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구군청 진입한 군사경찰…접경지 주민 ‘공포·혼돈의 밤’
기자명 박재혁 입력 2024.12.05 지면 4면
[2024 비상계엄 쇼크]
CCTV관제센터·합동상황실 점거
인제 주둔 군부대 비상대기 돌입
군 “경계태세 2급 관련 방문” 해명
12월 4일 새벽 0시 10분, 군사경찰이 양구군청 CCTV관제센터와 군경합동상황실을 점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밤 10시 23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한지 1시간 20여분만의 일이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 23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20여분이 지난 후 밤 10시 50분쯤 육군 21사단은 양구군청에 전화를 걸어 “CCTV관제센터와 군경합동상황실을 점거하겠다”고 통보했다.
21사단 군사경찰대대 관계자 및 교훈참모 등 6명은 다음날인 4일 새벽 0시 10분쯤 군청에 출입해 CCTV관제센터와 군경합동상황실을 점거했다.
이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자 군경합동상황실을 점거하고 있던 21사단 교훈참모 등 4명은 새벽 1시 48분쯤 군청에서 철수했고, CCTV관제센터에 있던 군사경찰대대 관계자 2명도 2번에 걸쳐 군청에서 철수했다.
군부대원이 군청을 점거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군청 관계자는 “군인들이 CCTV관제센터와 합동상황실을 점거하긴 했으나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으로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군부대관계자는 “군청을 점거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추후 3군단이 보내온 답변에는 “어제(3일) 경계태세 2급 발령에 따라 통합방위법에 의거 행정관서에 군경합동상황실을 설치하기 위한 사전 현장 확인차 방문한 것”이라며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행정관서 점거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접경지역 인제에서도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3일 저녁 계엄령 선포가 발표되자 군부대는 인제군청에 군경합동상황실을 구성하려고 준비했으나 군부대원을 직접 군청에 파견해 점거하는 사태까지는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제에 주둔하고 있는 3군단 예하 부대는 비상대기에 돌입했다가 계엄령 해제 후 대기 태세를 해제했다.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접경지역인 인제 서화면에서는 비상대기를 알리는 사이렌과 급히 복귀하는 군인들의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박광주 설악금강서화마을 이사장은 “계엄이 선포되자마자 부대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퇴근했던 군인들이 급히 복귀하는 모습이 나타나 지역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박찬수 서화2리 이장도 “부대가 바로 마을 앞에 있다 보니 방송하는 게 다 들리고 저녁에 차가 많이 돌아다녀 걱정하는 것도 있었다”며 “지금은 해제가 됐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시끄럽거나 특별한 동요는 없고 일단 주민들은 어젯밤과 달리 차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설명했다. 박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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