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정원 직원, 신분 숨기고 장병 '종북방지' 교육
[국감-국방위] 안규백 "국정원 직원이 장병 교육한 것은 의도성 다분"
김도균(capa1954) 13.10.24 18:26ㅣ최종 업데이트 13.10.24 18:26
 
민주당이 지난 대선 기간 국정원과 새누리당,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삼각공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 직원이 신분을 숨기고 육군에서 '종북방지' 교육을 40여 차례나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24일 열린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육군에서 실시한 종북교육의 대부분을 국정원 소속의 공무원을 초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해 육군에서 실시한 종북방지 교육 가운데 현대사상연구회의 초빙강연이 53회 있었으며, 그 중 41회는 국정원 직원인 이희천 강사의 강연이었다"며 "그는 강연자 소개에서 현대사상연구회 부회장으로 공개했을 뿐, 국정원 소속의 공무원임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에 국정원 유관기관으로 추측되는 현대사상연구회에서 육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종북방지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장병 '종북방지' 강연 53회 중 41회가 국정원 직원 강연
 
이날 안 의원이 지적한 이희천 강사는 국정원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정보대학원' 교수로 현직 국정원 직원이다. 모든 국정원 신임 요원은 이 학교에 입교해 정해진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씨는 또한 지난 2009년 4월 출판된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에 공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책 제목에 들어간 '반대세'는 '반(反)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대세'(대한민국 세력)의 반대되는 의미로 쓰였다.
 
이씨가 부회장을 맡고 있는 현대사상연구회는 이 책의 지은이로 되어 있다. 연구회는 책에서 "현대 주요 이데올로기들을 비교 연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사상 갈등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자 및 전문가들의 단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연구회의 회장은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로, 그는 지난 1988년 <현대공론> 8월호에 '이 땅의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글을 기고했던 극우 논객이다.
 
촛불시위 비판으로 도입부를 열고 있는 이 책은 촛불시위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정부와 일반 국민들은 2008년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통해 좌성향 세력들이 사회 곳곳에 상당한 세력으로 존재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북한의 선전·선동은 국내에 있는 좌성향 세력들의 활동을 통해 촛불시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촛불시위와 북한과의 연계성까지 거론했다.
 
안 의원은 "국정원 직원 신분을 숨기고 나선 강사로부터 받은 교육이 장병들의 종북방지 교육에 효과가 있겠느냐"면서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댓글에 국정원과의 연계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지난해 국정원 공무원이 육군 정신교육을 주도한 것은 무엇인가 의도성이 다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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