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종태, "기무사 민간인사찰 한 적 없다" 오리발
이정미 기자 voice@voiceofpeople.org 입력 2012-04-09 09:59:42 l 수정 2012-04-09 10:11:16

김종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4월 청와대에서 중장으로 진급한 김종태 국군기무사령관에게 수치를 매어주고 있다. ⓒ뉴시스

기무사의 민간인사찰 의혹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새누리당 김종태 후보(경북 상주)가 "기무사는 민간인사찰을 한 적도 없고, 할 이유도 없다"라고 발뺌해 피해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선관위가 주최한 안동MBC 방송토론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인사찰에 기무사도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현 정권에서 기무사령관을 역임했던 김종태 후보는 토론 상대로 나온 민주통합당 김영태 후보와 무소속 정송 후보에게 기무사의 민간인사찰 의혹과 관련된 질문 공세를 받았지만 한사코 부인했다. 김 후보는 "사령관 직무를 수행할 때 민간인 사찰을 한 적도 없고 국정감사때 합법적으로 법원의 영장을 배부받아서 조사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고 극구 부인했다. 

민주당 김영태 후보는 "민간인사찰이 자행된 시기와 김 후보가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를 하던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진다"라며 공세를 계속했지만 김종태 후보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기무사는 민간인 사찰을 한 적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기관"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기무사 민간인사찰 피해자인 최석희(기무사 민간인불법사찰 피해자 대책위 대표)는 "가슴이 폭발할 일"이라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는 이 시살을 김종태 후보는 속일 수 없다"라고 분개했다. 최 대표는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할때는 민간인 사찰하고 정부에 충성했으면서 그 직을 떠나자 자기는 한 적이 없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며 "거짓말 하고 책임 못지는 후보를 표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김종태 후보는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밝히기 위한 시민토론회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무사의 민간인사찰이 논란이 된 것은 지난 2009년. 쌍용차파업으로 전국이 들끓던 당시 평택에 위치한 쌍용차 공장 정문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던 한 사람이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당시 불잡힌 사람은 기무사 직원인 신금석 대위로, 그는 쌍용차노조 파업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동향을 동영상 촬영하고 있었다. 당시 신 대위가 가지고 있던 영상과 수첩에는 약사, 서울대 출신의 연구원, 동화작가, 어린이도서관 관장 등 방대한 양의 민간인사찰 기록이 담겨있었다. 

그해 국정감사를 통해 기무사의 민간인사찰이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민간인사찰 피해자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으며, 2011년 1월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한편 당시 현장에서 신 대위를 발견했던 학생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강도 상해' 죄목으로 10개월의 구금생활을 한 반면 민간인사찰을 자행했던 신 대위는 2010년 진급했다.

김종태 후보는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초대 기무사령관을 맡았다. 당시 김 후보는 육군 교육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례적으로 기무사령관에 임명되어 그 배경에 의혹이 쏠린바 있다. 김 후보는 류우익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사촌 사이인데다 경북 상주 출신에 상주고를 나와 대표적인 TK 군인맥의 정점으로 알려져있다. 취임 뒤 김종태 전 사령관은 참여정부에서 폐지됐던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정례 대면보고를 통해 매달 이 대통령과 만났다. 김종태 후보는 지난 2010년 4월까지 기무사령관으로 근무한 뒤 전역했으며, 이번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이정미 기자 voice@voiceofpeopl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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