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개한다더니 민간조사단 여전히 통제
여주 = 글 사진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2012-03-12 오후 12:47:17 게재

서울국토청 "찬성 주민 100명 대치" 예상 보고 문건까지

이달 초 합천보 연합뉴스 여기자 집단폭행 사건 이후 "4대강 현장을 공개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던 국토부가 언론사가 포함된 '생명의 강 연구단'(단장 박창근 관동대 교수)의 조사 활동을 여전히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이 직접 연구단 조사단 활동 방해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날 국토청 관계자는 '지역주민 100여명으로 구성된 이포보 지킴이도 조사 강행을 반대하며 현장에서 대치'라는 예상 보고 문건을 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오전 남한강 이포보 하류 수심측정을 위해 강으로 접근하던 조사단은 강변 진입로에서 가로로 세워진 트럭에 가로막혔다. 이 트럭을 겨우 옆으로 치웠는데, 이번에는 경찰 승합차가 막아섰다. 또 10여명의 경찰이 길을 막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안전이 위험하다"는 것이 진입로 저지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단은 1시간 가까이 진입하지 못하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겨우 조사선박을 강에 띄울 수 있었다. 4대강범대위 이항진 상황실장은 "일부 경찰관들조차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4대강 현장에서 시공사가 아닌 경찰이 조사단을 막은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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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강연구단 이포보 현장조사 11일 오전 생명의강연구단 4대강조사단이 남한강 이포보 하류에서 수심을 측정하고 있다. 수심측정은 보와의 거리, 수중음파탐지를 병행해서 기록한다. 주로 암반으로 이루어진 이포보 하류 하상에서 특이한 세굴현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포보 하류 수심측정을 마친 조사단 선박이 강을 빠져나오는 길목을 정체 불명의 차량이 막아선 다음 운전자와 탑승자가 인근 비닐하우스 쪽으로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자동차 키를 들고 차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던 중 연구단 관계자와 마주쳤고, 결국 길을 막았던 차량을 이동시켰다. 확인 결과 이들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과 현장 감리단 관계자였다. 

이 문제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선박 이동을 파악하기 위해 강으로 접근하던 중 조사단 차량을 마주치게 되어 약간의 실랑이 끝에 차량을 뺀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토청 현장 관계자도 "현장에서 일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은 현장 담당자들이 안전을 위해 조치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왜 수심측정 후 강에서 나오려는 차량을 왜 가로막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정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시민조사단 박창근 단장은 "강에서 나오는 차량을 가록막고 '안전을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 국토부의 논리가 군색하다"며 "찬성 일색의 정부측 합동점검단의 활동도 이렇게 가로막을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찬성측 주민들은 조사단과 크게 대치하지 않았고 일부 강변 쓰레기줍기 등의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여주 = 글 사진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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