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3714

이상호 “고발기자는 차력사…주진우 고통 가슴 아파”
주진우 “조중동 부역‧월급쟁이 기자들 가까이 안한다”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01 11:23 | 최종 수정시간 11.11.01 17:33

10.26 재보선과 관련 ‘나는 꼼수다’ 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이상호 MBC 기자가 1일 주진우 ‘시사IN’ 기자에게 “고발기자는 차력사다. 관객이 ‘더! 더!’를 연발할수록 가슴을 옭아맨 쇠줄은 더 깊게 살갗을 파고들지, 부디 어둠이 내려도 그를 지켜주시길”이라고 격려했다. 

이 기자는 이날 트위터에서 “주진우의 말 못할 고통에 가슴 아픈 동료 차력사 1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 2005년 당시 일명 ‘삼성X파일’ 보도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고발기자로서의 고통스러운 행보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2005년 7월 이 기자는 1998년 당시 대선에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대선 후보들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등을 논의한 대화가 녹음된 안기부 테이프를 입수,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2006년 기소돼 이 기자는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로부터 “불법 도청을 통해 입수한 대화 내용은 공공의 이익과 정당한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정당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형을 받았었다. 

당시 이 기자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똑같은 상황이 와도 순간의 망설임 없이 ‘삼성 X파일’을 보도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언론이 감시해야 할 최우선 대상은 바로 자본권력의 정점에 있는 삼성 이건희 일가이다, 지금은 비록 소수지만 더 많은 기자들이 검찰과 사법부를 비웃으며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시사IN’ 주진우 기자의 ‘호화 피부과클리닉’ 논란과 관련 나경원 후보 캠프의 법부팀장이 ‘나꼼수’팀을 고발해 경찰이 선거 다음날 수사에 들어가자 이상호 기자가 이같은 격려 글을 남긴 것이다. 

지난 29~30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최초로 열린 ‘나꼼수 콘서트’에서도 4인방의 신변을 우려하는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본보가 입수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관객들의 걱정에 주진우 기자는 “경찰서는 오래전부터 편안하다, 경찰과 친하니까 형사 소송은 편안하다”며 “다 가지고 있다. 장부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녹음 돼 있다”, “피부 관리실 원장, 주변관계자 녹취록과 자료가 다 있다”고 밝혔다. 

주 기자는 또 “사실, 나경원 후보의 피부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며 “‘피부가 좋은데 왜 굳이 피부 관리를 받아봐야 하나요’라고 물어봤는데 (원장이) ‘여자는 벗겨봐야 압니다, 기미가 다닥다닥 나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클리닉 원장과 나눈 대화 일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주 기자는 “녹취록을 깔 경우 나경원 의원에게 치명적인 치명타를 입힐 것이 걱정이지만 저희들은 의연하게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메일 비번이 3~5일마다 바뀌어 있어…쫄지 않는다”

이어 주 기자는 “이명박 정부가 권력기관과 힘을 가지고 네티즌과 시민들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겁줘왔다”며 “우리가 이제까지 괴롭힌 것을 대신 다 갚아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쫄지 않고 즐겁고 경쾌하게 가서 권력 기관이 힘을 마구 내지르면 이렇게 당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수사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이 “준비된 멘트다”고 농담을 하자 주 기자는 “저는 가만히 있어도 누나들이 좋아한다”고 ‘주진우표 깔때기’로 받아치기도 했다. ‘나꼼수’에서 ‘깔때기’란 모든 이야기를 자신에 대한 자랑으로 빨아들인다는 의미다. 

‘나꼼수’ 팀은 30일 콘서트에서는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경험과 도청 의혹 등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앙마 기자는 취재할 때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없나요?”란 관객의 질문에 주 기자는 “매일 느끼고 산다”며 “저희 집 주소를 아무데도 안 알려줬는데 집 주변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때는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BBK 특검법 당시를 거론하며 “섬뜩해지는 게 뭐냐면 전화를 해서 욕을 안할 때”라며 “‘정봉주 의원이시죠, BBK 사기 걸린 거 다 아시죠?’라고 물어 ‘예 맞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당신 아가리에서 나온 얘기가 다 사기라고!’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이 “아가리라니! 이 자식이 어른한테”라고 질타하자 상대편이 “아, 죄송합니다. 딸이 1학년이시데요, 아들은 4학년이고요”라고 대꾸했다며 “섬뜩해서 ‘죄송합니다. 착하게 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에 김어준 총수도 “저도 그런 전화를 가끔 받는다, ‘밤길 조심하라’라고 한다”며 “저는 나도 모르게 ‘비타민A가 부족해서 조심한다 이 새끼야’ 그런다”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도 “우리는 전화를 끊을 때 누군가를 위해서 항상 욕을 한다, ‘잘 들었냐 이 새끼야’”라고 공감을 표했다.

주 기자는 “제 메일 비밀번호가 3~5일에 한 번씩 바뀌어져 있다, 내가 바꾼 게 아니다”고 소개한 뒤 “(나는) 쫄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컴퓨터로 글을 막 쓰고 있는데 화면이 정지됐다, 원격조정해 (누군가) 같이 보고 있는 것이다”며 “얼른 한줄을 띄워 ‘야, 이 새끼들아 그만해, 글을 못쓰잖아’라고 적는다”고 밝혔다. 

‘조중동 기자와 친하냐’는 관객의 질문에 주 기자는 “많이 알고는 지내지만 친하진 않는다”고 잘라 말하고 또 “기자들이 그쪽으로 가서 부역하는 것에 대해서 마음으로 절대 안 받아들인다”고 조중동으로 이직하는 기자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주 기자는 “차라리 조금 배고프더라도 다른 데서 신용을 가지고 있는 기자들 많은데 저기(조중동) 가서 대접받고 월급쟁이로 전락, 부역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주 기자는 “저 스카우트 제의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조중동이다”며 “조중동 종편하는 곳은 저한테 다 ‘누나 토크쇼’ 하자고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어준 총수는 “(MB정권이) 우리를 오랜 세월동안 쫄게 만들었기 때문에 화가 났고 태생적으로 다행히 안 쪼는 사람을 알고 있었다”며 “주 기자를 오랫동안 눈여겨봤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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