진. 와인잔에 담긴 녹조라떼. 이것은 이후 온 언론에서 회자되면서 현재는 녹조 현상을 표현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 10년 바로 그 사진. 와인잔에 담긴 녹조라떼. 이것은 이후 온 언론에서 회자되면서 현재는 녹조 현상을 표현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라떼 한 컵을 담아서 밀봉을 한 다음 다시 차에 올라 이번에는 낙동강 제일 아래쪽 보인 창녕함안보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녹조라떼가 줄줄 흘러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회전식 수문을 약간 열어서 강물을 아래로 흘려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 열린 수문 위로 녹조라떼 강물이 빨려 흘러 내려간다. 녹조 현상을 조금 완화시켜 보겠다고 수문을 연 것이겠지만 이 녹조라떼는 부산으로 향할 것이다. 그래서 부산지역 낙동강을 녹색으로 물들이는 씨앗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대구에서부터 부산까지 녹색 강으로, 낙동강은 통일됐다.

 

 약간 열린 수문 위를 녹조라떼가 줄줄 흘러가는 창녕함안보의 모습이다. 녹조라떼의 배양소가 된 낙동강이다.

▲ 약간 열린 수문 위를 녹조라떼가 줄줄 흘러가는 창녕함안보의 모습이다. 녹조라떼의 배양소가 된 낙동강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함안보를 뒤로 하고 마지막 종착지인 본포취수장으로 차를 몰았다. 황당하게도 취수장 취수구 앞으로 자전거도로가 놓인, 너무나 유명한 곳. 녹조 핀 취수장으로 녹조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이날도 아니나 다를까 녹색 강물이 취수구 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그걸 막기 위해 강물로 쏘아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낙동강은 지금 거대한 녹조 창고이자 배양소다. 이미 임계점을 지났다. 거대한 태풍이 와서 녹조를 확 쓸어가지 않는 이상 남세균은 더욱 창궐할 것이다. 장마가 이대로 끝이 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면 낙동강은 더 극심한 녹조 현상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녹조가 창궐한 본보취수장 앞 낙동강. 녹조를 흩어놓기 위해서 강물을 강력히 분사하고 있다.

▲ 녹조가 창궐한 본보취수장 앞 낙동강. 녹조를 흩어놓기 위해서 강물을 강력히 분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조류 대발생. 녹조는 독이다. 독이 대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강만 죽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죽어난다. 당장 조류가 대발생한 물을 먹을 수 없다. 비상 급수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뜨거운 여름날 샤워할 물도 없어서 땀을 뻘뻘 흘리는 난망한 여름을 나게 될까 두렵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어서 수문을 열어야 한다. 낙동강 보를 열어 녹조를 아래로 흘려보내기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이다. 지난 14년을 낙동강을 기록해오면서 낙동강 재자연화의 길을 찾고 있다. 녹조는 독이다. 독성 녹조를 없애기 위해서도 4급수 지표종 붉은 깔따구의 이별하기 위해서도 재자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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