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BBK 말 바꾼 건 검찰이 누나랑 처를…겁먹었다”
등록 : 2012.03.13 08:16수정 : 2012.03.13 10:02

유원일 의원이 공개한 김경준씨 편지

“BBK 국정조사하면 증언”

김경준 비비케이(BBK) 투자자문 전 대표이사가 비비케이의 진실 등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김경준 전 대표가 비비케이와 관련해 공개적인 증언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비비케이 국정조사가 열린다는 것을 전제한 것으로, 4·11 총선에서 비비케이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구속 수감 중인 김경준 전 대표는 유원일 의원(무소속)에게 지난 2월22일 보낸 편지에서 “제가 엠비(MB·이명박 대통령)와의 비밀 거래로 여기서 ‘호의호식’하면서 잘 산다는 오해가 풀어졌으면 한다”며 “저는 검찰개혁 등을 위해 국정조사 증인으로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단독입수한 이 편지에서 김 전 대표는 국정조사를 해야 할 이유를 두고 2007~2008년에 이뤄진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많은 회유와 협박이 있어 진실을 왜곡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비비케이의 실소유주라는 그간의 주장을 법정에서 뒤바꾼 이유에 대해, 2008년 비비케이 1심 선고 이후 “누나(에리카 김 변호사)와 처(이보라씨)마저 국제범죄인 인도청구를 통해 (한국으로) 끌어온다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협박”이 있었다며 “처마저 이렇게 되면 (홀로 남을) 딸 걱정”에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유원일 의원은 “이 편지는 김씨가 2월20일에 이뤄진 저와의 면회를 마친 뒤, 자신이 한 말을 다시 정리해서 보낸 것으로 국정조사에 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낸 반박자료에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증거에 의하여 확인된 결과를 최소한의 자료검증도 거치지 않고 총선을 앞둔 시기에 이해 당사자의 편의적 진술에 좇아 정치적 이해타산만으로 폭로라고 포장하면서 선동하는 행위에 대해선 엄격한 법적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태희 김태규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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