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리더십, ‘야권연대’ 성공에 달렸다
[뉴스분석] 민주당-통합진보당, 3월 6일 10시 대표 회담…범야권 ‘정권심판론’ 불씨 살리나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입력 : 2012-03-05  13:44:42   노출 : 2012.03.05  13:45:26

“야권연대의 시기가 임박했다. 야권연대는 국민의 요구이고 명령이다. 야권이 하나로 힘을 합쳐서 99% 국민 무시, 1%의 부자재벌 편드는 대통령과 여당을 심판하라는 유권자의 요구에 겸허하게 임하겠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번에 야권연대 잘못되면 국민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임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다. 야권이 힘을 합쳐서 2012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숙 대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빠른 시간 안에 만나 야권연대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과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대표 회담 시기에 대해 공동 발표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사진출처-민주통합당

양당 대표 회담은 3월 6일 오전 10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다. 양당 대표가 만나기로 했다는 것은 ‘야권연대’ 문제가 타결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양당 대표 회담은 사실상 언론에 ‘그림’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대표 회담 이전에 결과물은 정리된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양당이 대표 회담을 예정대로 열게 된다면 야권연대는 성사된다고 봐야 하고, 열리지 않는다면 야권연대 성사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는 셈이다. 문제는 한명숙 대표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선택을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양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3월 6일 회담은 통합진보당 쪽에서 제안하고 민주통합당 쪽에서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당시 이정희 대표는 “위기를 돌파할 책임과 권한은 오직 단 두 사람, 한명숙 대표님과 저에게만 있는 상황이라 판단한다”면서 “저는 통합진보당의 대표로서 야권연대에 관하여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한명숙 대표님과 제가 책임지고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야권을 기사회생시키고 국민들께 용서를 구합시다. 총선 야권연대와 관련하여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할 수 있고 모든 것을 다 결정할 수 있는 양당대표 간 긴급회동을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양당 대표회담에서 모든 것을 다 결정하자는 제안을 해놓은 상황에서 야권연대를 되돌리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이는 한명숙 대표도 마찬가지다. 한명숙 대표는 3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 야권연대 잘못되면 국민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임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당 대표들은 사실상 퇴로 없는 약속을 한 셈이다. 이는 양당 모두 처한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를 통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야권연대가 무산될 경우 19대 총선 전망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마음이 급하다.

마음이 더욱 급한 쪽은 민주통합당이다. 민주통합당은 언론의 예고된(?) 융단폭격에 휘청대고 있다. 특히 한명숙 대표는 흔들리는 리더십을 추슬러야 하는 상황이다. 후보자 공천을 놓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당의 후보자 공천은 갈등의 소용돌이를 겪게 마련이다. 민주통합당의 총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 많은 후보자들이 내부 경쟁에 뛰어 들었고, 결과에 따라 예비 후보들의 희비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떨어진 쪽에서는 당 지도부 쪽에 원망의 시선을 보내기 마련이다.

민주통합당 안팎의 분란은 보수언론 입장에서 맛좋은 뉴스거리가 될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5일 ‘호남 물갈이’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최인기 강봉균 등 중진급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이 됐고,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호남 주요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최인기 강봉균 조영택 신건 의원은 성명을 통해 "공천심사위원회는 자의적 잣대를 들이대며 흠결 없는 후보들을 공천에서 배제시켰다.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호남 공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한명숙 대표는 더욱 힘겨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명숙 대표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야권연대이다. 야권연대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보일 때 흔들렸던 ‘한명숙 정치’에 힘이 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연대 성공적 연착륙은 총선 구도를 재정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흩어져 있던 야권 지지층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권연대 성공은 단순한 야권연대 합의 선언 수준으로 정리될 문제가 아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합의에 이르더라도 실질적인 야권연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양당 지도부가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한명숙 대표가 야권연대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면 흔들리던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정권 심판론’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6일 오전 한명숙 대표와 이정희 대표의 긴급 회동은 19대 총선의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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