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일 신부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갈아입어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아"
두물머리 엠마오 축제.. 꼰벤뚜알 수도자들 50일 단식 마무리
2012년 04월 10일 (화) 09:58:45 문양효숙 수습기자  free_flying@catholicnews.co.kr

"우리는 '어떤 쌍날칼보다 날카롭게 숨은 생각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4대강사업과 해군기지와 핵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세력을 4월 11일에 투표로써 심판합시다. 그들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꿔입어도,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식별하여 4대강 사업 예산을 두 번이나 불법적으로 통과시킨 세력을 심판합시다"  

두물머리에서 봉헌된 미사에서 윤종일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꼬수도회)는 강론을 통해 4.11총선을 앞두고 토건세력과 현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4월 9일 두물머리에서 엠마오 축제가 열렸다. 이날은 마침 지난 2월 29일부터 사순시기 50일 동안 두물머리 농지에 있는 컨테이너에 기도처를 마련하고 4대강 조사와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단식기도를 이어왔던 프란치스꼬 수도회 수도자들이 단식을 마치는 날이었으며, 이날 오후 3시에 봉헌된 미사는 노틀담 수녀회, 성가소비녀회, 도미니크 수녀회 등 200여 명의 수도자들과 신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박문식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수도회)는 “소통이 안 되면 불통이 되고 불통이 되면 고통을 낳는다. 소통하지 못하는 이 정부를 바꿀 날이 이틀 남았다”며 투표를 독려하는 것으로 미사를 열었다. 

▲윤종일 신부. 

윤종일 신부는 이날 강론에서 4대강 사업은 “22조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하였을 뿐 아니라 밤낮 없는 속도전으로 많은 노동자를 죽게 한 생태계 파괴 사업”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삼보 일배와 오체투지야 말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한없는 경외, 흙에 대한 겸손이며 이는 프란체스코 성인의 ‘피조물의 노래’에 담긴 생태 영성과 상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 신부는 "생태적 영성에 기반 한 작고, 느리고, 불편한 청빈의 삶을 선택할 것"을 요청하면서, 이 연장선에서 반생태적 세력을 몰아내는 의미있는 투표를 하도록 독려했다. 

이날 행사는 '동해안 탈핵 천주교연대'의 박홍표 신부와 이번에 녹색당 비례대표로 나선 유영훈 팔당연대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미사 참석자들은 두물머리 인근에서 냉이와 쑥을 캐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조 세라피나 수녀(도미니크 수녀회)는 “엠마오 축제라 기쁘기도 하지만 강을 보니 뭉클함, 슬픔 같은 감정도 동시에 생긴다. 둘레에 세워둔 나무 십자가들에 새 가지가 뻗고, 새 싹이 돋은 것을 보고 경이로웠다. 겨울동안 죽은 듯 보였는데 살아있지 않은가. 이 곳에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니 암담하고 말이 안 된다. 이 곳이 있어서 땅과 생명을 잊지 않고 마음을 다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옥분 씨(로즈마리)는 “사람도 뭘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게 제일 좋듯이 자연도 손대거나 바꾸려 하지 않고 주신 그대로,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축제 행사는 미사 후 두물머리 강가를 향하여 묵주기도를 올리며 마무리됐다.

▲ 미사 참석자들은 미사 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4대강과 두물머리 농민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바쳤다.  
   
▲ 미사 전후에 수도자들도 삼삼오오 밭에 모여 앉아 냉이를 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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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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